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성의 가르간티아 – 거인들의 전설(상) -푸른 별의 표류자들-

어이, 작붕 좀 안 보이게 해라!! 어째 막화에서마저 작화가 수시로 깨져나간답니까? 그나마 중반부 넘어가니 양호해지긴 합니다만.

 

천기누설에 주의하세요.


 

참 바쁘게도 굴러가던 싸움판을 돌아보죠. 라케이지의 수하들이 탄 융보로와 해적들 그리고 프렌지 일행도 유적에 틀어박혀 수성전을 벌이던데, 초반에야 기습을 통해 나름 우위를 점했어도 머릿수나 화력이 엄연히 후달렸으니 저럴만 했습니다. 프렌지는 자기들만의 잇속 때문에 가르간티아를 저버려놓고선 새삼 어찌 돌아가 애걸하겠냐며 참모의 도주권고를 단칼에 자릅니다. 나름 애착있는 가르간티아마저 불벼락 맞지 않길 바라기도 했고, 인류의 황금기를 돌이킬 유물을 추구했던 양반답게 연구소의 흉악한 소산들이 저런 시러배들한테 넘어가 세상 뒤집히는 꼴은 죽어도 볼 수 없다는 의무감이 치솟아 유적을 반드시 사수하려 했겠죠.

피니온 역시 피똥 싸며 싸워대던데, 연구소 포탑에 입자포를 갖다박는 작업을 매듭지었는지 디지털 제어체계로 원격발사를 시도하더군요. 갈수록 쫄리기 시작하자 피니온은 성내는 척 하며 아랫것들을 피신시킵니다. 이 마당에 직원들이 우글거려봐야 소용없을 테고 입자포를 자폭하게 조작하는 거야 혼자서도 할 수 있으니까요. 딴에 양심은 있어갖고 자기 따라온 직원들을 챙겨준 것도 사실이지만 삶의 의의나 다름없는 유적을 고스란히 넘길 바엔 콱 끌어안고 자폭하겠단 객기도 넘쳐났고요. 라케이지는 피니온의 연락을 받고서 당황합니다. 이 청년이 아직 전투도 완전히 안 끝나는데도 이따위로 도망칠 위인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나중에 그의 속내를 알아차리고서 구조하러 오긴 하죠. 좌우간 피니온이 머리를 다듬을 때 신기하게도 자신의 형과 여느 때보다도 닮아보이더군요. 부하들을 보면서 형의 곁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과거를 무심코 떠올렸던지라 그들의 도주도 이해한다는 듯이 쾌히 받아들였기 때문이겠죠.


가르간티아가 본색을 드러낸 후 스트라이커는 착탄지점과 발사궤도를 분석하자마자 레도 일행이 아닌 가르간티아를 최대의 장애물로 지정하며, 신전을 잃은 신도들은 저희 교주님만 바라봅니다. 기실 스트라이커의 행동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긴 했고요. 하지만 반동분자들을 가까스로 몰아붙이느라 전력을 소모한 판국에 가르간티아의 경비함대들이 밀려드니 실제 전력차야 둘째치고 대략 정신이 멍해질 만도 했죠. 이러니 유적의 입자포들을 비롯한 첨단(?)무기들을 도로 강탈해 판세를 뒤집고자 하며, 스트라이커가 선단의 매스 드라이버만 치워도 유적을 요새 삼아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도 있었을 겁니다. 말 그대로 지푸라기 매달리듯 마지막 돌격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고, 라케이지 일당과 피니온도 더는 못 버틸 지경에 이릅니다. 그래서 피니온은 탑을 확 날려먹고자 입자포들을 과열시켜 터뜨릴 흉계를 꾸미지만, 라케이지를 비롯한 여타 일행들은 목표를 더 거창하게 잡았더라고요. 라케이지가 이에 대해 피니온한테 설명하는 걸 보니 프렌지가 하늘 사다리의 정체와 추후 목표물에 대한 예상을 일러줬나 싶더군요. 아니면 프렌지가 급하다 싶어서 가르간티아와 무선연락을 취한 걸까요?


피니온이 죽긴 누구 만대로 죽냐는 여걸의 꾸지람에 쫄아서 시키는 대로 깨갱하는 걸 보니 이놈의 허당 기질 때문에 누구랑 결혼하든 공처가 팔자는 따놓은 당상이란 생각이 듭디다. 라케이지는 부하들 시켜서 마이타 일행이 탄 배를 맞이하자마자 피니온만 없는 걸 보고 성질나서 달려온 듯하더군요. 피니온이 뛰어내리기 직전에 연락할 때 바닷속에 있던데, 이 놈씨 데려가려고 일찌감치 잠수타고 있었던 게죠. 주변에 광신도들의 융보로군단이 득시글대서 섣불리 튀어나갔다간 다구리당할 수도 있었던지라 돌고래마냥 수중도약을 시전하기 직전까지는 기도비닉을 유지해야 했고요. , 이모저모로 깨는 순간이긴 했습니다. 청년이 뛰어내리기 직전에 스트라이커가 처박혔던 기둥의 충돌흔적이 떡하니 잡히는 거나, 라케이지가 구조 직후 언제 꽂혔다고 아모레(Amore)라 외치는 거나마이타 일행과 해적들의 배가 나란히 정박해있던데, 어째 저희들 보스의 미래예상도 같더라고요.


레도가 챙기던 다람쥐는 소년이 출격한 후엔 피니온을 따라다니더니 생존을 위해 덩달아 뛰어내리더군요. 그레이스랑 달리 날아다닐 줄 모르는 걸까요? 그래도 그레이스처럼 사람 머리 위에 떡하니 달라붙어있을 때야 귀엽더라고요. 연구소 날아간 후에 피니온이 허망한 표정 짓는 것도 볼만 하긴 했죠. 마지막 희망마저 잃은 광신도들도 좌절을 금치 못하며, 일반신도들은 졸지에 보트피플 신세가 됩니다.


가르간티아아의 이름이 어디서 유래한 건지 판명되는 대목도 나름 장쾌했죠. 4화에서 레도가 올덤을 만날 때 두 차례에 걸쳐 부각됐던 동시에 5화에서 급수탑 노릇을 하던 저 건물이 설마 포격의 거인일 줄이야. 급수탑은 거대한 시설을 놀려두기 아까워 덧붙인 부속물 혹은 위장막이 아니라, 드라이버에 가해질 충격파를 완화시킬 수막을 형성시키는 장치더군요. 작중의 인물들이 매스 드라이버를 하늘 사다리라고 부른 이유는 기능만이 전설로 구전됐기 때문일 겁니다. 질량체 발사 장면은 실로 거인의 투석 행위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위용 넘쳤죠.

가르간티아 시스템은 레도 일행이 현재 투닥대는 유적 즉 에볼버들의 연구소에서 흘러나온 물건이란 복선도 넘쳐나더군요. 졸지에 핵미사일 발사키 노릇을 한 저 열쇠의 문양이 고래 오징어들과 닮았던데, 레도가 접한 자료화면에서도 연구소에 매스 드라이버가 있었으며, 급조대포알 역시 당시의 셔틀과 유사한 구조를 취하더라고요더욱이 가르간티아의 제어장치가 피니온 일당이 조종하던 레일건 및 입자포의 조종기하고도 유사했고요.


여전히 새들이 꼭대기에 몰려있던데, 말 그대로 대작업을 치르고자 융보로들이 떼거리로 몰려들었으며 올덤을 비롯한 다섯 현인들도 정복을 갖춰있고 입회합니다. 의사선생께선 이 드라이버가 대기권밖으로 날릴 만한 추진력과 보조시설을 상실했어도 원거리 병기로써 활용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하던데,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기갑전기 드라고나’, ‘무한의 리바이어스에서도 이런 응용법이 나왔죠. 씁쓸한 노릇이긴 합니다만, 냉전시절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경쟁이 가열된 이유 중 하나는 로켓연구가 탄도탄 개발과 연관된 측면이 많았기 때문이라도 하고 우주 비행사들도 공군조종사들 중에서 뽑히기도 했으니 뭐. NASA의 결과물이 군용물품에 응용된 사례도 적잖다죠. 좌우간 올덤은 리짓이 선단의 대표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통수권자로써 비밀병기를 동원할 수 있겠냐고 거듭 확인합니다. 이토록 극단적인 힘은 잘못 이용하면 뒤틀린 선례를 낳아 체제마저 통째로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곤 하며, 그와 같은 파국이 닥칠 공산도 감수할 수 있겠냐는 겁니다. 페어록을 비롯한 옛 대표자들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어지간해선 이용하지 않고자 애썼겠죠. , 해적들 쳐들어왔을 때야 이것들이 너무 가까이 접근했기에 함부로 갈겼다간 경비함대와 선단마저 날벼락 맞을까봐 못 쓴 거고, 본편에서야 교단 및 연구소가 한참 멀리 떨어져있기에 부담없이 펑펑 갈길 수 있었습니다.

교단이 선단을 덮칠 불상사를 예방하는 데서 나아가 에이미가 말했듯 일찍이 떨어져나간 식구들도 지켜내고자 한 리짓이 단호하게 결정을 내리면서 전황에 쐐기가 박힙니다. 에이미는 올덤이 부탁한 구조체 네비게이터 노릇을 하던데, 친구를 구할 때 증명했던 고도의 활공실력을 재차 발휘해 위태로운 과업을 수행해냅니다.


그런데 잘 보니 가르간티아에서 발사된 대포알은 레도 일행과 스트라이커의 전투로 인해 빵꾸난 먹구름 사이로 내려 꽂혔더라고요. 초탄은 신전에서 슬쩍 빗나갔던데, 에이미가 글라이더의 조명신호기를 연달아 번쩍대자 경비함대에서 이를 포착해 발사궤도를 수정하고선 리짓 일행에게 전달합니다. 이 시대의 전함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정밀한 조준체계를 보유하지 못한 데 반해 가르간티아 시스템은 미래시대의 디지털 시스템이 얼마나 정밀하면서도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똑똑히 증명하죠. 이 때 다른 사람들도 놀고 있진 않았습니다. 크라운이 밖에서 부수적인 작업들을 지휘하며, 잠수인양담당자인 베로스는 포탄으로 개조할 구닥다리 잠수정들을 날랐고 에이미를 제외한 배달부들도 부지런히 활공 나갈 준비를 합니다. 전투가 장기화될 때를 대비해 에이미에 이어 네비게이터 노릇을 하거나 전쟁터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한 이들을 구조하러 가야 했거든요. 결과적으로 이들이 막판에 바다 위에 떠있던 레도를 구출해내긴 했고요.


하여튼 구스타프 열차포마냥 한 방 쏘려고 선단 전체가 들썩이는가 싶더니, 위력도 실로 압도적이었죠. 완충수막이 증발하며 안개가 내려앉고 주변의 바다가 요란하게 파도치던데, 멀리 있던 베로스와 조마저 움츠러들 정도니 말 다했습니다. 가르간티아의 고위 간부였던 프렌지는 척 보고 어찌 된 건지 알아채던데, 페어록과 그가 젊었을 적에도 이놈의 대포를 써먹었던 적이 있던 게 아닐지. 에이미는 유적에 끝까지 남아있던 피니온마저 구해낸 걸 보자마자 재차 발사가능신호와 좌표를 동시에 통보하며, 선단의 주민들과 해적들이 뜻밖의 크로스 플레이를 선보입니다.


리짓이 왜 빨갱이 가재가 두고 간 선물 운운하나 싶더니, 저번에 라케이지가 선단에 쳐들어올 때 파도타던 애프터 버너 잠수정 세트 중 하나더군요. 선단에서 뒤처리를 하며 노획한 모양이던데, 현재 라케이지가 이용 중인 보드는 빨갛게 칠할 여유가 없었는지 그냥저냥 무미건조하더라고요. 하긴 상어아가리까지 그려져 있고, 이래저래 앙증맞아서 탄도탄 노릇하는데 어울리긴 했습니다. 세상사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요. 한때 선단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여해적 마마가 피니온을 구출하며 선단이 결정타를 가할 밑밥을 매듭짓고, 이 양반 잠수정으로 끝장을 냈으니 말입니다.

 

 

Deus ex machina

 

쿠겔이 레도와 대조되는 길을 걸으며 교단의 체계를 만들었다는 진실이 드러난 직후, 두 인공지능과 인간은 설전을 벌입니다. 스트라이커는 모든 인류가 자신의 사용자라며 체임버와 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소개말을 늘어놓던데, 스스로의 위치를 설명할 때 교단을 비롯한 선단들을 그녀의 시점에서 굽어보는 연출이 이를 받쳐줍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던 주민들이 사회를 유지하며 비롯되는 온갖 스트레스를 이 인공지능에게 떠넘기면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탄생한 셈인데, 현대사회의 인류도 육체적 작업만이 아니라 정신적 작업에서 해방되고자 고성능 연산기를 발전시키고 있으니 언젠가는 ‘Wall-E’의 오토처럼 판단과 선택마저 떠넘길 기계를 만들어낼 날이 올지도 모르죠. 스트라이커가 지적했듯 레도 역시 환경의 갑작스런 변화와 진리라 생각했던 고정관념의 붕괴에서 벗어나고자 쿠겔한테 덥석 기대기도 했고요. 스트라이커가 교묘하게 처신해서 아니라 자신의 고뇌를 대신 해결해줄 존재를 갈망한 탓이었지만요.


쿠겔이 만들어낸 괴물이 레도 일행에게 제안하는 테제를 보며 실소만 나오더라고요. 자신은 스스로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자 신놀음을 한다는 논리는 사이코=패스의 시빌라 시스템하고 똑같더군요. 이에 체임버는 무뇌아로 전락한 족속들을 인류로 볼 수 없다며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동맹의 원칙을 새삼 들이댑니다. 저 광신도들이 정신적인 측면에선 동맹의 군국주의자들만도 못한 것은 물론이요 히디어스 즉 인간이길 포기한 오징어들과도 비슷한 지경에 이르렀다고은근히 디스한 셈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되받아칩니다. 그 주인에 그 깡통이랄까요. 스트라이커와 체임버의 논쟁은 에볼버들과 유니온의 분쟁이 발발한 원인과도 상통하다는 게 기박하죠.


무감정해보이던 깡통은 놀랍게도 제 주인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자신과 같은 뿌리에서 났으면서도 철저하게 반대되는 존재로 거듭난 동족에 대해 근친증오를 품습니다. 제 주인이 레도가 아니거나 혹은 레도가 조금이라도 다른 선택을 취했다면 자신도 저 모양 저 꼴이 났을 거란 안도감과 위기감이 혐오감을 한층 부채질했겠죠. 레도는 제 짝의 이런 속내를 금세 이해합니다. 그 역시 스트라이커와 쿠겔에게 같은 감정을 품은 데다 자괴감을 맛보고 있기도 했거든요. 체임버는 처음으로 전면적인 동의마저 표하면서 새삼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그리고 쿠겔의 위임을 받았기에 자신의 논리를 단호하게 밀어붙였던 깡통 역시 체임버가 제 주인 덕분에 저희들은 지금도 멀쩡하다고 으스대는 꼴을 못 넘어가더라고요. 쿠겔과 자신이 정의한 논리체계에서 이탈한 두놈씨가 제 주인과 함께 빚어낸 믿음을 부정하니 이것들이 단단히 미쳤냐며 무심코 분노를 표출한 겁니다.


전투 중에 복종을 강요하는 스트라이커의 말과 레도의 내면이 거듭 교차하던데, 소년은 자신이 존경하던 이가 만들어낸 괴물의 말을 들으며 스스로의 삶에 대해 돌이켜봅니다. 자신은 결국 눈앞의 깡철 그리고 상관하고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는 자승자박과 스트라이커한테 장비가 조금씩 부셔져가는 장면이 맞물리며 소년의 탄식을 받쳐주죠. 체제가 깔아준 길만 걸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기에 자기 자신 그리고 가까운 이들의 고통마저 외면하면서 정신없이 달려왔고, 속빈 강정처럼 살았기에 기계의 헛소리마저 구세주의 복음처럼 받아들이고자 했으니.


소년은 진실로 큰 슬픔을 맛봤던 순간을 돌이킨 직후, 전투 자체와 내면의 압박에 몰리다 못해 극단적인 방편을 취하려 들죠. 체임버가 당연히 반대하고 나서자, 레도는 자신 또한 너처럼 책임을 지려들 따름이라며 차분히 설득합니다. 부질없는 이념투쟁만 이어가던 자신들이 이로 인한 폐해를 극복하기 시작한 인류의 고향에 와선 안 됐다는 말이 서글프더군요. 침침한 먹구름 속에서 두 기체만이 마주 보는 장면을 통해 그들이 이 세상의 이방인이란 이질감이 한층 돋보였고요. 이 세상에 자신들의 자리는 없고, 고향에 돌아갈 수도 없으니 당장 죽는다 해도 아쉬울 게 없다? 정말로 레도의 자리가 없었을까요? 이 논지는 나중에 대차게 뒤집히죠.


스트라이커는 시종일관 우월한 기동력으로 레도 일행을 몰아치던데, 이는 성능의 우위만이 아니라 조종사의 안부를 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한몫했을 겁니다. ‘마크로스 플러스스텔스에서도 무인전투기들은 블랙아웃을 비롯한 장애요인들이 적기에 인간들을 압도하곤 하던데, 레도 역시 이 작품들의 주인공들처럼 피 토하며 인공지능과 싸워야 했죠. , 스트라이커에게 전투경험자료를 제공한 쿠겔의 짭밥이 레도보다 월등하기도 했겠지만요.

레도는 고작 인공지능도 제압하지 못하자, 자신의 조종실력만이 아니라 공허한 내면이 진짜 문제라는 식의 자괴감에 빠집니다. 그리하여 상황을 타개하고자 신경동조율을 극한까지 올리라 지시하던데, 이 시스템은 원래 다른 부대원들과 돌아가며 구사하거나 사용한 후 충분한 의료조치를 받을 것을 전제하고 탑재된 물건이겠죠. 체임버가 단순한 전투기라기보단 파워드 슈트에 가깝다는 사실과 레도가 조종체계에 접속할 때마다 조종복에 그어진 선들이 빛나던 이유가 새삼 반증된 셈이며, 조종에 필요한 동작만이 아니라 이에 수반하는 신경신호의 전류를 받아들여 머신 캘리버가 한층 신속한 행위를 구현하는 일종의 사이코뮤시스템이라 봐야겠죠. 전에 굴러 떨어진 피니온을 감전시킨 장치도 요걸 응용한 게 아닐지. 좌우간 동조시스템을 가속시키면서 레도의 피부에 신경이 돋아나던데, 체임버의 설명에 따르면 스트라이커와 효율수치 자체는 또이또이해졌더라고요. 그러니 요 여우도 레도의 육탄공격을 못 피했고, 레도는 기체에 가해진 약간의 충격마저 제 몸이 상한 듯 예민하게 받아들입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신지가 익히 증명했듯이, 이런 시스템은 얻는 것보다 손해보는 측면이 더 큰 것 같단 말이죠. 몸 안 사리고 싸우기 힘들잖아요?


스트라이커가 선단을 덮치려들자 레도는 다급한 나머지 미사일을 한꺼번에 갈겨 마크로스 씨리즈에나 나올 법한 이타노 서커스를 시전하더니, 스트라이커의 반격에 미사일 포트가 날아가자 마자 케이블 달린 총검으로 옭아맵니다. 융보로들이 쓰던 작살의 원조쯤 되는 물건답죠. 덕분에 시간을 옴팡지게 끌긴 했지만 스트라이커가 기어이 끊어내면서 파국이 한발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 레도와 체임버 그리고 스트라이커의 드잡이질을 보고 있자니 옛날에 본 드래곤즈 헤븐이란 작품이 떠오르더군요. 인간을 보조하는 전투로봇 샤이안이 이쿠루란 소녀를 두고 인간을 핍박하는 엘메다인이란 기계와 박터지게 싸워대는 작품이었죠. 인간을 저열한 관리대상 혹은 봉사대상으로만 보던 여성형 인공지능 그리고 인간과 상호보조하면서 같이 나아가길 선택하더니 살신성인마저 서슴지 않았던 로봇의 대립만 놓고 보면 아이 로봇의 비키와 서니 같기도 하고요.

 

 

Iron Giant

 

본작을 감상한 분들은 한결같이 체임버야말로 진히로인 혹은 더 나아가 레도라는 히로인(?)을 지켜낸 진 주인공이란 평가마저 하시더군요. 결말부에서 제대로 마침표를 찍기도 했고요그래서 새삼 레도에게 이 깡통이 어떤 존재였는지 되새겨보고 싶더군요. 본작의 프리퀼 소설인 소년과 거인의 표지를 보면 레도의 동생인 론도가 구석에서 마스크를 쓴 채 훗날 키 아이템이 될 오카리나를 보고 있었죠. 론도와 체임버는 각각 레도의 감성과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소양 즉 냉철한 이성같은 요소들을 상징하는 동시에 교차하듯 한 소년의 인간성을 형성해간 존재들이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론도가 레도를 인간으로 돌이킬 계기를 만들었다면 체임버는 레도가 인간으로 재탄생할 때까지 받쳐줬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처음 소설의 제목을 봤을 때야 레도와 체임버를 지칭하는 듯했으나, 어쩌면 레도를 변화시키고 이 과정을 지켜볼 존재들을 뜻한 걸지도 모르겠어요.

본편에서 체임버는 여느 때보다도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대사를 토하곤 하며, 레도의 죽음이 임박했을 때는 아예 직설적으로 죽고 싶냐고 물어보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레도의 참뜻을 확인한 체임버는 여태껏 걸핏하면 자신의 기능 중 계발이란 요소를 강조한 이유를 똑똑히 천명합니다.

병사에게서 임무를 제외하면 대체 뭐가 남는다는 겁니까?

인간이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슈퍼로봇대전 OG’에서 군용 인조인간인 라미아의 질문에 브릿트(체임버의 성우분이 연기하셨죠.)가 이렇게 대답했던 게 기억나는군요.


레도가 어엿한 인간이 다 됐다고 생각했기에 더 이상 자신이 보조할 필요도 없다는 인공지능의 말은 정말 심금을 울렸죠. 그러고 보니 쿠겔도 레도와 헤어질 때 더 많은 성과를 내라고 말했죠. 하지만 그는 군인이자 살상병기로써의 결과를 강조했고, 체임버는 객지라 할 사회의 일원이자 독립된 주체로 살아가라고 당부했습니다. 전자야 레도가 딴 세상에 날아갈 줄은 몰랐고 후자는 레도가 지구에서 살아가야한다고 판단한 탓도 있겠지만, 같은 인간이 기능을 그리고 기계가 주체성에 중점을 줬다는 것도 참 모순된 노릇입니다. 이와 같은 양상은 체임버 자신이 언급했듯 중앙시스템과 연결이 끊긴 후, 독자적인 정보수집과 사고를 반복해가며 레도에 비하면 티미하긴 해도 확연히 변해간 데서 비롯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앞서 언급드린 라미아는 보편적인 인간성을 지키고자 웃전에게 대들었다가 돌았냐?!”란 소리를 듣자, “학습한 거다!!”라고 대꾸했더랬죠. 레도의 선택이야말로 평생의 반쪽을 바꾼 결정타였던 겁니다. 이는 체임버가 레도의 성장과 변화를 인정하며 서로에 대한 호칭을 바꾸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예전부터 마음에 걸리던 게 있었는데, 체임버는 늘 자신을 기체라고 칭하다가도 스스로의 역할 즉 레도의 계발에 대해 설명할 때만 라는 1인칭을 구사했다는 겁니다. 즉 레도가 군대의 부속품을 넘어서서 엄연한 사회적 주체가 된 순간에야 체임버 자신 역시 당당한 객체라 자처할 자격을 얻었다고 돌려 말한 거죠.

이 때 체임버가 자신의 두뇌라 할 존재를 머리째 분리시켜 생존을 종용하는 모습이 많은 상념을 불러일으키죠. 스트라이커가 죽은 제 주인을 머릿속에 가둬두고 있어 더욱 그렇고요. 모님께선 쿠겔의 머리가 떨어지는 장면은 스트라이커의 조종석 즉 그녀의 머리 안이 사실상 비어있다는 것과 이 깡통의 공허한 존재를 재강조하는 연출이라 설명하셨죠. 어떠면 스트라이커가 굳이 제 주인의 시신을 조종석에 보존한 이유는 자신이 그저 쿠겔의 뜻에 따라 행동한다고 스스로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자구책이었을지도 몰라요. 레도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길 바랬기에 떠나보낸 체임버와 확연히 대조되죠. 이는 체임버와 스트라이커만이 아니라 레도와 쿠겔의 차이마저 여실히 드러내는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체임버가 한 바퀴 돌며 레도가 탄 조종석을 올려본 순간, 가슴이 벅차더라고요. 이제껏 레도가 올려다봤으면 봤지 체임버가 레도를 대놓고 올려다보는 건 처음이기도 하고, 제 반쪽이 어엿한 인간이 된 데 대한 뿌듯함과 마지막으로 보고 떠나겠다는 마음을 내비친 듯했거든요. 그리고 자기연민과 절망감 때문에 울었던 소년은 평생의 전우이자 반신을 잃은 순간, 그가 일으킨 오로라를 보며 또 다시 눈물을 흘리죠.

체임버는 레도를 떼어내자 마자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공격합니다. 이전처럼 회피와 공격을 병행하는 게 아니라 한 대 맞고 두 대 치는 식이라 스트라이커는 속절없이 얻어 맞았고, 이같은 자폭전술마저 소년을 아끼는 인공지능의 마음을 대변했죠. 스트라이커는 뒤늦게 그의 작심을 알아채고 내빼려하면서 어지간히도 급했는지 폭주했냐고 공박합니다. 남말하네. 그리고 체임버도 이를 호되게 반박합니다. 뒤져라, 깡통년아? 이 쇳덩이가 상욕을 다 하다니. 레도 말고 그나마 오래 접촉한 인간이 피니온이라 저따위 말을 배웠겠죠. 이 때 저만 터미네이터2’의 명대사 “Hasta la Vista, BABY.”를 떠올리진 않았을 겁니다.


예전에 레도의 변화가 존 코너를 보호하던 터미네이터와 흡사하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사실 체임버와 터미네이터 그리고 레도와 존 코너의 입장을 서로 대입해봐도 유사한 구석이 많아요. 체임버와 터미네이터만 해도 아직 사회적으로 미숙했던 아이가 스스로의 능력을 벗어난 과업마저 수행하게끔 보조하는 기계인 동시에 자신을 돌이켜보고 성장하게끔 만든 가족이란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터미네이터 역시 보호대상과의 교류를 통해 변해갔고, 인간들을 짓밟으려는 상위기종을 쓰러뜨린 후 사랑하는 소년 그리고 인류를 지키고자 자신마저 희생시켜 스스로의 변화를 가슴 시리도록 증명했죠.


체임버가 레도를 볶는가 싶다가도 막판에 제 주인을 위해 장렬히 죽는 건 전투요정 유키카제스텔스와도 흡사하죠. ‘스텔스의 에디 역시 양철인간이란 별명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 조종사의 돌발행동을 보고 급격히 변해가더니 상급자의 제지를 무시하고 당면한 임무를 확 실행하거나 인간들한테 까칠하게 굴다가도 나중엔 이들을 인정하고 구하기 위해 자폭하기까지 했죠. 인간들을 엿먹일 때 했던 말에 다른 뜻을 담아서 작별인사를 하는 것도 참.

물론 제작사 특유의 인공지능에 대한 주관이 드러난 최후기도 했습니다. ‘공각기동대’ TV판의 타치코마처럼 인간보다 더욱 인간미 넘치는 자기희생을 불사하는 과정을 통해 좋은 인공지능과 나쁜 인공지능이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이들한테 영향을 주고 변화시켜가는 인간들이 누구냐에 따라 자아와 행동양식이 결정된다는 논지 말입니다. 체임버의 말마따나 레도와 쿠겔의 행동이 두 인공지능을 저처럼 변화시켰듯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들이 똑바로 처신하면 그만이라 이거죠.

터미네이터가 미래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듯 어찌 보면 체임버는 최선의 결말을 맞이한 걸지도 모릅니다. 동맹에서 부여한 알고리듬 때문에 체임버가 또 말썽을 자아낼 수도 있고, 레도가 먼저 죽기라도 했다간 스트라이커처럼 대책 안 서는 짓을 벌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덧글

  • 암흑요정 2013/07/07 20:36 # 답글

    「로봇(인간형 병기 머신 캘리버)이 나오지만, 전투 메인 작품이 아니라 레도와 히로인 에이미를 중심으로 한 가르간디아의 사람들의 교류가 중심인 따뜻한 작품입니다. 우로부치 씨니까, 사람이 많이 죽을 거라고 팬 여러분들은 벌써 목소리를 높이는 듯하는데, 분명 기대를 배신하는 형태가 될 겁니다.(웃음)」
    -선전담당 인터뷰

    아무리 봐도 인간과 기계의 교류로 보입니다.
    선전 담당자 님.
  • zemonan 2013/07/09 19:41 #

    체임버의 변화가 극적이긴 하지만, 결국 그를 바꿔놓은 존재는 선단의 주민들에게 융화되간 레도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인간성이란 지극히 폐쇄적인 인공지능마저 좋게든 나쁘게든 변화시킬 위력을 지니고 있다는 식의 고전적인 사례가 또 하나 추가된 셈이죠.
  • 무지개빛 미카 2013/07/08 08:22 # 답글

    작붕은 BD에서는 다 수정되니 시간이 기다리면 됩니다.
  • zemonan 2013/07/09 19:41 #

    IG가 오죽하겠습니까만은 씁쓸하긴 해요.
  • 파라블럼 2013/07/08 11:05 # 삭제 답글

    //1. 피니온이 머리 만질때 캬하~. 진즉에 좀 이러지.
    2. 저도 이 부분은 이해 불가. 라케이지가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참;
    3. 피니온과 라케이지라 흐음...베로즈는 어쩔꺼야?
    4. 나이스 보트!
    5. 이름 적절하네요. 하늘의 사다리라니. 매스 드라이버가 기슬 그런 용도로 쓰이는 물건이긴 합니다만 크크. 왜 그걸 생각 못했지... 그나저나 복선 회수 잘 하더군요. 물 뿌리는 것도 단순한 연출이 아니었다니....
    6. 유인관측체...크크크. 옛날엔 비행선이나 그런걸로도 하긴 했으니...그나저나 에이미로 탄착수정을 하다니...진성 밀덕 답네요.
    7. 그래서 현재의 함포가 과거의 함포보다 더 작고 문수도 적지만 더 많고 큰 화력을 단기간에 뿌려 줄 수 있다고 하죠. 기술의 발전은 위대합니다.
    8. 지구의 상황과 동맹의 이념이 교묘하게 결합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9. 전 저 장면 보면서 쿠겔이 살아 있었으면 레도와 체인버는 어떠한 판단을 내렸을지가 궁금하더군요. 기실 쿠겔의 사망 이후 쿠겔이 만든 기반을 스트라이커가 발전 및 유지 시킨 거거든요. 그 부분을 저 둘은 스트라이커의 폭주라고만 단정 지어버리니까 말이죠. 나의 쿠겔이 이럴리가 없어! 라는 걸까나요?
    10. 전 저거 그냥 스트라이커와 갭을 메우기 위한 땜빵설정 같습니다. 세계관에 어긋나진 않지만 탑재 사상에 근거가 없죠. 동맹이 파일럿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게 아닌한요. 왜냐하면 저거 탑재한 수 많은 작품들에서도 그렇듯이 저건 최종병기가 아니라 그냥 일반용이었죠. 저걸 운용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처럼요.
    11. 체인버는 확실히 레도를 가장 곁에서 지켜보며 '파일럿 지원 계발 시스템' 의 역할을 톡톡히 한거 같습니다. 원래 저 의미가 전투력 향상을 위해 쓰여졌어야 했을텐데 생존과 성장을 위해 쓰였다는게 멋졌지요. 체인버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장한건 전부 사실이었습니다.
    12. 피니온이 나쁜놈이네요. 크크크. 그래도 체인버가 저런 말을 할 줄 몰랐습니다. 체인버도 가르간티아에 물 들었다고 봐야 겠지요.
    13. AI도 결국은 학습을 통해 진화 한다고 봐야죠. 학습은 DB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DB가 처음부터 갖춰졌을리는 만무한고로 결국 DB 생성에 어떠한 요소가 작용했느냐에 따라 AI도 갈린다고 봐야 겠습니다.
    딱딱하던 초반에 체인버가 가르간티아에서 생활하며 레도와 부대끼며 AI로써 한층 진화한걸 보면 정말 본작은 체인버 관점에서 보면 체인버의 성장기라고 해도 맞을거 같습니다.
  • zemonan 2013/07/09 19:50 #

    좀 더 일찍 그랬으면 정말 일찌감치 죽었을지도 몰라요.
    슬쩍 건너뛴 구석이 좀 있었죠.
    베로스라, 글쎄요... 피니온같은 화상은 꽉 잡을 사람이랑 부부되는 게 그나마 괜찮을 것 같아서요.
    진짜 나이스 보트였군요. 허.
    앞뒤는 나름 맞춘 셈이죠. 4화와 5화에서 왜 그토록 부각시키나 했는데 말입니다.
    지금도 포격이나 폭격지점을 유인관측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들었습니다. 마마마에서 호무라가 박격포 계산표를 휘날렸던 걸 생각하면 이쯤이야...
    힘과 달리 효율은 곧 위력으로 직결되니까요.
    쿠겔은 그래도 인간이라 정신 혹은 육체적인 한계때문에라도 이만큼 막 나갔을리 없다고 본 거겠죠. 하지만 이 교단의 양상은 고작 몇 년동안 형성돼거나 고착된 게 아닐 테니 참...
    레도가 기계의 일부가 되서라도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기계인 체임버가 반대로 자신의 일부인 레도를 떼어내야만 할 이유를 좀 더 극적으로 꾸미기 위한 장치겠죠.
    QB도 그렇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적이란 점이 대단하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하죠.
    체임버야 인정 안 하겠지만 이 깡통도 정말 많이 변했어요. 스트라이커의 지적이 아주 틀린 것만은 아니죠.
    레도와 함께 선단의 환경에 부대끼면서 본의 아니게 언어유희나 개그를 했던 양상들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죠.
  • Dante 2013/07/08 21:41 # 답글

    진짜 스텔스의 박사는 KITT를 만들었어야 했다...
  • zemonan 2013/07/09 19:50 #

    에디를 그토록 자랑하더니 감정 생겼다고 놀라는 건 또 뭔지... 은근히 떠벙한 구석이 있더라고요.
  • dream 2013/07/13 19:57 # 삭제 답글

    이번 화 이전에는 큐베랑 체임버랑 비슷하다는 소리가 많았는데, 이번 화에서 완전히 바뀌었네요. 어떻게 만 년 이상 인간과 교류한 외계생물보다 기계가 더 인간적인지.
  • zemonan 2013/09/27 02:41 #

    인간과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도록 설계된 동시에 관리하란 지시를 받은 기계가 인간이길 포기한 종자들보다 더 인간적인 것도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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