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성의 가르간티아 – 콩키스타도르의 묵시록 -푸른 별의 표류자들-

모든 에피소드를 통틀어 작화가 가장 처참하더군요. 그나마 클로즈업할 때는 괜찮아지나 싶다가도 걸핏하면 망가지며 블루레이에 대한 기대감만 드높입니다.

 

천기누설에 주의하시길


다만 라케이지가 등장할 때는 그래도 I.G.다운 동화를 선보이긴 합니다. 아무튼 초장부터 에이미가 이전처럼 청아하게 날아다니며 마음을 추슬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피로하던데, 멍청한 사내놈들이 떠나고 나니 여인네들끼리 담소를 나누며 상황을 돌이켜보죠. 이때 리짓이 오징어들의 본거지 근처를 지날 거라고 하던데, 가르간티아가 레도 일행과 무슨 수로 엮이나 싶었더니 은하길이 알아서 멍석을 깔아주는군요. 이게 과연 우연일까요? 연구소가 갈려나간데 대해 지구상의 에볼버들이 대응한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거라면쿠겔 일당의 흑심도 그렇고, 여러모로 피바다가 조장될 공산만 커져갑니다.

정체불명의 선단이 나타나자 프랜지는 피니온이 또 멍청한 짓 하기 전에 뜯어말리고자 몸소 나섭니다. 다른 놈들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들을 친구니 영감님도 조바심이 났겠죠. 이 양반이 부하직원들의 하극상을 말리던데, 피니온을 갈궈대야 당장 도움도리 거도 없다고 봤기에 일단 난장판부터 수습하고자 했던 겁니다.

피니온이야 함부로 틀에서 벗어난 수단을 동원해대면 내외로 주체가 안된다는 진리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었죠. 미지의 적들과 만나 불안감이 치미는 와중에도 지금껏 돌진해온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레도 일당이 뒤를 봐줄 거라 생각해 또 까불더군요. 그래서 저번 편처럼 초전자포를 갈겼다가 스트라이커가 체임버도 구사하던 빔병기를 이용해 역관광을 태웁니다. 원체 위력이 비교가 안 되는 건 물론이요, 스트라이커는 체임버보다 상위기종이니 답이 없죠. 좌우간 사방팔방 포위되고 타개책이 잘려나가다시피 하자, 피니온의 아랫것들이 멍청한 대장놈을 갈궈대기 시작합니다. 피니온은 이들의 힐난 덕분에 그동안 제쳐둔 현실감각을 돌이키죠. 상황에 취해서 막나가던 기세가 한풀 꺾이고 나니 정신차린 겁니다. 그래서 프랜지한테도 나름 타당한 이유를 대며 늦게나마 차선책을 열심히 강구했고요. 멜티는 피니온이 안쓰러웠는지 다들 너 모자란 거 알면서도 자기들 욕심이 동해서 따라나선 거니 새삼 누굴 욕하려 들겠냐고 달랩니다. 당분간 지인들한테 눈총받으며 지내야겠지만, 가르간티아 특유의 가족적인 분위기 때문에 얼마 안 가 그럭저럭 해소될 테고 말입니다.

피니온이 들어선 응접실엔 큐브와 각종 공구들이 놓여있던데, 원숭이 지능 측정하듯 애초부터 그의 자질을 시험할 밑밥을 깔아뒀던 셈입니다. 이 입체영상큐브는 레도가 접한 장치와 색상만 다르지 형상은 비슷하더군요. 좌우간 스트라이커는 피니온의 자질을 인정하더니 기술사관으로 냉큼 임명하던데, 이 친구가 무식한 언행을 자주 범하는 데다 분수에 안 맞은 두목질에 눈이 뒤집혔을 뿐이지 자기 전문분야에선 나름 두각을 드러내는 편이었죠. 그러니 초전자포도 나름 쓸만하게 재정비할 수 있었던 거고요. 그리고 면접이 끝나고 나니 대머리 사제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선사하던데, 사람 다루는 법을 안다 싶더라고요. 허수아비로 전락하긴 했지만 일단 현재 선단의 리더라 할 피니온으로 하여금 통합선언을 읊도록 강요해 잡음을 미연에 줄이려 한 겁니다. 피니온 자신이야 지독하게도 달갑잖은지 참 성의없게 읽더군요. 하긴 이해는 갑니다만. 프랜지는 두 세력의 규모와 무력의 차이가 큰 고로 항복권고를 받아들이며, 교단의 사제들은 선단의 수장인 노인네를 주민들 앞에서 무릎 꿇리고 세례하는 과정을 통해 이들 모두에게 상황의 변화를 똑똑히 각인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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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의 아이캣치에선 라케이지의 치장품들이 나오던데, 설마 이렇게 재등장할 줄은 몰랐네요. 레도한테 털린 후에 세력을 돌이키려다가 교단과 시비가 붙어 굴복한 모양이더군요. 쿠겔 일당이야 지구상에서 제일 잘 나가는 축에 속하는 무력집단이라 보고 쓸만하겠다 싶어 일찌감치 잡아먹었겠죠. 다만 아니나 다를까 남한테 빌빌댈 족속이 아닌지라 쿠데타를 꾀하며, 특유의 전술능력을 감안하면 스트라이커를 타격할 수단을 확보했나 싶은 의혹이 듭디다. 신자들이 피니온한테 잔칫상을 차려줄 때, 라케이지가 함께 들어온 이유는 그의 소갈머리를 가늠해본 후 거사에 끼워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해야 했기 때문이었죠. 역시 우습게 볼 여인네가 아닙니다.

 

쿠겔천국 불신지옥

 

전 두 집단이 통합될 때 교단의 크레인이 선단의 접합 크레인을 우악스럽게 틀어쥐는 장면이 기억에 남더군요. 저 크레인이 이제까지 보여준 역할과 반대되는 연출을 통해 교단의 강압적인 성향과 사태가 단단히 꼬였다는 점을 받쳐주거든요. 이놈의 교단도 나름 잔머리를 굴릴 줄 아는지 통합 직후에 반동분자들이 패거리를 형성 못하게끔 선단의 주민들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원활한 감시체제 속에 옭아맵니다. 폴 포트정권의 캄보디아나 지상락원을 추구하신다는 김씨왕조같이 식구가 아니라 일개미로 부려먹기 편하게 판을 짠 겁니다. 말 안 들으니 총 겨누는 것마저 현대에도 건재한 독재꼴통들과 흡사하죠. 다만 위압감 주겠답시고 돌격소총을 한팔로 드는 신도들을 보고 슬쩍 식겁했답니다. 믿음을 과도하게 추구한 덕분에 뇌내마약이 화끈하게 분비되나 보죠?

가르간티아를 비롯한 선단들은 1차 집단을 넘어선 2차집단에 가까우며 구성원들을 한식구로 인식하는 성향이 강해서 나름 관대하며 활기찬 편이지만, 쿠겔한테서 동맹의 강령을 요상하게 받아들인 광신도들께선 약육강식과 통제경제를 지향하며 유통화폐마저 폐지해 고리짝 공산국가마냥 극단적인 집산주의 및 분배시스템을 유지합니다. 라케이지야 참 공평한 체제라고 하지만 퍽이나 공평하겠습니다. 가만 보면 라케이지를 비롯해 막 합류한 신참들이나 하류층은 문장도 안 새기고 일만 시키는 듯하더군요. 그리고 이마에 눈알문장을 새긴 정식신자들은 북한의 일반당원들마냥 약간이나마 나은 의식주를 보장하며, 삼지창 문양을 그린 고위사제들 즉 소위 신내림을 받는 윗전들만 잘 먹고 잘 사는 꼬라지를 선보입디다. 사이비 종교집단과 공산주의국가들의 안 좋은 공통점들은 죄다 지니고 있는 셈이죠.

더 골 때리는 건 쿠겔 일당이나 신도들이나 동맹의 관념마저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적자원의 낭비를 피하겠다며 선단을 온전히 흡수통합한다는 표현만 봐도 사람을 물건으로 보는 성향이 역력하고, 동맹과 똑같이 사회적인 기준에서 떨려난 열등인종들을 희희덕대며 천당행 티켓을 끊어줍니다. 처형되는 당사자도 자신을 온전히 바치겠다는 짜세를 얌전히 잡고 있으며, 구경꾼들이 해맑게 웃고 있는 것 좀 보세요. 파시즘 특유의 소수자 배제 정책에다 종교적 순교미학을 제대로 버무렸죠.

레도는 피라밋과도 훕사한 제단 위에 스트라이커를 신주단지처럼 모셔놓은 꼴을 보고 잠시 황당해하더군요. 예전에 게임라인이었나 게임매거진이란 잡지에서 세계정복을 성공시킬 법한 집단 중에서 군사조직은 자체 생산능력이 전무한 소모집단에 불과하기에 한계가 있고, 종교집단이야말로 시간은 오래 걸릴 수 있지만 특유의 영향력 때문에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축에 속한다고 평가한 적이 있었죠. 쿠겔은 동맹의 체계를 이른바 저급문명의 수준에 맞춰 교리로 변질시켜 종교집단과 군사집단을 짬뽕한 세계정복조직을 만든 셈인데 실로 막장 중 상막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작은 동맹을 형성한 양상은 반지의 제왕에서 사루만이 사우론의 군세를 흉내내 자기만의 군단을 빚어낸 상황을 연상시킵니다. 이래놓고 인류의 존엄 운운하셔? , 존엄 한 번 근사하게 지키시네.

두 집단에 속한 동시에 핵심인사라 할 수 있는 군바리들의 재회도 한 번 살펴보죠. 레도는 현지 주민들과 협상을 시도한 자신과 달리 직접 부려먹는 상관의 방침을 접하고 놀랍니다. 이는 신임쏘가리와 영관급 현장 지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일지도 모르겠어요. 좋게 말해 쿠겔은 2화의 레도처럼 생각만 하고 소극적인 조치를 취한 것과는 좀 달리 자신이 처한 상황을 거시적으로 보고서 필요한 방침을 과감하게 실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남의 머리통 밟고 사는데 더 익숙해서 저런 거고요. 그가 지구인들의 개념을 뜯어고치려 드는 성향은 전형적인 군바리형 사고방식에 가까워요. 보통 막 부임한 현장지휘관은 부대의 체계에 적응하기 보단 자신의 원칙과 사고방식에 따라 부대 전체를 수정하려는 경우가 왕왕 있죠. 쉽게 말해 자신이 맞닥뜨린 환경을 자신에게 적응시키려 든달까요?

미처 다듬지 못한 수염이 쿠겔이 지구에서 영위한 삶을 대변하던데, 이 양반도 나름 고생이 많았을 겁니다. 레도는 옛 상관과 재회한 덕분에 참 오래간만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짓습니다. 자기 때문에 죽은 줄 안 은인이 살아있었던 데다가, 통역기나 서툰 지구말을 이용하지 않아도 대화가 술술 통하는 동향 선배를 만나서 정든 고향에 돌아온 느낌도 들었거든요. 소년병은 이놈의 별에서 지구인들과 소통 좀 하겠다고 온갖 고생을 한 게 떠올랐는지 상사가 조종석에 갖혀 살며 지령을 내리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 말에 공감합니다. 더욱이 초록은 동색이라고 같은 체제 출신들답게 새로이 접한 사회집단에 대해서도 신나게 뒷담을 까며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하더군요. 쿠겔의 비판은 이전에 레도 자신이 털어놓은 속내와도 상통합니다.

레도야 동맹의 가치관이 이래저래 뒤틀린 결과물이란 진실을 알아내긴 했으나, 고정관념이란 게 하루이틀 사이에 바뀌긴 힘들죠. 게다가 레도한테 쿠겔은 단순한 윗대가리를 넘어서 중요한 명령을 내리던 직속상관 즉 스스로가 속한 체제의 대리자이며 정체성의 필요요소들을 제공해주는 뿌리와도 같습니다. 둘 다 군사국가출신들이니 이런 성향이 한층 강하기도 하고요. 이러니 레도는 기꺼이 쿠겔을 다시 따르겠다고 다짐한 겁니다.

쿠겔은 짬밥과 연륜 덕분인지 아니면 레도보다 일찌감치 진실을 접하고서 나름대로 고민하고 속차린 덕인지 후배의 번민을 명쾌하게 정리해줍니다. 최전선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본의 아니게 정황증거들을 접하고 나름 추론해낸 건지, 레도처럼 지구에 와서 관련자료들을 접한 거지는 본인만이 알겠지만요. 종족으로써 인류이길 포기한 자들을 동족으로 간주해야 하는가, 또한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약자와 강자의 괴리는 존재하지만 자기들 나름 방식으로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가치있는 과정이 아닌가? 이 양반 관점도 일리가 있죠. 좋고 나쁘냐 혹은 옳고 그르냐와는 별개로 질서 자체는 사회에 필요하니까요. 다만 쿠겔 일당은 질서와 행복의 기준을 지나치게 단순하면서도 협소하게 잡고선 이를 만인에게 강요한다는 게 문제죠. 개인의 행복이 사회전체에 기여하는 데 달려있다? 군국주의를 표방하는 전체주의 국가 출신자다운 가치관이며, 레도 역시 이를 어느 정도 납득합니다. 극단적인 공리주의자란 점만 감안하면 어느 킬러양반하고 죽이 잘 맞을 듯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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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임버와 스트라이커도 저희 주인들만큼이나 비슷하면서도 다른 진로를 취합니다. 체임버가 레도와 관련된 사항들만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데 반해 스트라이커는 보다 넓은 범위의 업무들도 도맡더라고요. 체임버는 제 주인의 건강부터 챙기고자 대뜸 풍토병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더니 라케이지의 똘만이들이 타는 융보로들을 모셔둔 격납고에서 건강검진을 실시합니다. 또한 레도의 의문을 듣고서 쿠겔의 은둔이 건강 때문만이 아니라 효율적인 지휘권도 염두에 둔 조치였다는 의견도 제시하죠. 이때 스트라이커가 창공을 향해 이륙하며 레이더와 카메라의 인식범위를 확장시켜서는 가르간티아의 접근을 포착해냅니다. 기실 교단의 신체이자 종교적 권위의 상징인 스트라이커는 신전을 섣불리 뜨질 못하며, 자리를 비운다고 해도 정말 필요할 때만 짧게 용무를 마쳤을 겁니다. 안 그러면 쿠겔의 카리스마가 무너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속칭 계몽활동을 크게 벌리기 힘들었고 여태까지는 항해하다 맞닥뜨린 선단들이나 배만 거둬들였을 겁니다. 하지만 레도와 체임버가 합류한 덕분에 상황이 또 뒤집히고 말죠. 쿠겔과 스트라이커 자신에게 버금가는 무력을 지니면서도 말 잘 듣는 레도를 대리자로 내세워 훨씬 신속한 계몽원정을 시도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쿠겔이 보여준 약도에선 막 접수한 연구소는 황록색, 그리고 프랜지의 선단과 가르간티아는 똑같이 녹색으로 표시돼 있더군요. 레도야 약도만 보고도 자신이 원정나갈 선단의 정체를 알아낸지라 금세 당혹스러워 하지만요. 가르간티아는 워낙에 규모가 큰 데다 스트라이커도 운신하기 어려워서 이놈의 교단도 섣불리 손대기 힘들었지만, 레도 일행 덕분에 이젠 만만한 밥이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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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도가 쿠겔에게 복귀신고를 때리는 과정은 그가 요사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이 소년이 얼마나 여린 존재였는지 반증하는 시퀀스이기도 합니다. 초반에 레도는 그저 쿠겔과 재회할 수 있어서 기뻐했던 것만은 아니었죠. 한참 고민하던 와중에 자신의 번민을 잠시나마 제쳐놓을 핑계거리, 즉 고향과 권위를 연상시키는 존재를 만난 데다 운 좋으면 존경하는 상관이 이를 해소시켜줄 가르침을 하사할 수도 있다고 믿었거든요. 레도는 떨떠름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자신보다 사적 및 공적으로 권위있는 상관의 말씀에 따라 고민을 매듭짓고자 하던데, 이런 경향은 군사국가의 소년병만이 아니라 인터넷과 현실에서 정치적인 테제와 관련해 온갖 진상을 선보이는 말종들에게서도 엿볼 수 있기에 씁쓸했죠. 자신이 알멩이 없는 족속이란 자괴감을 잊고자 권위있는 존재 혹은 보다 큰 존재의 일부라는 사실을 실감하고자 애쓰는 부류들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축구판에서 온갖 물의를 빚는 홀리건들도 자신들이 응원하는 축구팀의 12번째 선수라 자처하며 구장 바깥에서도 적들과 대결을 벌이는 게 의무라 믿는다죠. 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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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레도는 이미 너무도 변했기에 존경하는 상관과 깡통들의 결론을 쉽사리 긍정하진 못합니다. 이전처럼 체임버의 내부에서 수면을 취하며 상관의 지시에 따라 기상하는 행위가 옛날로 다시 돌아가고픔 심정을 대변합니다만, 체임버의 합리적인 분석을 채 다 듣지도 않고서 부정하는 걸 보세요. 차라리 쿠겔처럼 체임버의 내부에 틀어박혀 지냈다면 이토록 고통스럽진 않았을 거란 자조가 서글프더군요. 예전에도 그랬듯 요 몇 달 동안 인간병기로, 대량학살병기의 제어부품 중 하나로 살아갔다면 이토록 가슴이 쓰리진 않았겠죠. 돌이킨 인간성이 자신의 번민의 근본이란 진실을 스스로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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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인이라 자처하는 정복자들


 본편의 부제는 해당 에피소드만이 아니라 본작의 주요 모티브와 주제마저 아우릅니다. 본편에서 쿠겔 중령이 일종의 군사집단에 가까운 사이비 종교집단을 창시해 교주 겸 신으로써 군림하며, 같은 문명권 출신인 레도를 대천사 내지는 다신교의 하위신으로 대접하는 전개(아니 작중에 나온 눈알문장을 감안하면 실마릴리온의 악중악인 모르고스와 만년 2인자 사우론이 더 정확하려나요.)를 보고 있자면 어둠의 심연을 바탕으로 만든 세기의 걸작 지옥의 묵시록이 떠올라요. 영화의 주인공 윌러드는 돌아버린 나머지 막나가는 커츠 대령을 제거하란 명령을 받고서 그를 추적해가며 전쟁터와 세상의 천태만상을 다 접한 끝에 대령이 건설한 군사종교집단을 찾아내고는 뻥졌더랬죠. 커츠 대령도 온통 시커멓게 차려입고선 어두운 신전에 틀어박혀 윌러드의 정신을 뒤흔드는 잠언을 연신 날려대곤 했고요. , 세상의 부조리에 직면하고서 개인적인 사색을 통해 광기에 찬 신으로 거듭난 커츠 대령과 달리 쿠겔 중령이야 지극히 논리적이면서도 거국적인 사상에 입각해 공포정치와 종교집단을 일궈냈습니다만. 우습게도 커츠 대령 또한 체임버가 분석한 공포의 속성을 윌러드에게 주입하더라고요. 공포란 부정하는 자에게 고통만을 선사하지만, 이와 하나된 자는 온갖 관념에서 해방된 안식을 얻는다나요?

사실 처음엔 존 카터 씨리즈를 비롯한 이계진입물의 수순대로 왕놀음을 하는 듯한 쿠겔의 작태나, 눈알문양 및 피라밋 모양의 신전을 보고선 프리메이슨이 먼저 떠올랐답니다. 레도가 자신을 과거의 정체성에 얽어매는 권위와 정인이 사는 두 번째 고향 사이에서 갈등하는 상황은 늑대와 춤을이나 아바타에 원형을 제공한 미대륙 원주민 잔혹사와 유사하고요. 북미의 백인들이라고 죄다 개척이란 명목하에 선주민들을 밟아대는 정부 방침에 동조했던 건 아니었고, 선주민들과 가까이 혹은 섞여 살며 편견이 사라진 후 그들을 위해 법적투쟁이나 목숨을 건 혈전마저 마다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죠. 개중엔 선주민 여자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선 부족 사람들과 백인들의 중재자로 나선 이들도 있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양키들은 훗날 이들을 선주민들과 함께 쓸어버리곤 했답니다. 그런데 이들보다 앞서 비슷한 상황이 16세기 남미에서 벌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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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묵시록에 영향을 끼친 아귀레, 신의 분노란 영화에선 에스파냐의 콩키스타도르들이 한탕털이를 노리고 남미의 원주민들을 밟아대며 발생한 문명간의 마찰과 종교를 강요하는 작태가 적나라하게 묘사됩니다. 기이하게도 당시 아즈텍엔 오랫동안 숭상한 신인 케찰코아틀의 사자가 1519년에 강림할 거란 예언이 전래됐는데, 이들은 흰 피부와 흑발 및 금발을 지닌 동시에 네발달린 동물을 타고 우레를 휘두른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죠. 이러니 스페인 파락호들이 말 타고 총을 휘두르는 데다 케찰코아틀의 상징 중 하나인 십자가를 든 성직자들마저 동반한 양태를 보고 아즈텍 사람들이 뭐라 생각했겠습니까? 물론 아즈텍 사람들도 이들의 본색을 금방 알아내긴 했지만, 이 흰둥이 잡것들은 전설을 이용해 뒤통수를 치는 짓도 서슴치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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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건 양놈들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아시아에서 식민지 땅따먹기할 때 내세운 명목 중 하나가 종교와 문명을 통한 야만인들의 계몽이었죠. 어느 군바리와 핑계가 차아암 똑같죠? 좌우간 콩키스타도르들은 자신들의 종교로 개종하라고 강요하는 짓도 밥먹듯이 했는데, 본작에서 레도를 환영한 여사제 즉 쿠겔로 인해 동맹교()로 개종한 여인이 레도와 체임버에 대해 묘사한 바는 남미의 원주민들이 침략 초기에 콩키스타도르들의 말과 총, 갑옷 같은 병장기에 대해 해석한 내용과 유사합니다. 그러고 보면 본편에서 나온 피라미드 모양 제단이나 인신공양의식도 아즈텍 문명의 산물들이기도 하니레도가 접한 지구인들 중에 피부가 검게 그을린 이들이 많은 이유나 에이미와 라케이지를 비롯한 일부 인물들의 의상도 제작진이 남미 원주민들의 인종과 문화에서 원형을 따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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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콩키스다도르와 얽힌 남미 잔혹사가 본작의 원형 중 하나라는 의견을 이토록 장황하게 말씀드린 이유는 앞서 언급드린 미대륙 원주민들 편을 든 백인들의 선현이라 할 인물 즉 레도의 모티브가 아닐까 싶은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1511년 곤잘로 게레로는 에스파냐 배를 타고 남미에 왔다가 난파해설랑 원주민들의 신전에서 젯밥이 될 뻔했다가 탈출한 후, 다른 마을에서 지내다가 현지의 여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려 완전히 융화됐다죠. 그는 원주민들에게 얼마 안 있어 콩키스타도르들이 쳐들어올 것이며, 그들은 신이 아닌 인간에 불과하니 맞서 싸워야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자신의 고향사람들에게 맞서싸울 수 있는 무기와 전술을 준비시키고 훈련도 바지란히 시킨 덕에 콩키스타도르들과 벌어진 초창기 분쟁에서 몇 안 되게 제대로 엿먹인 세력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았다죠. 또한 최초의 백인원주민 혼혈 즉 첫 번째 메스티소의 아버지로도 유명하며, 끝까지 싸우다 아들과 함께 전사했다고 합니다. 그는 지금도 현지 주민들과 역사가들 사이에서 진정한 선구자로 불리며, 멕시코 곳곳에서 게레로를 기리는 동상을 볼 수 있습니다. 게레로가 겪었을 온갖 부침은 레도와도 겹치는 구석이 많으며, 소년의 이름(Ledo) 역시 실제로 스페인 말이자 히스패닉계 성씨이기도 합니다. 만약 제 억측이 맞다 치면 레도가 이러저래 구르는 건 실로 팔자소관이었던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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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참 오래간만에 에이미의 활공을 감상했습니다. 레도가 아바타의 제이크 설리 그리고 에이미는 히로인인 네이티리와 유사한 위치를 점하게 됐는데, 네이티리를 비롯한 나비족들도 툭하면 이크란을 타고 날아다녔던 게 새삼 떠올랐답니다. 본편의 도입부가 에이미의 활공으로 시작됐다가 막판에 레도가 그녀의 활공을 보며 끝나는데, 이는 소년이 들이쳐야 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다시금 강조하면서 그에게 닥친 시련의 본질을 질러주는 수미상관 연출이었습니다. 레도는 늘 본작에서 본의 아니게 사태를 뒤집을 수 있는 무게추 내지는 매개자 노릇을 해왔지만, 이와 같은 팔자가 종당엔 스스로를 변화시킨 정인과 두 번째 고향마저 들이치게 몰아가는군요. 역시나 우로부치 대인이 최고십니다. 망할.

 

그리고

 

프랜지. 이전에 비해 레도에 대한 편견을 많이 풀어냈는지 좀 더 친근하게 부르더군요.

라케이지. 저희들끼리만 있을 때는 언니동생하나 봅니다.

피니온. 운 억세게 좋은 놈이죠. 미니 가르간티아 극장에선 체임버가 사망플래그를 모조리 세웠다고 말했거늘, 기어이 살아남네요. 악운 하나는 타고 났나 봐요.

여사제. 성우분이 자료영상의 앵커 중 한 명을 맡은 우치야마 씨입니다. 이따위로 재활용할 줄이야.

쿠겔. 성우가 알바 뛰는 마왕님의 아시야도 연기했네요. 마왕님 오셔설랑 수정펀치 좀 날려야 쓰것습니다. 동맹의 함선에 비해 이래저래 험한 환경에서 지내다 보면 병 걸릴 수도 있기야 하겠지만, 레도는 왜 멀쩡한 걸까요? 젊어서? 병에 걸릴 요소를 아직 안 접했거나 보균만 했지 발병하진 않아서? 만약 정말 그렇다면 레도의 미래는.

스트라이커. 성우분이 기동전사 건담 UC’의 오드리 번을 연기하셨더군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전 지금 입체영상으로 레도와 대화를 나누던 쿠겔이 진짜가 맞는지 좀 의문스럽습니다. 그는 얄궂게도 본작에서 레도가 직접 만나는 장면이라곤 한 번도 안 나온 인물이며, 소년에게도 화면을 통해서 지시사항만 일러주던 화상속 존재에 불과하죠. 그래서 레도는 위화감을 못 느끼겠지만, 이 소년을 보다 확실히 설득하기 위해 잠시나마 조종석을 열고서 독대할 만도 할 텐데요? 레도의 구조요청에 바로 대답하지 않은 이유도 어물쩡 넘어가던데, 누가 이걸 도청한다고 통신관제를 한답니까? 곧바로 응답 못할 요인이 따로 있었던 건 아닐지? 쿠겔이 일찌감치 죽었거나 스트라이커와 갈라서는 바람에 홀로 남은 인공지능이 체제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을 수행하고자 온갖 수작을 부리고 있으며, 레도가 나타나니 옳다구나 이용하려고 꾄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요. 풍토병 운운도 쿠겔이 나돌아다니지 않는 이유를 무마하기 위한 핑계일지도 모르고요. 체임버와 스트라이커의 대조되는 구석도 마음에 걸립니다. 이들의 음성이 각각 남녀로 설정된 것 말고도 전자는 입이라 할 부위가 없이 소통할 때 눈만 깜빡거리며, 후자는 눈구멍을 뚫려있되 점멸신호기가 입가에 붙어있지요. 체임버는 쓴소리건 잡소리건 자신의 판단과 의도를 과감없이 전하곤 합니다. 하지만 스트라이커는 영 수상쩍단 말이죠. 이 깡통들의 눈과 입을 강조하는 미장센도 이런 차이를 강조하는 요소들이 아닐지.

, 그러고 보니 요새 거대한 흑막으로 등장하는 인공지능은 여성의 인격체나 형상을 취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아이로봇의 비키, ‘터미네이터 4’에서 마커스를 엿먹인 스카이넷, 레지던트 이블의 레드퀸등등. .

 

요새 어째 레도가 막판에 경악하면서 목격한 대상에 대해 읊으며 끝나는 경우가 늘었단 말이죠. 에이미와 베벨이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길 바랬기에, 그리고 똑같은 세상에서 살지 않길 바랬기에 싸우고자 마음 먹었던 소년은 이제 스스로의 손으로 자신이 맛본 고통을 정인들에게 안겨줘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소년의 선택에 대해 기대하며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P.S. 이래저래 바쁜 데다, 콩키스타도르들에 대해 새삼 조사하다 보니 늦게 올렸네요. 기다리신 분들께는 달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덧글

  • 아인하르트 2013/06/23 11:30 # 답글

    우리의 레도군이라면 자신의 하렘... 아니, 에이미가 있는 가르간티아를 지켜야죠.

    만약 쿠겔이 살아있다고 해도 그 고래오징어들을 잡을 때 쓰던 창을 사용해서 쿠겔을 스트라이커 째로 찌르며
    쿠겔: 이게 뭐하는짓이냐, 레도!
    레도: 왕위를 이어받는... 아니, 하렘을 지키는 중입니다.
    라고 하는 전개를 원하고 있습니다. (...)
  • zemonan 2013/06/24 02:08 #

    저도요! 이히히.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중이더군요. 흐미.
  • chervil 2013/06/23 11:34 # 답글

    확실히 수상적어요 홀로그램이로만 대화하는게...
    이미 히디어즈는 인류의 변형으로 대화의 여지가 있을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으니...
    새로운 악,적으로 기계(스트라이커)를 제시하면...가르간티아에 레드가 남는게 자연스러워 지겠군요...
    다만 터미네이터 처럼...T-800처럼 체임버역시 사라지거나 배트맨처럼 다크나이트 심판자로서 암약하던가요...

    근데...대체 어디가 젊은이들을 위한 응원가인거죠 ㅡㅡ;;;;영문을 모르겠어요 ㅋㅋ
  • zemonan 2013/06/24 02:09 #

    만약 예상보다 동맹이나 우주의 히디어스들이 일찍 지구로 귀환하면 레도 일행의 역할은 또 달라지겠죠.

    사회초년생들이여, 윗전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지 말고 상황을 똑바로 곱씹어보라... 이게 쿠겔 일당한테서 얻을 수 있는 타산지석이 아닐까요.
  • 창검의 빛 2013/06/23 11:54 # 답글

    아무래도 아직 저게 진짜 쿠겔인지 아니면
    스트라이커의 수작질인지 의심이 가는 상황이긴하죠.

    그나저나 저 교단의 문양말인데 웃기게도 고래오징어 닮지 않았습니까?
    삼각꼴의 오양운 다리가 변이한 동체부분,
    마름모안의 점은 고래오징어의 특징인 커다란 눈들
    혹은 입부위를 개방했을 때 나타나는 머리,
    방사형으로 퍼진 직선들은 촉수를 닮았군요.
  • 이름없는괴물 2013/06/23 15:55 # 삭제

    1화의 선동영상때 아바론에 있던 푸른색의 나선이 어째 이볼버들의 상징인 유전자 나선과 닮았던 것도 그렇고
    인류은하동맹이 사실상 히디어즈와 다를게 없다는 암시인지도 모르죠.
  • zemonan 2013/06/24 02:11 #

    생각해보니... 어쩌면 동맹과 히디어스의 통치자들 사이에도 일종의 야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극과 극은 통한다는 또 다른 선례일 수도 있고요.
  • ...... 2013/06/23 12:09 # 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는 걸 늘 느끼고 갑니다.

    말씀하신바 홀로그램 쿠겔은 가짜고, 사실은 몇화전에 죽은 가르간티아 선단장이 쿠겔이었다는 소문이 계속 퍼졌었죠. 시간차 문제야 상대성이론...
  • zemonan 2013/06/24 02:12 #

    감상에 도움이 되셨다면 저도 기쁘답니다.
    영감님의 정체는 맥거핀 다 됐죠. 쿠겔의 진실을 보니 참...
  • D 2013/06/23 12:43 # 삭제 답글

    만약 쿠겔이 레도같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인물이었는데, 스트라이커가 정보조작으로 파시스트처럼 만든 거라면 어마어마한 명예훼손(...)에 고인드립이 아닐까 합니다.
  • zemonan 2013/06/24 02:13 #

    쿠겔은 죽기 전에 저놈의 깡통부터 확실히 손봐줘야 했습니다. 남들만이 아니라 본인의 사후평가에도 도움이 안 되잖아요?
  • Grenadier 2013/06/23 13:22 # 답글

    뭐 발브레이브 1호기의 수상쩍은 AI도 여자이죠. 그러고보니 쿠겔 성우분이 알바마왕말고도 발브레이브에서 이누즈카 큐마 역이더군요.
  • zemonan 2013/06/24 02:13 #

    그러고 보니 그 깡통처자를 깜빡했군요. 참 여러모로 진국이던데... 헉, 큐마도 연기했어요? 이 바닥도 은근히 좁네요.
  • 무지개빛 미카 2013/06/23 13:58 # 답글

    암만 보아도 이러다 진짜 은하동맹에서 대부대라도 처들어오면 진짜 재미있을 듯합니다.
  • zemonan 2013/06/24 02:14 #

    13화의 결말이 기대되죠. 흐흐흐.
  • 암흑요정 2013/06/23 15:18 # 답글

    다음화의 제목이 "결단의 때"
    승리의 열쇠는 리짓이 건내받은 가르간티아의 열쇠(?)인가?
  • zemonan 2013/06/24 02:14 #

    1화 더 뒤로 미뤄진 것 같습니다만, 맥거핀으로 끝나진 않겠더군요.
  • 난별에서왔어 2013/06/23 15:30 # 답글

    이번에도 좋은 리뷰 감사히 봤습니다.

    콩키스타도르에 대한 건 여기서 처음으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덕분에 원주민들의 전설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제대로 알고 가네요.
    레도는 정말 팔자 하나는 제대로 타고 난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 번민과 번민의 끝에서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다니....

    여담이지만 피니온 진짜 대단해요. 보면서 '얘 곧 죽을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는데 끈질기게 살아남는군요...
  • zemonan 2013/06/24 02:16 #

    감상에 도움이 되셨다면 저도 기쁩니다.
    '아포칼립토'가 콩키스타도르들이 오기 직전의 상황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인데 여러모로 걸작이라죠.
    본인의 입장에서야 달갑잖겠지만 팔자 소관이려니 해야죠. 일종의 주인공 보정이기도 할 테고요.
    피니온은 진짜 고래심줄 저리 가라 할 친구입니다. 어찌 보면 레도 못잖게 본작의 상황을 주도해오기도 했고요.
  • 이름없는괴물 2013/06/23 16:01 # 삭제 답글

    읽기 시작할 땐 "넘 늦었네요(투덜투덜)"했었는데 다 읽고 나니 불평하던 나 자신을 때려주고 싶어졌습니다.(...)

    곤잘로 게레로 이야기는 저도 얼핏 알고 있었습니다만(이름은 몰랐지만 최초의 메스티조의 아버지격인 사람을 중심으로 3명인가 4명인가 백인동료들이 함께 활동하다가 불리해진 상황에서 1명이 배신해 몰락했다던가요) 그 양반이 레도의 모티브일 가능성은 생각도 못했네요.
    ...어? 이거 잘하면 결말쯤에 진짜로 두 막장들이 대거 지구로 몰려옴으로서 레도&가르간티아 망했어요 플래그란 야그?!

    쿠겔선단의 종교문양이 많이 삭아있는 거나 쿠겔이 레도에게 직접 얼굴을 보이지 않는 거나 영 수상하네요.
    아무래도 스트라이커가 쿠겔을 사칭해 사기치고 있는 거던가 아님 콕핏 내에서 감제감금동면세뇌플레이중이거나 둘 중 하나라는데 한표 던집니다.
    설마 과거 론도처럼 (스트라이커 또는 교단에 의해) 처분당하고 거기서 살아남아 가르간티아로 도망쳐와서 페어락이 된 건...?

    인공지능이 여성체인 건 상당수의 신화에서부터 은근슬쩍 견젹이 나오죠.
    판도라라던지 이브라던지 갈라테아라던지 남자가 먼저 만들어진 후 나중에 만들어진 존재잖아요.
    거기서 모티브는 충분히 나온다고 봐도 될 듯.

    그나저나 오늘밤(...) 레도가 에이미&베벨에게 뭐라 할지 참 기대됩니다.
  • zemonan 2013/06/24 02:20 #

    ...정말 면목없습니다. 으으.
    최초의 메스티소를 낳았다고 알려진 인물 중엔 선주민들 사이에서 배신자로 알려진 말린체도 있는데, 이 아줌마는 게레로와 완전히 반대되는 역할을 수행했다죠.
    '아포칼립토'의 결말처럼 작금의 위협요소들이 다 제거됐나 했더니 진짜 막장들이 밀려들면... 여러모로 알싸하겠습니다.

    교주 노릇을 혹시 기십년 가까이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음.

    그러고 보니 신화의 여인네들을 깜빡했네요. 게다가 은근히 난리의 근원으로 자주 지목되는 걸 보면 거 참...

    레도도 나름 큰 마음 먹었더라고요. 휴우.
  • 이름없는괴물 2013/06/25 16:18 # 삭제

    정정 : 조사해보니 곤잘로 게레로는 백인동료가 없는 독고다이(함게 살아남은 동료가 1명 있었지만 곤잘로와는 달리 그는 융화하지 않아 노예로 살았다네요) 전사였더군요.

    제가 알던 원주민편에서 싸운 백인들 얘기는 곤잘로 게레로가 아니라 그와 비슷하지만 수십년 뒤의 다른 사람들 얘기더라는...
    어설프게 아는 걸 제대로 알던 것처럼 착각했습니다. 죄송... -.-;;;
  • zemonan 2013/06/26 12:50 #

    죄송하실 것 까지야...
    게레로 말고도 훗날 같은 백인들에게 맞서싸운 콩키스타도르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습니다만, 이들도 결국 대세를 뒤엎진 못했죠. 씁쓸한 노릇입니다.
  • 신화만세 2013/06/23 20:30 # 삭제 답글

    정말 광신도들은 위험하기 짝이 없죠. 일본의 사린 가스 테러사건이나 우리나라의 오대양 자살 사건 등 여러 생명들을 앗아가니까요. 그리고 이것들은 이분법으로 사람을 구별해서 자기 편이 아닌 사람은 죽이려고 하니 정말 골 아프죠. 실제로 코르테스가 적은 병력으로 아즈텍을 멸망 시킬수 있었던 것은 무기가 우수했던것도 있지만 저런 전설을 이용해서 왕을 죽이고 여러 사람을 학살한 덕분이라하더군요. 게다가 다른 부족들도 스페인 군을 도왔다고하죠. 하지만 코르테스는 대부분의 아즈텍 문화재를 파괴해서 멕시코의 원주민들은 코르테스를 증오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코르테스는 후세 사람들에게도 욕을 먹고있죠. 게다가 자신의 말년도 비참했는데 총독직에서 쫓겨나서 비참하게 죽었다고 합니다.
  • zemonan 2013/06/24 02:26 #

    이분법에 따라 살면 세상 살기 참 편해지거든요. 콩키스타도르들 자신이 워낙에 싸움질과 협잡질에 도가 트기도 했고, 십자군원정때와 마찬가지로 이 무식한 불청객들이 행차하면서 선주민들 사이에 팽배한 사회적 갈등 혹은 국가단위의 마찰이 가속화됐다고 합니다. 이 와중에 콩키스타도르들을 자기들 입맛에 맞춰 이용하려던 선주민들도 있었고요. 결과야 뭐... 코르테스는 친척 중에도 비슷한 족속이 있었고, 죽을 때까지 정신 못 차리고 온갖 뻘짓 다 하다가 또 다른 강자의 박대로 인해 몰락한 걸 보면 속시원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합니다. 애도할 마음은 죽어도 안 들겠지만요.
  • 신화만세 2013/06/24 21:41 # 삭제

    코르테스와 더불어 마야 문명을 멸망시킨 피사로도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고 하더군요. 페루의 총독으로 임명되면서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다 결국 암살되었다고 하니 인과응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 zemonan 2013/06/26 12:51 #

    훗날 남미에 닥친 참화를 생각해보면 그래도 곱게들 간 편이네요. 으으.
  • arben 2013/06/24 08:18 # 삭제 답글

    12화 뜨고 이제 마지막화만 남았네요. 저번의 제 예측은 정답이었습니다. 스트라이커 이자식!!!
    그리고 성우 이야기하자면 피니언이 그렌라간의 카미나도 연기했는데 속물에서 열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피니언은 속물이라서 살아남은거지 이러면 반드시 죽을텐데라는 의문이...? 다음화까지 사망플래그를 씹을수 있을까 기대해봅니다.
  • zemonan 2013/06/26 12:53 #

    스트라이커가 어느 시점에서 얼만큼 사기치며 지냈는지가 이제 핵심이라 할 수 있겠군요. 그래도 스트라이커가 제 주인을 안락사시킨 건 아니겠죠?
    안 하던 짓 갑자기 하기 시작하는 것도 죽을 상이 들 징조라던데... 꿋꿋하게 살아남길 빌어야죠. 나름 재밌는 친구거든요.
  • 아이지스 2013/06/24 11:56 # 답글

    작화에 대해 저만 위화감을 느낀 것이 아니었군요
  • zemonan 2013/06/26 12:53 #

    이전 에피소드들이 대체로 요새 애니답지 않게 그런대로 양질을 유지했던지라 한층 거슬렸던 것 같습니다.
  • chervil 2013/06/24 12:27 # 답글

    12화...우로부치는 O패치인듣합니다;다른 참여작도 그런지 알아봐야할듣한;;;
  • zemonan 2013/06/26 12:53 #

    맞는 말씀입니다. 한두작품이 아니더군요.
  • 파라블럼 2013/06/24 18:03 # 삭제 답글

    //1. 피니온은 대장으로써는 소탈하다고 해야 될지. 참 저렇게 쪼이는거 보면 과거의 수많은 저런 대장들이 저럼에도 잘 해나갔으나 그네들은 주연이고 쟨 조연이죠. 으흐흐.
    2. 피니온이 기술사관에 적합 할 정도로 탑 클래스라는 현재 인류기술저하에 절망합니다...이런 뺀질이가 탑 클래스라니...
    3. 라케이지가 뜬금포로 등장해서 좀 놀랐습니다. 해적이 비중이 꽤 있었음에도 초반에 털리고 잠잠하다 했습니다만...흐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 했는데, 이거 악수가 아닐런지.
    4. 완벽한 대립은 이 아저씨의 특기 이므로(이걸로 썰 풀어나가시는데 일가견이 있으시죠.) 이런 이념의 대립은 매우 바람직합니다만 동맹 vs 히디어즈 문제도 있는데 이걸 또 이렇게 꼬더군요. 진짜 쿠겔천국 불신지옥이네요.
    5. 전 꼴랑 영관급 현장지휘관이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게 놀랍더군요. 어렴풋이 느낀다면 모를까, 저런 일선급 지휘관들이 다 아는 내용이면 이건 뭐 거의 공공연한 비밀이네요. 하긴 철저하게 숨겼을 뿐이지 잊은건 아니겠지요.
    6. 전 체임버가 스트라이커한테 꼬박꼬박 요구하는게 은근 뭔가 느끼는게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 합니다. 왠지 하극상 분위기도 좀 나고요. 체인버는 체인버대로 생각한게 있을거 같단 생각도 합니다. 항상 파일럿 지원계발시스템이라고 하지만 학습을 안하는게 아니란 말이지요.
    7. 쿠겔의 행동이 옳을지도 모른다고 고민하는 소년이여....하지만 행동하지 않았다면 진실과 미래는 붙잡지 못했을거라 생각 합니다.
    8. 아..왠지 그쪽 냄새가 난다 했더니 그런식의 해석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요. 남미쪽이라...
    9. 에이미가 나는거 보니까 생각나는게, 저렇게 날면 공기저항 많이 받을거 같단 생각이 든단 말이죠...
    10. 쿠겔은 진짜 의문입니다. 저도 흑막은 스트라이커 아닐까 생각 합니다. 통신영상이 날조하면 그만이고, 파일럿 지원 시스템이니까 파일럿을 누구보다 잘 알겠죠. 게다가 체인버를 보면 알겠지만 절대 멍청하지 않습니다. 파일럿이 모종의 이유가 있지 않고선야 말씀하신대로 최중요인물인 레도랑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지 않을리가 없을거 같아요.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풍토병 타령을 하는데, 그럼 왜 레도는 안 걸렸는지에 대해서는 좀..물론 사람마다 틀릴 수도 있다지만 말이죠.
    덧. 이번엔 꽤 늦으셔서 그냥 바쁘신가 했습니다만...자료 조사 때문이라니...OTL
  • zemonan 2013/06/26 13:05 #

    '라스트 액션 히어로'의 꼬맹이 말마따나 주연과 조연의 괴리는 크고도 깊습니다요.
    관점을 달리하면 정말 미래가 없네요. 하지만 스트라이커가 말했듯 교육과 제반환경에 따라선 또 달리 변모할지도 모르죠.
    우로부치 대인의 작품들을 보면 등장인물들이 쓸데없이 많이 나오는 경우보단 한 인물이 다양한 심리와 역할을 선보이며 변해가는 과정을 즐겨 묘사하는 듯합니다. 라케이지의 삽화가 몇 주전에도 페이스북에 올라오기도 했고요.
    히디어즈에 대한 레도의 인식이 수정됐으니, 이젠 과거를 정리할 때가 됐죠.
    진실을 접하거나 고찰해낸 자들 중에 이를 널리 알리려하거나 체제의 변화를 꾀하려던 자들을 은근슬쩍 제거했을 테고, 남은 자들 역시 알아서 입단속을 했을 겁니다. 동맹의 마더컴퓨터가 실질적으로 24시간동안 감시를 하고 있으니, 이들을 굳이 싸잡아 처리할 필요도 없었겠죠.
    체임버도 좀 꺼림칙하다 싶어서 나름 찔러봤다는 말씀이군요. 음.
    동맹의 관점에서, 그리고 에볼버들과 치열하게 싸우는 우주의 상황을 감안하면 쿠겔의 정책이 엇나간 것만은 아니겠지만, 12화에서 글러먹었다는 인증을 한지라요...
    햇살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바다 위란 배경도 나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용케도 공중에 오래도록 떠있는단 말이죠.
    쿠겔에 대한 심증이 마침내 확인됐죠. 깡통 주제에 무엄하게스리...
    콩키스타도르들에 대해선 이전부터 흥미가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달려들었다가 제대로 엎어졌습죠. 컥.
  • ChristopherK 2013/06/26 03:05 # 답글

    좀 다른 이야기지만, 11화는 작붕이 많이 보이더군요. 1쿨짜리도 역시 고품질 유지는 힘든건가.
  • zemonan 2013/06/26 13:05 #

    그래도 여타 tv판 애니들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생각합니다.
  • 신화만세 2013/06/26 22:42 # 삭제 답글

    근데 에스파냐가 남미를 정벌할 때 승승장구 하며 정벌한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더군요. 코르테스가 한번 크게 역관광 당한 비통의 밤이 있었죠. 화력만 믿고 테노치틀란의 원주민들에게 맞서다가 수많은 병력을 잃고 겨우 간신히 도망친 사건이였죠.
  • zemonan 2013/06/27 05:59 #

    워낙에 환경 자체가 이질적이었던 데다가 자칭 문명인들답게 원주민들을 너무 우습게 봤던 탓도 크겠죠. 그렇게 호된 맛 좀 보고 나서 전략전술을 변경해 부족의 내분을 유도하거나 다른 부족들간의 마찰을 이용하는 잔대가리도 구사했을 겁니다.
  • dream 2013/07/01 19:44 # 삭제 답글

    확실히 체임버가 큐베보다는 훨씬 모성애가 지극한 듯 싶네요.
  • zemonan 2013/07/07 20:02 #

    그 축생이랑 비교하는 것 자체가 미안할 지경입니다.
  • 신화만세 2013/07/07 20:05 # 삭제 답글

    그리고 비통의 밤에서 관한 이야기가 더 있는데 비통한 밤의 원인이 된 톡스카틀 축제의 학살을 일으킨 알바라도는 그날 밤 도망가려고 할때 다리가 끊겨서 꼼짝없이 잡힐 위기에 처했지만 기똥차게도 기병창으로 5m가 넘는 거리를 뛰어넘었다더군요. 그래서 그 자리는 알바라도의 다리라고 이름이 붙였다고 합니다,
  • zemonan 2013/09/27 02:47 #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콩키스타도르 관련 사건들도 은근히 독특한 일화가 많은 것 같습니다.
  • 신화만세 2013/07/26 23:42 # 삭제 답글

    저 광신도들을 보고있자니 데드 스페이스의 만악의 근원인 유니톨로지가 떠오르더군요. 이놈들도 사람들을 여러명 끌어모아서 헛소리나 짓껄이고 그리고 이놈들은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망쳐놨었죠. 그중 주인공인 아이작 클라크도 이놈들로 인해 평생 고통 받으며 살아가게 된 원인이죠. 매 시리즈마다 사고치다가 3편에서 천하의 개쌍놈인 제이콥 대닉이 크게 사고를 치고요. 게다가 데드 스페이스:순교자에서 이 종교의 창시자 마이클 알트만의 진실이 나오는데.... 사실 그의 이름만 빌린거지 그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더군요. 오히려 그를 죽이기까지 하니... 허참.... 역시 사이비 종교는 만악의 근원입니다.
  • zemonan 2013/09/27 02:48 #

    종교만큼 세계정복을 넘보기 편한 조직도 없나 봅니다. 흰소리하는 것들이 그토록 다양한 군상을 일원화시키는 걸 보면 후덜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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