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RUTO - (3) Love Finale 천기누설 겸 감상

 분량 조절에 신경 좀 써야 했는데 말이죠. 음.

 Last Lovers


좌우간 돌이켜보면 나루토는 고전적인 소년만화 주인공 아니랄까봐 연애하곤 참 인연이 없었죠뭐 나루토’ 시리즈가 하렘물도 아닌데 당연한 거지만요웃기게도 원판이나 TV판과 달리 극장판에서는 종종 나루토 걸들이 나왔더랬죠연상부터 보이시 처자공주님이나 금발 글래머 무녀 등등


원작의 설움을 불식시키려 한 건지 나루토와 나름 짠하게 부대끼곤 하던데개중엔 아주 프로포즈까지 한 아가씨도 있었답니다.나루토가 워낙 돌대가리라 못 알아들었지만 말입니다.


로드 투 닌자에선 굳이 짚자면 사쿠라가 간만에(?) 히로인으로 등극했지만(그래선지 과거의 쿠시나처럼 오비토에게 잡혀 매달리듯 묶여있기 까지 하더군요나루토 자신의 말마따나 어중간하게 불발탄이나 날렸더랬죠.


이번 극장판에서는 원판의 주요인물이라 할 히나타가 마침내 나루토 걸에 등극했습니다나루토도 드디어 나루토 걸과 결실을 맺고요작품의 전반적인 설정을 놓고 봐도 나름 합당한 배치라 할 수 있죠육도선인의 동생인 오오츠츠키 하무라가 달로 가서 낳은 후손인 토네리가 주요적수로 나오는 데다하무라의 또 다른 후예인 휴가 집안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히나타가 이번 극장판의 히로인으로 등장할 당위성이 확보된 셈이죠.

라스트의 포스터나 공개된 영상들을 보면 아주 대놓고 연애가 주제라 천명하더군요여자들과 인연이 없던 나루토는 청년이 되고 나선 동년배 여성들은 물론이고 닌자학교의 후배 여학생들한테마저 인기만점이더라고요세상을 구한 영웅이라 그런 건지,아니면 업계말종들을 차례차례 굴복시킨 나교주님 특유의 풍둔 아가리술이 드디어 여자애들한테도 먹어주는 날이 온 건지 모르겠습니다만역시나 나뭇잎 마을이라니까요고작 10년쯤 전까지 나루토가 받은 대접을 생각하면 실로 상전벽해라 할 수 있습니다.이걸 불쾌해야 할지 뿌듯해야 할지 좀 헷갈리기도 합니다만이로 인해 히나타는 이전과 다른 위기의식(?)과 서운함을 느끼는데,적당한 장애물이 형성된 셈입니다.


또한 히나타가 나루토에게 선물할 빨간 목도리가 키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만포스터에서 이 목도리를 두른 나루토 뒤편의 지인들 중 히나타만이 딴 데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도 눈에 밟히더만요두 사람의 연애랑 이 목도리 때문에 역사가 또 한바탕 뒤집히는 게 아닐까 싶네요왜냐하면 히나타가 나루토한테 결정적으로 꽂힌 TV판 애니의 추가 에피소드와 달리 해당사건이 겨울에 벌어졌고 이때 나루토가 붉은 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는 식의 장면이 공개됐거든요


제 억측대로 이때 나루토가 악동들이랑 드잡이질하다 목도리를 날려먹어설랑 히나타가 빨간 목도리를 짜주는 식의 당위성 강화 조치라면 가히 김용 대인의 무협지나 스타워즈에 맞먹는 가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라스트의 개봉을 위해선지 히나타와 하나비의 사연도 TV에서 틀어주던데히나타가 하나비한테 깨진 사건이 또 다르게 연출된 걸 보면 뭐 굳이 트집잡을 필요는 없겠죠.


흥미롭게도 나루토가 모종의 사정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진 히나타를 공중에서 낚아채는 장면이 나오던데어째 춘부장이 어린 시절 혹은 출산직후의 자당을 구해낸 순간의 오마쥬 같단 말이죠히나타가 짜는 목도리 색깔도 어찌 보면 아주 노골적이더군요.나루토의 고유색상은 원래 주황빛인데아버지의 금색과 어머니의 빨강을 섞은 거라죠그래서 귤색 옷을 입고 다닌 건데, ‘질풍전부터 웃옷에 검정이 섞이는가 싶더니 라스트에선 검정재킷을완결편에선 검정바지를 입었더라고요자식놈도 검정옷을 차려입었고요.


머리모양도 그렇고 자신의 또 다른 안티테제라 할 오비토의 영향이 생각보다 강렬했나 봐요나루토가 갈수록 오비토와 닮아가듯 최종화의 사스케는 마다라와 비슷한 외모를 선보이던데(같은 일족들이니 닮을 만도 하죠) 4차 닌자대전을 일으킨 주동자들과 이를 종식시킨 신세대들이 갈수록 닮아간다는 것도 야릇해요생각해보면 정신적인 측면에서 나루토는 오비토의사스케는 마다라의 후계자이기도 하니글이 딴 데로 샜는데나루토와 염장지를 아가씨께서 어머님(!)의 고유색상이 담긴 목도리를 짜는 걸 보면 제작진이 아주 확인사살을 하는 셈입니다요.


그러고 보니 히나타는 1부에서 나루토가 신기하게도 자신의 초조감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은거의 유일한 동기였단 말이죠나루토 라디오 방송에서 히나타를 연기한 미즈키 여사가 히나타는 참 보답 못 받는 처지라서 안타깝다고 털어놓던데세상 참 알다가도 모르겠어요미즈키 여사는 바질리스크 코우가인법첩에서도 비극적인 마안능력자 오보로를 연기하셨죠오보로의 짝인 겐노스케의 성우가 한때 히나타의 남친 후보감으로 꼽히던 키바의 담당자이시기도 하고.


키시모토 선생은 애니에 대해 꽤 호의적인 걸로 알고 있는데, ‘로드 투 닌자와 라스트의 제작에도 본격적으로 참가했다더군요우타카타 에피소드도 그렇고만화 연재 못할 때 아쉬웠던 걸 애니로 푸나 싶기도 합니다이 양반이 연애방면에 서툴다고 인정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이번 극장판을 제작하는 애니 제작진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각에선 히나타의 꿈이 이뤄진 원동력 중 하나가 애니 제작진의 애정으로 인한 푸쉬라고 하던데원작하곤 비교도 안 되는 페인전의 버프를 생각하면 아주 틀린 소리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외전인 나루토 SD에선 라스트의 밑밥 아닐까 싶은 장면들이 넘쳐나던데원작이 끝나기 한참 전에 나온 몇 몇 닫는 곡 영상들은 아주 예언영상 취급받는다고 합디다


유년시절의 나루토와 사스케가 종말의 계곡에서 화해의 인을 맺는 장면도 그렇고, ‘CASCADE’에선 둘의 마지막 사투 및 각각의 반려자라 할 소녀들이 번갈아 나왔으니


사실 작품의 양상을 히나타와 사쿠라의 시점에서순정만화스럽게 보면 인간승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연애방면에는 절망적이다시피 한 첫사랑들을 한결같이 지켜보며 노력한 끝에 그들의 마음을 가지는데 성공했으니까요가히 지옥선생 누베의 설녀를 방불케 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작과 달리 나루토와 히나타의 관계변화 혹은 확인사살이 좀 더 구체적으로 나올 거라 기대합니다만쑥맥 나루토의 변화도 괄목할 만하겠더군요인기스타가 된 덕분인지 출세해서 인맥이 는 탓인지 방에 선물이 가득하던데(구석에 No 라면 No Life라고 적힌 포스터가 있는 걸 보니 여전히 라면에 죽고 사나 봅니다No 카라테 No 닌자 아니었던가이건 4대 호카게 성우분이 주역을 맡은 다른 닌자물의 표어였죠.), 정작 나루토는 창밖을 보면서 한 처자만 되새기질 않나 밖에 뛰쳐나갔다가 닌자 대전 시절 즉 지금보다 어린 풋풋한 히나타의 환영과 마주치지 않나 그녀의 미모에 껌뻑 죽으려 하질 않나… 예고의 대사를 들어보면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에미야 시로가 겪은 변화와 유사한 변모 혹은 성장에 들어선 듯하거든요청운의 꿈이나 대업보다 얼핏 흐릿하게 보이지만더욱 애달프게 보듬어야할 행복의 대상이 존재한다는 걸 마침내 깨달은 것 같아서요우정이나 역경 혹은 너무도 큰 꿈에만 맞서던 시절에서 벗어나 청년이 되고다시 어른이 돼가기 시작했달까요.


이번 라스트가 TV애니보다 앞서 이들 부부의 자제들이 출연하는 것 같던데 직접 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보루토가 주인공인 극장판도 기획 중이라는데, ‘나루토도 드래곤볼처럼 또 다른 세대로 이어지는 작품으로서 자리 잡을지도 모르겠습니다그러고 보니 이번엔 달이 떨어지질 않나 아주 우주까지 가서 닌자대전을 벌이는 듯하던데이런 스케일 널뛰기 양상도 드래곤볼을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어지러운 글을 읽어주신 분들과 오랫동안 즐거운 작품을 접하게 해준그리고 또 다시 접하게 해줄 거라 믿는 작가분과 제작진에게 감사드리며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 암흑요정 2014/12/09 09:25 # 답글

    연재 초반의 나뭇잎 마을이 보여준 나루토에 대한 태도는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구미호에게 상당수의 사상자와 피해를 받은 마을 주민들의 증오와 슬픔은 상당했을 것이고, 나뭇잎의 인주력에 대한 정보는 호카게와 상급 닌자 외에는 비밀이었던 것도 있겠지만 구미호의 인주력이 된 나루토를 4대 호카게의 아들이라고 특별취급했다간 주민들의 증오가 나뭇잎 부수기를 일으키게 됩니다.
    그 때문에 3대 호카게는 나루토의 출신성분을 비밀로 해서 일반적인 인주력으로 보호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가능하면 나루토에게 부모를 대신해줄 사람을 붙여두고 싶었겠으나, 인주력의... 그것도 증오의 대상인 구미호를 품고 있는 나루토를 보살펴줄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구요.
    그런 사정 때문인지 나루토의 집이 단칸방으로 제한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유산상속은 나루토가 어른이 된 다음에 이루어지도록.
  • zemonan 2014/12/10 00:20 #

    애초에 책임추궁을 하려거든 주범인 마다라와 오비토 다음으로 미수와 인주력을 제대로 지키거나 관리하지 못한 윗대가리들이나 관련요원들을 탓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말씀하신 바가 맞다면 자기들 밥그릇 아니 좀 좋게 말하자면 체제유지를 위해서 나루토를 희생양 삼았다고 봐도 무방하겠군요. 단칸방 아파트에서 살게 만든 것도 감시나 관리에 편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고요.
    나루토가 최소한의 생활은 가능했지만 풍족하게 산다고 보긴 힘들었는데, 팬들 사이에서 부모님의 유산을 윗대가리 노친네들 혹은 3대 호카게가 몰래 꿀걱한 거 아니냔 우스개 소리가 돌았죠. 그 유산이 어찌 됐는지, 나루토에게 나중에 지급할지에 대해 작중에선 영 명시된 바가 없으니 영... 사루토비 영감님이야 나중에 나루토한테 돌려줄 의향이 있었을진 모르지만 나이도 적잖은 양반이 덜컥 세상 뜨면 이 문제를 대신 처리할 사람이 있긴 했을까요? 작가양반이 나루토의 비극적인 성장환경을 조성하려다가 3대 호카게가 욕먹을 거리만 이래저래 늘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3대 호카게는 나름 나루토한테는 살갑게 대하긴 했고, 구미 사건의 고아 중 하나인 이루카를 도와준데다 아픈 과거 때문에 오히려 나루토를 보듬어줄 수 있는 인성과 그릇을 높게 평가했는지 철부지를 돌봐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죠. 나루토를 진정으로 구원한 시발점이 이루카였던 걸 감안하면 사루토비 영감의 업적도 적잖은 것 같습니다.
  • 신화만세 2014/12/26 15:59 # 삭제 답글

    우와!!! 오랜만이시네요. 그간 이 사이트가 해킹 당한거에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이제 다시 위대한 리뷰를 볼수 있어 기쁩니다!! 참고로 저는 국방의 의무를 하는 중입니다
  • zemonan 2015/01/01 00:25 #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다 제 잘못이죠. 으휴. 수고 많으십니다. 새해에도 건강 챙기며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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