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의 소설, 만화,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12편을 돌아보며 천기누설 겸 감상

얼마 후면 2015년을 맞이할 시점에서 올해 중반기부터 접했던 작품들 중에 순전히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서적 둘, 영상물 열을 꼽아보겠습니다...  


1. 닌자 슬레이어

아이에에에에?! 닌자랑 고전적인 사이버펑크, 처절한 복수극의 절묘한 짬뽕 작품입니다. 만화화만 셋에 애니제작이 진행 중인 걸 보면 생각보다 참 많은 사람들을 닌자 리얼리티 쇼크로 몰아넣었던 모양입니다.

 


2. 카사네

혹자는 21세기판 유리가면이라 칭하는 작품이며 세상의 미모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서 예술과 미학에 미친, 아니 미쳐야만 하는 인간들의 몸부림과 자멸을 정말 극적으로 그려가는 만화입니다. 놀랍게도 작가분의 데뷔작인데 표지와 그림의 연출 및 구성 솜씨가 정말 대단합니다.

 


3. 플래시(2014)

스몰빌의 장점과 교훈을 답습한 작품 애로우의 파생물이지만, 갈수록 주연인 올리버와 전개에 실망을 금치 못했던 애로우와 달리 히어로물로서 훨씬 화려하면서도 균형 잡힌 결과물을 선보인 제작진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4. 고담

고담이 고담인 이유를 설명해주는 작품. 박쥐선생이나 광대양반이 활개 치기 전에도 이미 텃밭이 꾸려져있었다는 걸 잘 보여주죠. 낯익은 배우들도 여럿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SVU’의 임시 반장께서 하비 블록으로 나와서 거식했습니다만.

 


5. 롱마이어

미국판 전원일기’ + ‘수사반장이라 해야 할까요? 21세기에도 핸드폰을 부정하는, 지독히도 고전적인 보안관 양반에게 엮인 사건과 과거들이 천천히, 촘촘히 얽혀서 결말부로 치닫기 시작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6,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일본 애니 ‘PSYCHO-PASS’가 미국식으로 현실화된다면? 기계들이 터미네이터시리즈의 스카이넷처럼 요란하게 들고 일어설 필요도 없이 인류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안이 뭔지 가르쳐주는 듯한 전개를 선보이더군요. 범죄와 테러, 정보화 사회와 기술, 인공지능과 인간에 대한 담론은 ‘PSYCHO-PASS’보다 훨씬 나아간 동시에 공감이 갑니다.

 


7.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O-O-H Child’!! 영화 보고 이 노래가 몇 주 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는데, 그때마다 웃음을 참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8. 고질라(2014)

어서 오시게, 괴수왕!! 21세기 작품치곤 심심했지만, 새로운 데뷔작으로는 괜찮았습니다. 일본측 영화에서 부지런히도 나왔던 요소들을 멋지게 재창조해줬기에 껌뻑 넘어갔죠.


 

9. selector infected WIXOSS, selector spread WIXOSS

레즈비언들을 소재로 한 실사작품부터 시작해 ‘CANAAN’, ‘로젠메이든’, ‘데드 걸즈’, ‘시문등의 작품에서 소녀들의 심리와 정신적 충돌을 극명하게 묘사했던 오카다 마리의 경력이 다시금 폭발한 카드 게임 판촉물이긴 한데처음 봤을 때는 판타지스타 돌의 흑화버젼 아닐까 싶었습니다. ‘환영을 달리는 태양’, ‘비비드레드 오퍼레이션’, ‘유우키 유우나는 용사다같이 포스트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에 속하는 작품이긴 한데소원을 달성하는 체계, 그리고 주인공이 1기에서 바랬던 소원과 대가를 통해 마마마마저 제대로 뒤엎으려고 할 만큼 시커멓고 도발적인 구석이 좋았습니다.

 


10. 신격의 바하무트 GENESIS

요것도 카드판촉물인데, 과금전사들의 지출에 힘입었는지 요새 이런 작품들이 눈에 띕니다. 다만 비슷한 작품들에 비해 무지막지한 퀄리티, ‘캐러비안의 해적같은 서구권 작품들과 시장을 염두에 둔 듯한 연출, 일본 애니에선 정말로 보기 드문 주인공, 큰 뼈대는 뻔하되 2분 앞의 소소한 사건들을 예측 못하게 하는 구성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최근 애정이 떨어져가는 일본 애니에 대한 의욕을 새삼 불살라준 작품이었습니다.

 


11. 낙원추방-Expelled From Paradise-

우로부치 겐이 참가했다고 지레 겁먹으실 필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양반 특기가 아주 안 나오는 건 아닙니다만끽해야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남주나 매니악한 총기 정도일까요? 적당한 재미와 액션, 그럭저럭 상업적인 주인공, 괜찮은 담론과 감동짧지도 길지도 않은 양작을 보고픈 분께 권합니다. 개인적으로 공각기동대시리즈의 단골주제를 정면으로 찌르는 듯한 후반부의 비판이 기억에 남습니다.

 


12. 아바타 아앙의 전설, 코라의 전설

일본 애니들이 최근 지나치게 편향되가는 탓인지, 아니면 그저 저 자신이 권태기에 빠진 건지 슬슬 물려가던 차에 니켈로디언의 아바타씨리즈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재미를 돌이켜볼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미국쪽에서 재패니메이션의 방법론을 다수 차용한 씨리즈야 마블과 DC의 히어로물-‘영 저스티스플래시 포인트처럼 적지 않았지만, 미국과 일본 유수의 작품들에서 장점들을 모아 정말로 괜찮은 작품을 빚어냈거든요. ‘아앙의 전설코라의 전설은 정말 원초적이면서도 다양한 재미를 안겨주는 작품입니다. 전자가 고전적인 영웅의 모험담이자 전설의 영역에 속한다면 후자는 현대사회의 정치군상극에 가까운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그림체와 연출까지 어마어마하게 격변시켰습니다. 두 작품을 지나치게 견주는 분들도 적잖고, 최근 들어 엔딩 때문에 여러모로 들썩대는 듯합니다만전 두 작품 다 별개의 매력이 넘쳐나서 좋아합니다. 때때로 공통분모를 찾아내 더 재밌기도 합니다만.

 

 

이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 열 두 작품이었습니다. 만인이 보고 재밌어할 작품들은 아닙니다만, 곱씹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소개해드리고자 했습니다. 몇 몇 작품은 추후 심층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덧글

  • 한뫼 2015/01/01 00:21 # 답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zemonan 2015/01/01 00:34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NIZU 2015/01/01 02:48 # 답글

    깊이 있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
  • zemonan 2015/01/01 23:15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 空我 2015/01/01 03:04 # 답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 zemonan 2015/01/01 23:15 #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 풍신 2015/01/01 08:21 # 답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카사네는 모르는 작품인데 한번 봐야겠네요.
  • zemonan 2015/01/01 23:16 #

    일본에서도 굉장히 주목받고 있더군요. 미모지상주의, 연극, 미학, 인간의 본성과 욕망에 대해 정말 강렬하게 묘사하는 작품입니다.
  • star88 2015/01/01 13:47 # 삭제 답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zemonan 2015/01/01 23:16 #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 신화만세 2015/01/01 17:05 # 삭제 답글

    selector infected WIXOSS, selector spread WIXOSS는 의외로 현실적이고 어둡게 전개되는게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저는 보다가 말았지만 휴가나오면 한 번 볼까 고려중입니다. 고질라는... 기대했지만 흥행이... 흑...ㅠㅠ
  • zemonan 2015/01/01 23:18 #

    한 인간이 자신의 모든 걸 바쳐봐야 그게 얼마나 큰 가치나 위력을 갖겠냐는 식의 관점이 정말 차갑죠. 고질라는 그래도 세계적으로 꽤 흥행한 편이라 후속편이 확정돼 다행입니다.
  • ㄴㄴ 2015/01/01 22:00 # 삭제 답글

    크크큭 코라의 전설 코라사미 엔딩이 충격이었죠.
  • zemonan 2015/01/01 23:19 #

    설마 싶었다가 어버버했더랬죠. 그래도 다시 정주행하면서 또 다른 느낌을 받기도 했지요.
  • DarkSide 2015/01/03 13:13 # 삭제 답글

    저는 오히려 "낙원추방"을 보고 우로부치 겐이 되게 많이 부드러워지고 유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이 양반답지 않게 해피엔딩이 나오고 ... (그 와중에도 말씀하신대로 공각기동대의 주제와 정곡을 찌르는 의표도 좋았고요)

    추후 나올 우로부치 겐 각본의 "극장판 PSYCHO-PASS" 와 "취성의 가르간티아 2기"를 기대해봅니다. ㅎㅎ
  • zemonan 2015/01/04 00:07 #

    우로부치 대인의 작품 중에선 '살륙의 쟝고'가 본격적으로 궤도를 튼 전환점 같더라고요. 이 또한 관점에 따라서는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세월이 흘렀고 시대도 그만큼 변했으니 고전으로 자리잡아가는 작품들에 제대로 반박을 가하는 작품들이 나올 때도 된 것 같습니다.
    '사이코-패스'는 일본의 불편한 현실이나 세계정세에 대한 인식이 슬쩍 비치는 듯해서 갈수록 껄끄러워지더군요. 가르간티아는 OVA로만 나올 것 같아서 좀 아쉽고요.
  • Sinozuka 2015/01/03 23:34 # 삭제 답글

    개중에 제대로 본게 낙원추방 정도라는 데서 스스로의 덕후적 취향을 재확인하게 되네요.... 개인적으로 이작품의 경우에는 사이버펑크+웨스턴 스타일이 이전 게임으로 나왔던 우로부치 시나리오의 살육의 장고를 떠올리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이왕이면 하나 더해서 미즈시마 츠토무 감독의 시로바코도 고려해주셧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zemonan 2015/01/04 00:08 #

    우로부치 대인의 영화 취향이 다시금 작렬한 셈입니다. 젊은 시절의 동림선생을 빼다박은 딩고도 참...시로바코는 미처 감상 못했네요. 좋은 작품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Sinozuka 2015/01/04 04:14 # 삭제 답글

    리플 달고나서 뒤늦게 생각난건데, 시로바코 한참 방영중에 낙원추방의 미즈시마 세이지 감독이 느닷없이 트위터에 이런 사진을 올려 여러사람 뒤집어지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죠(.....)

    https://pbs.twimg.com/media/B1R9Ce4CMAA7OjM.jpg
  • zemonan 2015/01/04 22:20 #

    우와아... 오덕들이나 애니제작진들이나 안 그렇게 보여도 자기들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오면 꽤나 신나나 봅니다. 골든보이나 갈포스에서도 원작자를 비롯한 제작진들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고요.
  • 신화만세 2015/01/06 17:21 # 삭제 답글

    코라의 전설의 백합엔딩으로 정말 화제가 되었죠. 미국 애니는 잘 안보는 편이지만 왠지 끌리는군요. 미국이들은 시대의 대세를 알고있었던 겁니다!! 백합만세!!(끌려간다.)
  • 방랑자 2015/02/01 03:37 # 삭제 답글

    한동안 블로그가 해킹당한 상태였던 것 같은데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군요... 다행이네요.
    그리고 최근에 알드노아 제로 2기가 방영 중인데, 이 애니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으신가요?
  • 나랫마루 2015/02/01 23:19 # 삭제 답글

    돌아오셨었군요 반갑습니다! 깊이있는 리뷰들 잘 봤었어요!
    카사네도 보셨었군요. 주인공이 연극의 길과 인간성 사이에서 위태롭게 갈등하는 과정이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빠져들더라구요..정말 잘 만든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 ㅅㅅ 2015/08/24 06:38 # 삭제 답글

    오래전부터 리뷰봐온 팬입니다
    갓챠맨 크라우즈라고, 들어보셨을런지 모르겠지만 작품성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그런 작품이 있습니다.
    굉장히 무거운 주제와 고찰해봐야 마땅할 담론을 다루고있고 현사회를 유쾌하고도 냉혹하게 꼬집는 이야기가 매력인 작품입니다. zemonan님도 한번 감상해보시면 좋아하실듯한 작품이라 추천드려봅니다. 리뷰도 남겨주시면 아주...매우...좋을것같습니다...
  • ㅇㅇ 2016/08/04 17:53 # 삭제 답글

    요즘 들어오니 예전 리뷰들 그림들이 링크가 없어졌는지 못보더군요. 혹시 그림을 복원할 방법은 없는지요?
  • ㅇㅇ 2017/12/10 22:02 # 삭제 답글

    혹시 페이트 제로 23~24는 일부러 리뷰를 안하신건가요? 그리고 많이 바쁘신건가요?
  • ㅇㅇ 2017/12/10 22:04 # 삭제 답글

    카난을 최근 다시 돌아보며 감명받고 있어서 그림들 사라진게 서글픕니다..
  • ㅇㅇ 2017/12/10 22:05 # 삭제 답글

    코드기어스도 그렇고요...
  • ㅇㅇ 2017/12/10 22:06 # 삭제 답글

    미분류의 와신상담의 괴물도 날아가버렸고.. 정말 시간이라도 돌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ㅠ
  • 나나 2019/04/27 20:14 # 삭제 답글

    제모난님, 이 블로그 해킹당한 것 같아요.
    글에 들어가려고 하면 항상

    http://qiqiiiqiq9898989chcw.publicvm.com/

    이게떠서 글에 들어가기가 힘들어집니다.
    빨리 고쳐주세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