2007년 07월 31일
코드기어스 - 업보의 심연으로부터 빛을 갈구하리니.
일단 오프닝 동영상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옵디다. DVD표지 갖고 이리저리 장난친 매드무비라니... 하지만, 노래 자체는 좋더군요. 가사내용도 구구절절이 를르슈의 심경을 노래하고 말입니다. 제목 ‘눈동자의 날개’는 역시 눈에 있는 기아스 문장을 말하는 거겠죠. 그러고 보니 힘이 발동될 때 문장이 나타나는 모습이 날갯짓 같기도 하고요.




막판 아니랄까봐 참 급하게 가는 연출이 많습니다. 몰리다 못해 목이 졸리는 기분마저 들더군요. 특히 대사가 교차하는 연출-V.V와 비렛타, 니나와 코넬리아-이 자주 나옵니다. 뭐 넉 달 가까이 기다린 만큼 퀄리티는 장난이 아니고, 특히 막장에 이르러 제대로 망가지는 표정들을 보면 감탄스러울 정돕니다.

홍련과 란슬롯의 대결에선 기동방식의 차이로 인해 추세가 기우는데, 홍련이 이걸 특유의 오른손으로 커버하는 모습은 ‘스크라이드’의 주먹대장을 연상시키더군요.
뭔가 남길 말은 없냐느니, 일대일을 받아들이겠다느니... 그렇게 당하고도 스자쿠는 여전히 성실합니다. 그러니 못 이기죠. 를르슈도 그래요. 이 지경까지 와서 사기치기 바쁩니다.


셜리는 제로가 자신들에게 위해를 못 끼칠 최소한의 이유를 나나리로 보고 있었으며, 기실 정답이기도 했죠. 그렇기에 제로가 자신들을 인질로 잡은 순간, 당황할 수밖에요. 를르슈야 나름대로 뻥카를 친 거지만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잔인할 정도로 밀어붙이는 마왕과 돌격일직선인 기사. 스자쿠가 를르슈를 못 이기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사실 둘 다 웃기죠. 까놓고 얘기해 를르슈가 스자쿠의 방식에 어울려줄 필요도 없고, 스자쿠가 테러범의 러브콜을 받아들일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서로서로 억지땡깡을 부리고 있었던 거죠.

를르슈는 스자쿠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꿰고 있습니다. 증오로 눈이 뒤집힌 상황에서도 이 녀석이면 할 수 없는 일이 반드시 있다는 걸요. 확실히 잡기 위해서 하드론 포로 진로를 지면으로 제한하게 한 데다 사요코의 디스터버도 그렇고... 새삼 소름이 돋더군요.
스자쿠를 다시 한 번 속여먹고, 직접 처리하지 않은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일 겁니다. 하나는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직접 끝내기엔 껄끄럽다는 정리문제, 또 하나는 자신의 위치에 대한 인식 때문이죠. 정국을 주도하고 관장해야 하는 자신이 일개 칼잡이에게 언제까지나 매달려선 안 된다는 걸 스스로에게 못 박기 위해서도 친구를 무시하는 행동을 취한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그가 속임수를 쓴 것도 납득이 가요. 체면이나 만족감 같은 사소한(전황에 비해) 문제 때문에 싸움을 받아주면 제로의 위치상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끝장입니다. 반면 스자쿠는 패배하거나 죽어도 더 이상 잃을 게 없고요. 그러니 저리 날뛸 수 있는 거겠지만요. 아무튼 누구에게 더 득실이 과중한 싸움인지는 뻔한 거고, 가장 확실하면서도 손실이 적은 방식을 취한 것도 어쩔 수 없겠죠.

나나리가 V.V를 C.C로 착각한 것은 역시 둘 다 비슷한 기척이랄까, 존재감을 풍기기 때문일 겁니다. 눈이 안 보이는 만큼 이런 쪽으로 예리한 거겠죠.

스자쿠가 어떤 이상을 갖고 행동해도 매국노란 비난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타마키의 입을 통해 다시금 드러납니다. 하긴 동족들은 실컷 작살내면서 양키친구들을 위해선 목숨도 던지는데,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가 찰만도 하죠.

그토록 진저리치던 아서가 처음으로 스자쿠를 편드는 것은 나중에 언급할 종이학과 함께 상황의 반전에 대한 복선이라 할 수 있겠죠. 웃기게도 이런 상황에 와서 스자쿠는 짝사랑의 보답을 약간이나마 받는군요. 아서만이 아니라, 그를 구하기 위해 움직인 친구들과 직장상사들을 보면서 쉽게 매도당할 인간이 아니란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코넬리아가 정면에서 치고 들어가는 데 집착한 것은 군인으로서의 양식과 성격, 원념으로 인해 되도록 간결하면서도 확실하게 끝장을 보고 싶었기 때문인데, 를르슈는 이를 제대로 파악해 치명타를 가합니다. 
초전에 한 번 박살나고 나니 복수심으로 끓어오른 머리가 차가워졌기 때문인지 이전보다 훨씬 냉철하고 집요하게 원수를 노리기 시작합니다. 방금전까지 데려가려던 부상병을 방패로 삼는 거나, 제로를 잡기 위한 덫을 놓는 걸 보세요. 폭격정보를 들으면 흑기사단의 항공전력이 실상 거웨인 뿐인지라 제로가 직접 와 쓸어버릴 테고, 길게 끌면 불리해질 테니 자신을 직접 노리고 총독부에 내려 올 거라 예측해 치밀한 유인책을 구사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를 위해 폭격대를 한꺼번에 희생타로 내주는 짓마저 감행했고 제로는 정확하게 걸려들죠. 
를르슈 특유의 저 '짜세'를 보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특전영상에서 수영복입고도 잡았던, 폼돌이로써의 자세였거늘, 지금은 의미가 다릅니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자세가 됐거든요. 
코넬리아가 경비를 물린 게 마리안느 본인의 지시였다는 것은 의외기도 했지만 납득이 가더군요. 마리안느를 스승으로써 경애했었고, 의남매로써의 결연을 맺기까지 한 처자가 누군가의 외압에 자신을 비롯해 경호기사 대다수를 철수시켰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었거든요. 그 때문에 를르슈도 코넬리아가 범인과 중요한 관계가 있을 거라 추측한 거고요. 아마 마리안느는 누군가와 비밀리에 만나려 했던 게 아닐까요. 황실사람들에게 들키면 곤란한 인물과요. 총격사건은 마리안느도 예상치 못한 돌발 사태 같습니다. 그녀의 자작극이거나 습격을 예상했다는 가정은 를르슈의 의견만 들어봐도 기각이죠. 그런 말도 안 되는 사태에 휘말리지 않도록 자식 놈들도 딴 데로 피하게 했을 게 명확하니까요.
코넬리아가 스자쿠를 호출한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임시변통에 가까웠습니다. 달튼은 작살났고, 길포드를 비롯한 기사들은 공방전으로 정신없으니 그나마 손이 비는 사람을 부른 거죠. 서임 후, 호칭을 바꾼 건 기사작위를 받은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코넬리아의 직속의 기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My Lord는 상관에 대한 일반적 호칭이고, Your Highness란 표현은 자신이 섬기는 황족에게 쓰는 말이니까요. 이전엔 유피에게 썼던 말이죠.


후반의 전황에서 대국을 관리하는 지휘관의 존재가 어느 정도 중요한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양쪽 다 지휘관이 부재하는 상황-코넬리아도 중상을 입어 실질적인 지시를 못내리는 상황이었으니까요-이지만 차이는 큽니다. 큰 관점에서 지시를 내려 전체적인 운용도 해야 하지만, 힘겨운 싸움 속에서 뒤에 대빵이 버티고 있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니까요. 그렇기에 코넬리아도 이순신장군님 마냥 자신의 부상을 극구 숨긴 거죠. 이는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군인들과 한 명의 파천왕이 단기간에 급성장시킨 사병집단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제로가 있었기에 힘을 키울 수 있었고, 그가 없으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정도로 흑기사단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거죠.

를르슈는 토굴 앞의 함정이 시간을 벌려 한 것이라 말하는데, 무엇을 위한 시간벌기일까요? 나나리에게 뭔가를 가하거나, 누이동생이 필요한 어떤 의식의 준비인 걸까요?

오렌지란 말에 이전처럼 또 뒤집어지려나 하더니, 침착하게 소원을 뇌까리는 제레미아의 태도를 보자면, 아마 이전의 기억과 변질된 사고체계가 충돌하고 있는 듯싶습니다. 오, 오, 오 할 때까지의 언동은 분명 나리타 공방전 때의 그거랑 똑같았죠.

제레미아의 회피동작은 단순히 반사 신경이 좋아졌다기보다 기어스 최면과 비슷한 일종의 자기암시가 아닐까요. 초반에 설명했던 것처럼 머릿속에서 뇌내마약이 넘쳐나도록 조작당한지라 이를 상향 조절해 트랜스상태를 유발하여 자기최면을 가해 능력을 증폭시키는 걸로 보입니다만... 그래서 ‘보인다!’가 아니라 ‘보였다!’고 에코효과까지 넣으며 중얼거리는 게 아닐지. 변모한 후의 들뜬 태도도 이런 선에서 보면 나름대로 납득이 가고요. 
생각해보면 를르슈가 스자쿠와 대면하는 것처럼 C.C가 제레미아와 대치하는 것도 자연스런 수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를 모체로 해서 태어난 괴물이니까요. 를르슈의 그림자가 스자쿠라면 제레미아는 그녀의 의도치 않은 사생아라 할 수 있죠. 아무런 정보소스가 없음에도 를르슈를 정확히 추적해내는 것도 모체와의 연결을 무의식중에 느끼고 쫓은 건 아닐지.
업보여, 위선이여, 마왕의 목을 조르는 사슬이여.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해서 본 것은 오우기와 비렛타의 해후였습니다. 비렛타가 주저없이 총을 쏠 때, ‘흐미’하는 심정이었는데, 그 직후의 표정이 참... 애써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려하지만, 일말의 께림칙함이 엿보이는, 그런 얼굴이었죠. 
일레븐 ‘따위’라고 비하해도 오우기가 정말 미워할 수가 없는 인간이란 건 누구보다도 그녀가 더 잘 알 테니까요. 총에 맞았는 데도 부정적인 감정을 전혀 내비치질 않잖습니까? 그래서 비렛타도 차마 죽이지 못한 게 아닐까 싶어요. 가엾은 영혼들... 결국 오우기의 결말도 그 자신의 우유부단한 선행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21화에서부터 그랬듯 이는 를르슈에게 그대로 이어집니다. 

오우기와 비렛타의 만남을 기점으로 하나하나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합니다. 둘이 말을 나누기 전에 나온 하얀 학과 검은 학은 아마 나나리의 작품이었겠죠. 멀쩡히 마주보고 있던 학들이 남녀의 충돌직후 어긋나는데, 검은 학이 뒤집힌 것은 를르슈 측의 미래를 암시합니다. 행동의 결과 즉 업보가 그의 뒷덜미를 잡아채기 시작하는 것도 이 시점부터죠. 그의 위선과 한줌의 배려, 그리고 미련이 미치도록 상황을 악화시켜가니까요.


동생 때문에 학원을 진지로 결정했던 것도 대표적인 사례였죠. 가장 중요한 목표물인 총독부에서 가까운 곳이기도 했지만, 극한의 상황 속에서 가장 익숙한 장소에 교두보를 마련하고 싶다는 심리도 한몫했을 거예요. 사람은 힘겨운 시기에 무의식중에 가장 편안하고 익숙한 장소를 찾게 되니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애쉬포드 학원에 기지를 마련한 탓에 발목 잡힌 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비렛타가 학원으로 온 것은 를르슈의 학원에 매복하거나, 관계자를 잡으려 한 탓인데, 덕택에 오우기가 쓰러져 지휘체계에 혼란이 왔고, 학생회와 나나리(나나리의 격려로 학생회가 움직였죠) 및 니나의 돌발행동, 스자쿠의 난동과 아발론의 개입 등등... 일이 꼬이는 걸로 모자라 교착상태에 이르죠. 사요코의 레지스탕스 활동으로 나나리의 안전이나 위치를 확보 못했고요. 

제로와 흑기사단의 관계가 바닥을 드러낸 것도 그 중 하나인데, 누이동생 때문에 미나미에게 본색을 드러내고, 리발 일행을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를르슈를 보면서 쓴웃음만 나오더군요.
이런 판국에 를르슈 때문에 영락한 자들이 득달같이 덤벼듭니다. 비렛타, 스자쿠, 코넬리아, 제레미아 등등... 이쯤 되면 정말 카르마가 따로 없죠.
떨쳐내지 못한 그림자의 색깔은...

이리 꼬여가는 와중에 를르슈도 결국 스자쿠랑 다를 바 없는 실태를 보입니다. 유피를 잃은 스자쿠가 원념에 차 앞뒤 안 재고 날뛰는 것처럼, 여동생이 위험에 처하자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대국을 제쳐두고 빠져나갑니다. 를르슈는 유피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거나 참회할 수 없을 거라고 스자쿠와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지만, 유피마저 희생시킨 상황에서 나나리마저 잃을 수 없다는 말은 그에게도 유피의 희생이 적잖은 죄과라는 걸 자인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유피 때문에 다른 건 눈에도 안 들어오고 길길이 날뛰는 스자쿠와 누이동생 때문에 만사를 제친 를르슈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닮은꼴이었던 거죠.

스자쿠는 심리가 정말 위험한 지경에 이를 땐 되려 냉정하고 허무한 눈빛을 보이는데, 그런 친구에게 유피의 죽음은 과거일 뿐이라고 둘러대는 를르슈를 보면서 한숨만 나오더군요. 스자쿠, 제로, 카렌이 마주한 제단은 이전에 유피를 포함해 넷이서 마주쳤던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그 때는 있었고, 지금은 없는 누이를 위해 달려온 친구를 향해 날린 변명이 요 모양 요 꼴입니다, 그려. 이 와중에도 휴전하자며 도와달라고 하는데, 스자쿠가 아니더라도 승질 날 만하죠. 유피도 그렇고 아까 전에 일대일에서 사기친 것도 그렇고 여태까지 한 짓거리들을 생각하면... 를르슈는 정말 두꺼운 놈이라니까요. 
더 황당한 건 말이죠, 뒤돌아선 후 가면이 쪼개지는 와중에 몰래 권총을 빼들고 있다는 겁니다. 정말 질린다니까요. 더욱이 자폭장치에 이르면 정말...

를르슈는 처음으로 자신이 마왕이라고 인정하면서 세계를 손에 넣는다는 야심도 공공연히 표명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하는 행동이 완전 마왕입니다. 밑천이 바닥나니 자폭장치 보이며 쇼하는 것도 그렇고요.(가짜라는 데 50원 걸겠습니다. 이전에 드라마CD에서 은행강도를 상대로 비슷한 짓거리를 벌이더라고요.)

정확히 화이바를 동강내는 스자쿠를 보면서 ‘다이버스터’의 노노를 떠올렸습니다. 정체 어쩌고 하는 대목에선 사실 확신이 안 들었고, 믿고 싶지 않았다는 의중을 내비치는데... 이전부터 를르슈가 찔끔찔끔 수상쩍은 구석을 여러 번 보이긴 했죠. 드라마CD에선 나리타 공방전 전날 밤 스자쿠가 출장갈 곳에 군사시설이 있다는 걸 맞췄다는 것에서 슬쩍 의심받기도 했고, 중간에 마오 사건에서 학원의 보안시스템을 해킹해 밤늦게까지 돌아다니거나, 폭탄의 구조를 상세히 분석하는 등 도저히 건전한 고교생으로 볼 수 없는 면모를 다양하게 들켰거든요. 
찐따가 아닌 바에야 제로는 아니더라도 어떤 반체제조직이나 불순단체에서 활동 중일 거라는 추측정도는 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마지막 통화에서도 나나리를 위해서냐는 질문을 던졌겠죠. 23화부터 심증을 서서히 굳혀간 것도(정확히는 진실을 제대로 마주 보기 시작한 거겠죠) 무리는 아니었을 터. 생각해보면 그동안 제로와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기도 했고 등짝(...)도 잡아챈 사이니 모르는 게 더 이상한 걸지도... 시키네섬에선 를르슈만 알 법한 아버지의 진실도 스리슬쩍 지적당했고, 목소리도 별다른 변조 없이 깔기만 했잖습니까? 따지고보니 지뢰투성이네요. 미레이가 카렌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고 납득한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겠죠.
마지막에 카렌과 스자쿠랑 대면하는 장면은 를르슈의 업 많은 생애 그 자체와의 대면이라 해도 될 겁니다. 자신이 뿌린 수많은 지뢰가 모여들어 한꺼번에 터지기 직전이랄까요. 두 사람 모두 기아스를 걸어놓은 자들이라 비장의 카드도 쓸모없고요. 어찌보면 21화의 창고에서 예고 됐던 지뢰들이 24화후반부부터 와장창 폭발한 셈이죠.
두 사람이 타고 온 기체도 그래요. 서로 충돌했던 기체들은 둘 다 한 쪽 팔을 잃어 서덜랜드의 팔을 다는데 각각 오른쪽과 왼쪽에 박습니다. 
이는 두 사람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를르슈의 순수한 원동력과 번뇌어린 그림자로써 한 남자를 축으로 연결된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카렌이 어마어마하게 혼란스러워하며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에요. 죽어간 오빠를 대신해 이상을 이뤄줄 거라 생각한 인물의 소갈머리가 드러난 것도 그렇지만, 그녀의 혼란 자체가 스자쿠와의 대면을 통해 갈팡질팡하는 를르슈의 내면적인 양상을 비추기 때문이죠.
사실 그녀의 혼란은 스자쿠의 그것과도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친구를 향해 심증은 갔지만 부정하고 싶어했던 스자쿠처럼 그녀 또한 제로가 자신을 비롯한 저항군과 어디까지나 공범에 불과하며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에 불과하다는 걸 은연중에 알고 있었지만, 죽은 오빠의 바램을 이뤄줄 존재이기에 그에게 자신의 오빠를 투영했던 겁니다, 어느 덧 제로가 야욕만이 아니라 일본의 독립을 포함한 이상을 실현시켜줄 존재라고 믿고 싶었던 거죠. 즉 제로의 본질로부터 눈을 돌리고 보고 싶은 것만을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가 가면을 쓴 상징적인 존재였기에 더더욱 그랬을 테고요. 
그러나 가면이 벗겨지고 ‘인간’의 얼굴이 드러난 순간, 그녀는 확실히 알게 됩니다. 눈앞의 마왕은 이상이 아니라 그저 스스로의 여동생 때문에 자신들을 이용해먹다 내치면서 야심을 실현시켜나가는 ‘인간’일 뿐이란 것을요.

결과적으로 카렌은 양자의 그늘을 동시에 떠안게 됩니다. 배신감은 스자쿠를, 혼란한 내심은 를르슈를... 그러기에 생각보다 담담하게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는 스자쿠와 를르슈 양쪽을 대신에 훨씬 격렬하게 눈물 흘리고 갈등하는 거죠. 그녀의 위치가 를르슈의 순수한 원동력에서 양자를 가늠하는 저울추로 바뀐 겁니다.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는 천칭의 향방이 그녀에게 달리게 된 거죠.


이는 그네들의 위치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막다른 곳에 몰린 브리타니아의 반역자는 벽(?)을 등지고 있으며, 일본인 기사는 이번에도 하얀 그림자로써의 역할에 충실하게도 빛이 들어오는 입구를 등지고 있죠. 
카렌은 셋 중 유일하게 어두운 그림자 속에 서있고요. 이런 역할을 받게 된 것은 그녀가 브리타니아와 일본의 피를 동시에 잇는 혼혈아란 점과도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습니다. 돌이켜보면 스자쿠도 카렌도, 를르슈도 그런 면에서 다를 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말. ...그리고 말.
스자쿠의 심경을 잠깐 보죠. 스자쿠가 내부로부터의 변혁을 주도한 이유 중 중요한 한 가지가 를르슈와 나나리때문이 아닌가 상상한 적이 있습니다. 언젠가 들은 소설의 내용대로라면 이 녀석은 타인을 위해서만 힘을 쓸 것이라 맹세하며 를르슈와의 대화에서 남매도 거기에 해당한다는 식의 사고를 내비치죠. 결국 이런 걸까요. 만약 자신이 일본 쪽에서 브리타니아를 타도하는 쪽에 서 언젠가 일본을 독립시키면 그 둘은 일본에서도 브리타니아에서도 살아갈 수 없게 되죠.(브리타니아에서는 누군지 모르지만 남매의 모가지를 노리는 인간들이 있고요) 더욱이 아버지의 실태로 고통받는 일본인들도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온후한 방식은 자신에게 소중한 지인들과 일본인들이 나름대로 번듯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끝에 가서는 떳떳이 살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게 행동의 가장 큰 동기는 아니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유피나 자신, 나나리에게 실컷 거짓말을 해온 친구가 더욱 가증스럽게 느껴지는 건 순리겠죠. 진부하지만, 믿고 싶었던 상대에게 배신당했기에 원념이 더 증폭되는 법이니까요. 지멋대로 믿음을 품어도 난처하다고 본인이 말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착착 심경의 정리가 되겠습니까? 게다가 바로 전의 대결에서마저 사기 당했는데 말이죠.
덕분에 마지막 대담에서 그는 보기 드물게 신랄해집니다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그럭저럭 들을만한 말인데, 어떤 인간이 하면 배알이 꼴리는 경우가 있죠. 스자쿠와 를르슈의 대사들이 그런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스자쿠와 를르슈는 서로서로 궁지에 몰리고 열이 뻗친 나머지, 겍소리 들을 지껄이며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찌릅니다. 아버지의 일, 배신, 존재의 가치...


만약 이 둘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 한쪽의 말에 분노한다면 그건 제작진의 의도가 제대로 먹혔다는 뜻이겠죠. 잘 생각해보면 두 놈 다 저런 소리를 하거나 할 권리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만... 하긴 떳떳하게 누군가를 향해 속 시원한 돌팔매질을 할 수 있는 인간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보는 사람이 그런데 당사자들은 정말 미치고 활짝 뛸 노릇이겠죠.
웃기는 것은 이 둘이 서로를 비난하는 대사는 그대로 자기자신들에게 해당하는 것들이란 점입니다. 상대방이 끙끙 앓거나 무엇에 열받아하는지를 보려거든 그 인간이 다른 사람의 어떤 사안을 비난하는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죠. 예를 들어 아주 돈이 썩어 나냐, 라고 누군가를 비꼬는 양반들은 재정적으로 핀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거시기한 상황일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친구가 세상을 배신하고 배신당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말한 스자쿠도 어떤 의미론 자신이 이전에 속했던 세상의 구성원들을 배신했고, 자신이 어리석다고 비난하는 일본인들에게 또 다시 배신당했죠. 이상만으로 세계를 움직일 수 없다며 마키아벨리즘을 강조하는 를르슈는 사적인 정-나나리뿐만이 아닙니다. 스자쿠를 비롯해 학생회의 친구들도 그렇고...- 때문에 만사를 그르치기 직전이 아닙니까?
과거사에 민감한 스자쿠가 참회 어쩌구 한 직후부터 한층 빡돌기 시작하더니, ‘지금부터 일어날 일은 너하곤 상관없다!’ 라고 내뱉는데, 너는 세계로부터 배제당해 마땅한 존재고 지금 당장 골로 보내주겠다고 선언한 거죠. 를르슈가 눈알이 뒤집힐 만도 했어요. 존재와 탄생 자체가 잘못됐기에 부정해주겠다는 것은 10살 즈음부터 계속해서 축출당해온 그에겐 절대 참을 수 없는 말이었을 테니까요.
처음 봤을 때는 두 친구의 대화가 답답했는데, 지금 다시 돌아보면 ‘둘 다 아직 멀었다.’는 생각만 듭니다. 스자쿠, 전후사정도 제대로 파악 못했으면서 나나리를 혼자 구하겠다고 겍소리를 늘어놓는데... 만약 좀 더 대가리를 굴릴 줄 안다면 를르슈와 함께 나나리를 구한 후, 웬수를 밀어버렸겠죠. 를르슈도 그래요. 좀 더 말을 교묘하게 해서 살살 넘어갈 생각은 못한 걸까요? 평소의 말빨은 어디다 말아먹었는지. 정말로 마왕을 자처하겠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하게 사태를 스리슬쩍 유도해야죠. 
뭐, 뒤집어보면 둘 다 그만큼 몰리고 있었다는 증거겠죠. 한 쪽은 극점에 다다른 분노에, 다른 쪽은 누이의 신변에 정신이 온통 쏠린 상황인지라 다른 걸 챙길 여유가 손톱만큼도 없었던 겁니다.
마왕과 마녀에게 저주서린 축복 있으라.


뜻밖의 동조 중에 를르슈는 C.C의 기억만이 아니라 그녀의 고통과 한탄도 교감한 듯합니다. 흘러들어온 거겠죠. 머리통에 총알이 박히는 건 양반이고, 화형에서부터 아이언메이든, 책형, 산적꽂이 등등 아주 당할 건 다 당했더군요. 둘 다 미치지 않은 게 다행이죠.

C.C가 덧없이 긴 시간 속에서 자신은 혼자라고 말할 때 나오는 시계와 암모나이트는 그녀의 고독한 세월을 받혀주는 소품들이며, 를르슈가 혼자가 아니라고 반론할 때 모든 것이 흑백으로 비춰지는 상황에서 기아스가 붙은 눈만이 컬러로 나온 것은 둘의 인연을 증명하는 증거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때 카메라가 등 뒤에서부터 기아스가 존재하는 왼쪽 눈의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나 배경에 나오는 화면이 C.C의 고독한 세월로부터 두 사람의 시간으로 바뀐 것도 같은 맥락의 연출이죠. 둘 사이에서 흔들리는 시계추는 서로를 향한 마음 그 자체였고요.
를르슈와 C.C도 참... 모든 것을 잃어버렸고 잃어가는 커플들이 만사가 참혹할 정도로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결코 변하지 않을 뭔가를 손에 넣었거늘, 그것이 지옥행이 보장된 동반자의 칙칙한 가호라니 게 여러모로 얄궂죠.
C.C가 과거와 업보에 이겨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은 그녀 자신도 과거와 세계에 속박된 존재이기에 자신의 공범자이자 동반자인 를르슈가 이겨달라는 심경도 포함된 게 아닐까요?
인간을 위한, 희망의 괴물들을 위한 기도
본작의 마지막 대사를 다른 누구도 아닌 C.C가 했다는 것은 의외기도 했지만 납득이 가는 결말이었습니다. C.C는 본작의 모든 에피소드가 시작될 때마다 여는 말을 맡았는데, 작품의 주체인 를르슈의 현재가 있게 한 존재이면서, 긴 시간동안 인간과 세계를 봐왔으며, 지금의 세계를 만드는데 일조했을지도 모르는 여인이란 점을 생각하면 이는 자연스런 거겠죠. 그렇다면 본작의 마지막 나레이션도 그녀가 맡는 게 도리일 겁니다.
앞서 를르슈와 스자쿠의 발언을 꼬집었던 것처럼 C.C의 말은 얼핏 들으면 죄인을 변호하는 궤변으로 들릴 여지가 있습니다. 그녀 자신이 바로 마왕의 반신이니까 더더욱 그렇고요. 하지만 저는 그녀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를르슈만이 아니라 본작에서 망가지고 추락하는 인간들은 모두 사소한 행복을 추구하던 인간들이니까요. 아니 본시 인간이란 그런 존재일 겁니다. 그런 소망이나 꿈을 부정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는 잠언도 맞는 말입니다. 물론 이를 이뤄내기 위한 행동이나 방식이 타인을 부정하는 것이라면 욕먹어도 싼 짓거리지만요. 하지만 그런 짓을 조금도 범하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하겠죠.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세계와 관계되는 것으로 ‘자신’이 규정당하기에 인간은 결국 본의 반, 타의 반으로 죄악을 저지르며 살게 되며, 잘못이 언젠가 업보로 돌아오게 됩니다. 를르슈 또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그늘로 인해 부조리한 운명에 얽히고, 이를 까부수겠다며 죄악을 자처했죠.
그렇다면 인간은 그 자체가 근원부터 뒤틀린 존재일까요? 이는 유사이래 인간에게 계속 이어진 숙제였고, 순백의 마녀도 오랜 시간 고뇌해온 테제였을 겁니다.
그럼에도 인간이 행복을 기원하는 존재라는 것에 감사한다는 C.C의 말이 귀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그 행복을 향한 기원이 수많은 비극을 낳았음에도 그녀가 인간의 존재방식을 긍정하고 싶어 한 이유는 그런 절망 속에서야말로 인간은 진실한 바램을 찾아내, 자신만의 존재이유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이는 마왕과 마녀의 현재 상황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23화에서 자신이 뭔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로 파괴를 바랬기에 이리 살아가야 한다고 스스로를 내몰았던 를르슈도 모든 것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와서야 진실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새삼 절감하고 나나리를 향해 달려갑니다.
언제나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따위는 필요 없다고 하던 마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동반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며 죽음을 각오하죠. 그녀가 마녀라면 기꺼이 마왕이 되어 지옥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해준 ‘인간’을 위해서요. 자신의 과거와 업보에 반드시 이기라는 격려는 너무나도 그녀답지 않은 말이었지만, 그렇기에 진심이란 걸 느낄 수 있는 한마디였습니다. 그녀의 말마따나 인간은 절망에 직면하고 나서야 진솔한 소망을 내비치게 되니까요.

여인은 왜 눈물 흘렸을까요, 사명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가야 하기에? 아니면 누군가의 단말마를 감지했기에? 그도 아니면 오랜 세월 그녀를 고통스럽게 한 고뇌가 극에 달해서?
여인은 왜 미소를 떠올렸을까요, 마왕이 돼서라도 자신을 긍정해준 남자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그를 구했다는 안도감? 그도 아니면 고뇌의 끝에서 재확인한 아주 작은 희망의 실마리 때문일까요?


그녀는 눈물을 거두며 웃는 동시에 고개를 듭니다. 자신이 가라앉는 심해가 아니라 푸르른 해면을 올려보기 위해서요. 이는 그 자체로 어두운 절망 속에서야말로 절실한 바램을 찾아낸다는 스스로의 말을 받혀주는 행위였습니다.
이 장면이 절절하게 느껴진 이유는 바로 전에 스자쿠의 입을 통해 완전히 부정당했던 한 인간의 존재를 긍정해줬기에 더욱 극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나, 여인의 말과 표정, 그리고 배경까지 완벽하게 본편의 흐름과 를르슈의 운명, 나아가 작품 자체를 제대로 받혀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모범적일 정도로요...
두 친구의 마지막 대치에서 복장이 터질 뻔 했던 걸 보듬어준 여인에게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닫으며.
23화에서 를르슈는 자신의 코드네임대로 재창조를 위해 모든 것을 제로로 돌리겠다면서 스스로의 마음도 비워버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온전한 ‘제로’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육친에 대한 애정을 버릴 수가 없는 인간인데다, 자신이 제로로 향하는 와중에 저지른 행동의 결과가 들러 붙어왔으니까요. 그렇기에 최종화의 제목이 ‘제로’인 거겠죠. 지나가버렸기에 돌이킬 수 없는 과거, 그리고 그런 과거로부터 이어져 스스로 행한 업보 때문에 인간은 결코 ‘무’에 도달할 수가 없는 겁니다...
깍두기...

한라봉. 누구냐, 제레미아 나오면 10분도 못 버티고 골로 갈 거라 한 거? 끝까지 유쾌한 강적으로써 맹활약하는 그에게 절로 박수가 나옵니다. 나오자마자 요란하게 떠들어대는데... 말투나 행동, 차림새가 무슨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나 나올법한 녀석이 다 됐더군요. ‘이해해서 행복합니다’, 라든가 ‘변명은 무다(소용없으!)’라든가...
스자쿠. 로이드가 명령을 들먹이며 만류한 것은 평소에 체계와 지시에 껌벅 죽는 소년의 성격을 생각한 거겠지만, 이미 자신은 ‘오레’라 칭하게 된 녀석에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를르슈랑 통화할 때만 해도 ‘보쿠’란 표현을 쓰던 녀석이... 완전히 갈길을 되잡은 거죠.

신병기. 길포드가 사용하던 검도 그렇고, 세실이 쓰던 방패도 그렇고... 란슬롯의 무장체계가 양산화되기 시작한 걸 보니 전쟁의 양상이 또 변하겠군요. 21화즈음에 코넬리아가 기체를 재정비하고 있었는데 이게 그것 때문인가 보네요. 
로이드. 언동을 볼작시면 이 녀석도 참 사람을 무서워하는 타입이 아닐까 싶어요.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굴러가질 않으니 기술이나 나이트메어에 집착했던 게 아닐까요. 어찌 보면 보편적인 양상이고, 를르슈와도 그다지 다를 게 없는 구석이라 할 수 있죠. 자신의 바램대로 되고 행복하게 해줄 뭔가를 추구하는...
락시아타. 로이드가 핵폭탄에 대해 경고하자, 동의하는데 이 때 그를 별명이 아니라 본명으로 부르는 데서 마음의 여유가 날아갔다는 걸 알 수 있죠.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기에 초특급위험상황이란 걸 직감한 겁니다.
니나. 정말로 만들어낸 니나도 니나지만, 기재랑 재료를 대준 로이드에겐 기가 막힌 나머지 실소를 금치 못하겠습니다. 18화에서 위험한 시선을 날릴 때부터 불길했는데, 기어코 사고쳤네요.
글래스톤 나이츠. 원래 달튼이 전장의 고아들을 모아 키운 양자들이었다는군요. 그렇기에 슈나이젤의 부하면서도 코넬리아를 위해 움직이는 거겠죠.
황제. 이 양반만 만나면 게임셋이라 지껄이는 를르슈. 정말 그럴까?
오딧세우스. 원래 황자 중 최연장자이지만, 소심한 성격 때문에 슈나이젤에게 추월당한 인물이며, 그런 관계가 회의에서도 잘 드러나죠. 실패할 때의 망신과 정세를 고려해 결단을 주저하는 자와 황제의 운신을 비롯해 주요상황을 꿰뚫어보고 있는 자... 자신이 가거나 직접 파병지휘관을 임명하면 나중에 책임을 왕창 뒤집어쓸 수 있거든요.
학생회. 리발 녀석, 어떻게 믿냐니? 못 믿으면 무슨 별 수 있나? 카렌의 커밍아웃에 미레이는 납득하죠. 전에 학적부를 전해준 적도 있고 진면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으니까요.
비렛타. 본인은 최면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기억을 잃었다 생각하는데, 에이 그건 아니지.
오우기. 들린다, 질투단의 환호가!!
거웨인. 를르슈가 내리니까 어째서 움직임이 더 좋아지는 건데?
이번 호 뉴타입 부록의 단편만화를 보고 뒤집어졌습니다. 제로가 지위향상-주인공주제에 나이트메어 맞짱에서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나요-을 위해 스튜디오를 찾았다 외부인 취급받고 쫓겨나는데... 사실 전 이 점이 참 마음에 들어요. 로봇이 전투의 주체가 되는 작품의 주인공주제에 기체조종도 못하고, 조종실력 보다는 잔대가리로 상대를 눌러버리고... 24화의 란슬롯과 코넬리아, 25화의 지크프리트도 그렇게 깔아뭉개잖습니까? 오죽하면 ‘스펙은 압도하고 있을 텐데?’라는 대사까지 뇌까린답니까?
돌이켜보면 이 친구는 비슷한 타입인 라이토와 달리 최소한의 위선을 지니고 있는데, 이게 되려 본인의 목을 졸라 한층 사악한 방향으로 치닫게 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를르슈는 여기서 끝날 것 같지가 않아요. 아니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기에는 너무 많은 업을 끌어들였죠. 보다 화려하고 처참하게 몰락하는 게 이 놈씨에게 어울리는 결말일겁니다. 누구처럼 한 30억쯤(...어이) 끌어들이면 그럴듯하겠군요.
어찌 보면 이 작품의 출발점은 간단합니다. 예고에 나온 한마디 말입니다.

잘못된 것은 내가 아니라 이 세상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생각해보는 논제죠. 스자쿠도 를르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선 다를 게 없는 친구들이지만요. 뭐...
멋진 작품을 만들어준 제작진들과 짧지 않은 시간동안 본인의 장황하고 두서없는 감상문들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그럼...
P.S. 진실로 소망합니다. 약 올리는 건 1기만으로 족하니 제발 2기에선 어떤 형태로든 시원시럽게 끝장을 내주길... 가뜩이나 모작품 때문에 기다림의 시간만 늘 것 같은데 말이죠.
# by | 2007/07/31 15:06 | -반역자를 찬양하라!- | 트랙백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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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뭐시기 때문에 1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소문이 돌던데 이렇게 끝내놓고 어떻게 기다리라는건지...OT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링크 신고합니다. ^^;
Tao4713님//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때까지 를르슈가 스자쿠에게 밀어붙인 일들을 생각하면 리미터가 예전에 날아갈 수밖에 없죠.
ddok님//저도 를르슈를 좋아하기에 마음의 축이 슬쩍 쏠리더군요. 사실 를르슈의 심경이 작중에서도 자세히 나오는 편이라 이입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죠.
흠.....님//좋아하는 작품을 여러모로 씹어보는 게 취미거든요.
夏瀾님//좋게 보셨다니 기쁠 따름입니다.
링크 해도 될까요? ^^
링크 해가겠습니다아~
여담이지만 루루슈와 스자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을 서로 완전히 잘못잡았죠. 루루슈야말로 과거 자신을 아껴주던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마음으로 설득해야 했고, 스자크야말로 자신을 숨겨가며 음지에서 활동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됬으면 애니가 재미 없죠(.........) 그 결과, 루루슈가 죽이거나 파멸시킨 사람들을 보면
크로비스 - 루루슈의 가족들중에 가장 특이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군요. 일명 가르마 비 브리타니아(....) 마리안느와 루루슈의 죽음을 누구보다 슬퍼해 줬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게 크로비스의 방 한곳을 장식하던 루루슈의 가족그림을 보면알 수 있고, 솔직히 그 가족들이 다른 사람의 원수를 갚겠다는건(코넬리아와 유피) 도저히 상상이 안가더군요. 가족내에서 상당한 인덕을 쌓고 있었던듯. 어렸을때도 루루슈와 싸울정도로 사이가 좋았었다는 말도 있었고요.
유피 - 루루슈와 유피는 서로가 서로의 첫사랑이랩니다. 말다했죠. 가장 최악의 케이스 그래놓고는 '유피가 우릴 속였다' 라니요....
스자크 - 둘의 관계는 뭐 완전 막장이죠. 어떻게 보면 누구보다도 루루슈의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말이죠.
제레미아 - 마리안느가 죽는날 경호담당 이었다고 하더군요. 특전에서 밝혀진 바로는 마리안느의 죽음에 커다란 책임을 느끼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더군요. 거기다가 순혈파의 리더답게 황족에대한 충성심이 대단합니다.
코넬리아 - 마리안느를 동경하며 역시 유피와 마찬가지로 누구보다도 나나리와 루루슈를 아끼던 사람이죠. 일레븐에 건너온 이유가 형제를 2명이나 잃은 복수를 하기 위해서 라고 할 정도니까요.
저 위의 모든 사람의 공통점은 뭘까요. 전원 사실 알고보면 루루슈의 편에서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 이란건데 그관계를 죄다 자신의 손으로 혹은 실수로 박살내버렸다는거죠. 이런 막장이...
그리고 스자크야말로 제로처럼 어둠에 숨어서 활약을 하는게 어울리겠지만(일단은 수상의 아들이니까요) 빛에서서 정점에 올라 세계를 바꾸겠다는 이상을 꿈꾸는통에 유피를 제외하곤 아무런 아군이 없었죠. (루루슈는 사실 제로였고, 나나리는 빼둡시다) 뭐 어찌어찌해서 다른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며 어느정도의 위치를 확보하는데 성공하긴 하지만 여전히 스자크는 이레귤러로 여겨진다는것엔 변함이 없을 겁니다.
두 초딩들의 '억지땡깡'에는 정말 공감 입니다. 그동안 폼 잡아왔던 것들의 밑전을 보는 기분이었어요;
저도 루루슈가 로봇물 주인공 주제에 기체조종도 못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
토우도와 디트하르트를 같이 찍어서 올리신게 좋았습니다. 갠적으로 저 두녀석이 젤 맘에 드는지라(...)
다시 '살아남아라!'면
루루는 생존가능인데
그나저나 VV는 대체 나나리를 뭐에 쓸라는거냐-_-;
머 루루슈가 가려는 길이 딱 삼국지의 조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돼지잡아 손님대접하려다 몰살당한 여백사를 보며 "내가 세상을 버릴지언정, 세상은 날 안버릴꺼야"라고 말한 그 모습.
조조에게는 그렇기에 죽어도 한 왕조를 뒤엎지 않고 죽는 그날까지 한 왕조의 승상으로만 남습니다. 그러나 루루슈에게는.... 그럴 사람이 없으니 결국 지 애비를 노릴수 밖에요.
솔직히 이 후 전개를 좀 까발리겟습니다.
루루슈는 이대로 실종상태, 그리고 앗슈포드 학원에서 폭탄 터젓을지 안 터질지는 모르겟고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슈나이젤이 사태를 수습하겠다면서 지원군으로 날아갓다는 겁니다.
슈나이젤의 기함 아발론에 VV가 승함했다는 것은 이미 슈나이젤이 딴 마음을 품고 잇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물론 황재는 이를 눈치채면서도 "좋을대로 내 버려둬"라고 말합니다만... 이 사람이 일본으로 갓으니.... 적당한 공포와 당근을 구사하고 더불어 중화연방과의 관계를 급속히 안정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는 이유는 바로.... 황위갰지요. 더군다나 슈나이젤 이 인간 출격하겟다 할때.. 지껄인 대사가 뭐냐하면
"슬프지 않습니까? 인간과 인간이 서로 싸운다는 것은"
이전 루루슈가 자기 애비인 황제가 황족들 쌈 붙여서 우수한 사람 가려내고 있다고 CC에게 말하는것 하고 정확히 오버랩 되는군요.
카리스님// 이글루스를 만든 건 좀 됐는데... 를르슈덕분에 정리하게 된 셈이죠.
자연풍선생님// 끝발 최악이란 데 진심으로 동감합니다. 스자쿠가 아무리 발광해도 를르슈가 30초동안 전멸시킨 항공전력의 숫자에 십분지 일이나 미칠지... 말씀하신 대로 본작의 매력 중 하나가 자신이 소속된 곳과 적대진영 양쪽에서 환영받지 못한 동시에 처지가 뒤바뀐 두 친구의 피바다급행이죠. 특히 제레미아는 정말... 전생에 무슨 원수라도 졌는지.
츠뮤님// 담당성우분 왈 본인은 자기가 조종못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자기보다 잘 하는 거라고 믿고 있다나요.
카잔스카이님// 글이 길어지다 보니... 이견을 가진 분의 말씀은 언제나 귀기울이고자 노력중입니다. 저도 토우도와 디트하르트를 좋아한답니다.
라엣님// 를르슈도 그걸 노리고 자폭이벤트를 감행한 건지도 모르죠. 만약 평행세계인 '나이트메어 오브 나나리'대로라면 또 한 명의 마신이 탄생할 겁니다.
ZECK-LE님// 를르슈는 정말 파괴의 패왕이란 표현이 잘 어울리는 녀석이죠. 저도 보다보면 조조를 겹쳐볼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혼자서 전황을 무력으로 뒤집는 스자쿠는 여포나 관우에 비견 될지도 모르겠네요. 슈나이젤은 아무리 봐도 를르슈보다 더한 너구리일 공산이 크죠. 어린 시절 를르슈가 한 번도 못 이긴 사람이라 하더군요. 유피의 특구제안을 이용한 거나, 이를 코넬리아에게 가르쳐주지 않은 것만 봐도 능구렁이 기질이 상당할 듯 싶습니다.
마지막의 대치장면의 결과는.. 아마 스자쿠에게걸린 기어스가 복선일겁니다...
그래도 기대하고 있던 오렌지의 활약에 마냥 즐거워하기도 했고요, 씨투 누님의 나레이션에 가슴 찡해 하기도 했습니다(이미 주인공은 관심 밖으로).
2기가 방영하게 된다면...저는 나나리 양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친구들과 함께 장난삼아 말했던 최종보스 나나리라든지?(그건 아니거든?) 슈나이젤 씨도 이제 두각을 드러낼 때가 온 듯 한데......여러모로 기대되는 것들이 많은 코드기어스군요.
아무튼 정리 잘 된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양아지님// 제레미아는 정말 즐거운 친구죠. 나나리가 과연 코믹판처럼 맹활약할 날이 올런지... 어떤 면에서 그녀야말로 세계를 더욱 어지럽게 만드는 원흉이란 게 참 얄궂죠.
궁금한 점이있는데,
카렌이 루루슈의 정체를 보고 왜 놀라며 일본인을 이용했냐고 물어보고
루루슈가 결과적으로 일본의 해방이오니 불만은 없을꺼다 하니,
카렌이 눈물을 흘리던데
이 부분에서 잘 이해가 안 돼네요;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그래야만 자신이 벌인 상황을 수습할 수 있지요
제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용 중에 이렇게 된 이상 이 상황을 이용해야겠어, 유피를 위해서도 라고 한 말이 있을껍니다.
dfds님//저도 동감입니다. 말도 안돼는 사태가 터진 상황에서 제로가 취할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해서 제로의 책임이 줄어드는 건 아니죠. 스스로의 부주의도 분명 사태악화에 한몫했으니까요.
300p책도 2시간이면 읽는데 다읽는데 3시간이 걸렸네요..?
그나저나, 심리학이나 그 비슷한 부류라도 공부하셨거나 하시는 중이신지요?
지나가는 배경의 방향이나 걸린 그림까지도 분석하시는 그 철저함..ㄷㄷ
그런데 V.V.는 나나리로 뭘 하려는걸까요.
단순한 유인책인걸까요..
놓친 부분이 없을까해서 여러분들의 분석과 감상을 찾고 있었습니다.
zemonan 님의 분석은...
방대한 지식이 바탕이 되서인지 대단하시네요. 멋지십니다.
덕분에 1화부터 또 봐버렸습니다.
문득 중간에 어라? 기억과 다르네? 하는 장면이 있길래요. (태클치고는 너무 쪼잔합니다만;;;)
코넬리아가 토우도의 공격을 피하는 상황에서 데리고 가려던 부상병으로 공격을 막았다...
한 프레임씩 넘기면서 확인해보니,
부상병의 사져란드(맞나요?)가 코넬리아의 앞으로 튀어나간게 맞더군요.
잡아주고 있던 팔을 뿌리치고 코넬리아를 밀치면서...
아무리 눈이 뒤집혔어도 부하를 방패로 쓰는 사람은 아닐겁니다 ^^;;
아...그렇지만 공중부대는 미끼로 쓴건 사실이니까........
에....또.....아마 자신에게 충성을 보여준,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쉽게 버리지 못하는 여린 성격도 있지 않나 싶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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