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어디로 가는가? -어린 마녀들에게 안식 있으라-

아케미 호무라의 성우 사이토 치와씨는 1화를 한 번쯤 다시 감상하고 10화를 보라고 권하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호무라의 전학과 1화에서 나온 일련의 장면들이 반전돼서 변주되며, 나아가 이전에 벌어진 사건이 본작의 시간대에서도 조금씩 다른 양상으로 반복됐다는 게 밝혀지더라고요.

 

사실 QB가 쿄코한테 호무라에 대해 설명할 때, 여러 가지로 복선이 나오긴 했죠. 그녀의 근원이나, QB마저 온전히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요.

다시 보니 호무라의 감정이 흐트러질 때마다 그녀의 바람이 암시되곤 하더군요. 1화 말미에서 QB와 마도카로부터 돌아설 때 안타깝기 그지없는 표정을 짓거나, 소원에 대해 묻자 움찔하며 마도카의 행동을 엿볼 때마다 조금씩 짚이는 바가 있었죠. 마도카만은 계약시킬 수 없다고 말한 후, 이를 악무는데 그 이유를 알고 나니 참…. 한편으로 마도카를 배려하기도 하고, 사야카의 계약을 확인하더니 치를 떨기까지 합니다. 마도카가 계약을 강요당할 여지가 늘었으니까요. 그래서 너만이 아니라 사야카도 감시해야 했다고 말하는데, 슬슬 속보이기 시작했달까요.


그리고 그녀의 정체는 스스로의 지식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마미와 마도카를 만류하면서 이번 마녀는 차원이 다르다고 하며, 마미의 운명을 바꾸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고 그녀의 집안사정을 예전부터 알고 있다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죠. 처음 조우한 쿄코의 이름뿐만 아니라, 소울 젬이 떨어지자마자 움직여 진실을 애저녁에 알고 있었다는 식의 행동을 선보이기도 했고요. 이쯤 되니 미리 가르쳐줘봤자 누구도 믿지 않더란 말은 단순히 그녀 자신의 과거에만 한정된 게 아니지 싶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호무라는 참 일찍부터 제 능력을 피로했습니다. 마미의 뒤편에서 갑자기 나타나기도 했고, 샤를로테를 폭탄으로 처리하는 걸 보고 있자니 마법소녀가 맞기는 한가 싶더군요. 쿄코와 사야카의 싸움에 개입할 때, 허공에 뜬 물방울에 모습이 비치고 마도카의 옆에서 물방울이 터집니다. 쿄코의 결정타가 꽂힐 때도 아까 사야카가 충돌하는 바람에 파이프에서 새어나오던 물줄기가 멈추다가, 호무라가 지나치자마자 다시금 쏟아지며 쿄코의 공격이 마무리되고 사야카의 위치가 반전됐죠. 이때만 해도 시간 혹은 공간을 조작하는 건지 좀 아리까리 했습니다. 순식간에 쿄코의 후방을 점유하고, 사야카의 뒷통수를 쎄려 야코 죽이더니 나중에 요 말썽꾸러기들이 또 사고치려들자 역시나 두 번이나 연속으로 순간이동을 시전해 공갈을 치는 게 거식하더군요.

그렇다고 무적을 담보하는 능력은 아니었죠. 부담이 큰지 되도록 능력을 꼭 필요할 때만 쓰는 편이었고, 어찌된 노릇인지 소울 젬이 두 개나 있는지라 의아하더군요. 그리고 보아하니 마미와 쿄코처럼 화려한 공격기나 마법을 구사하지 못하는 데다가, 전투복(?)을 안 입은 상태였기에 민첩하게 대응 못하는 추태를 보이기도 하고, 쿄코의 창에 감겨 옴짝달싹도 못했죠. 마력이 담긴 주물이 닿으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맹점을 지닌 게죠. 호무라의 방패 안에 시계 태엽이 즐비하고, 집의 인테리어도 시계추와 톱니인 걸 보니 확신이 제대로 굳더군요. 사실 처음엔 호무라가 사야카의 운명에 대해 토로할 때, 마미의 색상이라 할 노랑으로 물드는 데만 집중해서 보지 않았기에 나중에야 알아챘지만요.

 

호무라는 그렇잖아도 바쁘게 돌아다니는데, 마도카는 그 와중에 혼자 별의별 난리에 엮이곤 했습니다. 4화에서 마도카가 고민하며 홀로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인파의 그림자가 모조리 그녀와 반대방향만 바라보더군요. 기이하게도 바로 다음 장면에선 그녀 혼자만 길을 걷고 있는데, 여러 가지 심마로 인해 붕 뜬 듯한 속내를 묘사한 거였죠. 그리고 녹색 계통의 일루미네이션이 분수대와 광장을 물들이는 가운데 녹색머리 친구와 조우하며, 고민하던 차에 기분전환 좀 할 수 있겠다 싶어 반갑게 말을 걸었다 독박쓰고 맙니다. 당시 좀비(?)들한테 몰리던 마도카의 모습이 문손잡이에 비치더니 그녀가 직접 문을 열고 도망치는데, 이게 엘리의 함정이나 다름없다는 걸 강조하는 연출이었죠. 인간이었을 적에 인터넷 폐인 혹은 히키코모리가 아니었을까 싶은 마녀는 자책감이라든가 스트레스로 인해 무심코 스스로의 존재를 지우고 싶어 하는 군상들을 끌어들이는 재주가 탁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여든 군중들 중에서 이런 번뇌에 가장 시달렸던 것은 마도카였고, 덕분에 끔찍하게 낚였던 거고요.

마도카의 형상에서 선이 사라지고 주변의 모니터에 마미의 형상이 뜨는데, 선배에 대한 죄책감과 스스로에 대한 비하가 저 자신의 존재를 유지시키는 경계선마저 흐리게 만들 정도로 극에 치달았던 게죠. 오체분시를 당할 뻔하다가 사야카 덕분에 제 선을 되찾긴 했지만요.

 

마도카가 사야카를 걱정하며 인형을 안고 잘 때, 다른 인형들의 눈이 빛나고 있더군요. 잠들려 해도 못 자고 뜬 눈으로 지새는 심경을 받쳐주는 미장센이었죠. 그리고 어머니와 상담하던 중에 푸른빛이 은은하게 깔리는 건 역시 상담대상이 사야카였기 때문이죠. 나름대로 답을 주는 어머니가 빛이 흘러드는 창가에 앉아 있었고요. 희한하게도 카메라가 밖으로 위치를 바꾸면 대화는 그대로 이어지는 한편 바깥 소음이 생생하게 들립니다. 은근히 해답을 서두르는 조바심을 표현한 겁니다.

 

사야카의 임종을 확인할 때, 마도카가 뛰어오자 쿄코는 고개를 돌리고 호무라는 그녀를 직시하는 게 기억에 남습니다. 마도카와 서먹한 쿄코가 안쓰러워하고, 마도카한테 사야카의 종말을 끝내 감추려했던 호무라가 외려 똑바로 쳐다보는 게 씁쓸했거든요. 호무라는 굳이 제 소울 젬까지 꺼내들며 참담한 진실에 대해 냉정히 설명합니다. 끝내 감추고 싶었지만, 이리 된 이상 차라리 잔인한 현실을 확실히 새겨줘 다시는 허튼 생각을 못하도록 으르기로 작정했거든요. 호무라는 떠나기 직전에 재차 일침을 놓습니다. 마법소녀에 대해 품었던 철없는 동경심을 아주 완전히 즈려 밟아야지만 그녀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요. 하지만 매몰찬 언변으로 감춘 참뜻이 곧바로 들통나죠. 마도카가 어제 사건 때문에 충격이 큰 나머지 결석했을 거라고 생각했던 호무라는 또 무슨 사고치려고 딴 데로 샜을지도 모른다는 데 생각이 미쳐, 평소답지 않게 굉장히 서둘러 학교에서 빠져나오더군요. 거 참.

 

작품 초반부에서 마도카와 호무라가 치른 대담 중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4화에서 마미에 대해 얘기를 나눌 때였죠. 마도카와 사야카가 저번에 찾아온 후 그대로 놓인 찻잔세트들과 미처 설거지 못했던 잔들이 그녀의 부재를 새삼 되새기는 가운데, 소녀는 꿈을 그린 노트를 선배의 집에 남겨놓고 떠납니다. 꿈을 포기하겠다고 그녀의 영정에 전한 게죠. 그리고 호무라가 마도카와 마주 볼 때, 배경의 격자벽이 마도카가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심리를 받쳐주죠. 마도카의 뒤는 어둡고 입구에 위치한 호무라의 뒤편에 햇살이 비치도록 장면을 설계했는데, 번민하는 마도카한테 있어 호무라가 마미에 이은 새로운 빛줄기로써 다가왔다는 걸 부각시킵니다. 호무라의 설명을 들은 마도카가 고개를 숙이면서 저녁해가 가리는 순간이 참 아리더군요. 호무라는 신기하게도 제 진심을 슬쩍 내비치는데, 따지고 보면 운명을 온전히 바꾼 것도 아니었습니다….

 

호무라는 처음으로 자신의 애달픈 심정도 마미를 빌어 전하는데요, 타인이 아닌 자신의 바람만을 위해 끝까지 싸워야 하며 그나마 마도카가 명복을 빌어주기에 마미가 부럽다는 말을 지금 와서 되새겨보니 서글프더라고요. 마도카가 자신에 대해 온전히 인식해주길 바라는 동시에 자신에 대해 끝까지 눈치채지 못하고 평범하게 살아가길 촉구하는 입장이 그대로 담긴 말이었거든요. 헌데 마도카는 그녀 속도 모르고 위로하며, 당사자의 가슴을 한층 후벼파죠. 마도카의 온정이 그녀 자신과 주변사람들 모두에게 더욱 큰 슬픔을 유발할 거란 말은 거듭해서 증명됩니다. 멀리 보면 3화에서 마미가 범한 마지막 실수도 마도카의 배려로부터 비롯됐고, 6화에서 사야카를 한 번 골로 보내는 거나 7화 후반에 그녀를 보듬어준 행동도 뜻은 좋되 결과적으로 사태를 악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말았으니까요.

 

 

 서곡

 

1화초반의 마녀가 ‘발푸르기스의 밤’이라는 게 확실해졌죠. 이제껏 본 어떤 마녀보다도 거대한 육체를 지녔고, 광대한 결계를 펼쳐 도시의 일부를 통째로 주무르는 걸 보면 차원이 다른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발푸르기스의 밤은 ‘파우스트’에도 나왔던 소재이며, 마녀들과 악마들이 모이는 잔치판을 뜻합니다. 이 거대한 마녀는 이제껏 나온 마녀들 혹은 마법소녀들과 유사한 특징을 군데군데 지니고 있던데, 어쩌면 수많은 마녀가 융합해서 탄생하는 존재든가, 다른 마녀들을 흡수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규모를 키워가는 족속이 아닐까요? 만약 그렇다면 이름과도 얼추 뜻이 통하거든요. 좌우지간 마법소녀 업계에서 어지간히 유명한 마녀인가 봐요. 쿄코가 제 아무리 현실적인 성격이지만 호무라처럼 꿍꿍이가 보통 아닌 경쟁자와 냉큼 손을 잡을 정도니 말입니다. 호무라는 발푸르기스의 밤에 대해서 나름대로 조사한 바를 털어놓는데, 최대의 난관 중 하나이기에 되도록 면밀히 조사를 했겠죠. 근데 허공에 뜬 홀로그램들을 보니 이놈의 마녀도 아주 다양한 형상을 지니고 출몰했나 보더군요. 자료에 따르면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데 한몫한 모양입니다. 마녀는 절망을 퍼뜨리는 존재니까요.

 

1화의 서두를 장식한 ‘천국에서의 서곡’을 보면 마도카가 뛰던 곳이 1화 후반에 나오는 상가 개장 공사장(QB를 구할 때 들어가던 비상구도 있더군요.)이며, 외부에 카미죠가 입원했던 병원의 정경이 보이더군요. 체스판의 흑백 무늬는 그대로지만, 전반적으로 지나친 모노톤으로 추상화된 걸 보면 마녀의 결계에 먹혔다는 걸 알 수 있죠. 마도카가 나온 입구가 있는 나무 꼭대기는 4화 중반의 도시 정경에 있던 기괴한 나무 혹은 폐공장의 파이프뭉치와 흡사하고요.


당시엔 이 꿈이 예지몽인지 감춰진 과거를 이르는지 불확실했으나, 어찌 보면 과거와 이번 시간축의 미래에 대한 복선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호무라는 스스로의 사명을 위해 홀로 압도적인 적과 맞서게 됐으며, 그녀를 지원할 만한 마법소녀들은 싹 쓸려나간 형국이거든요. 그리고 호무라가 마녀의 건물 공격을 피할 때 특유의 시간조작능력을 이용했는지, 형상이 점멸하더군요. QB는 호무라한테 벅찬 과업이라고 평가하는데, 이는 그녀의 능력 자체가 특이할 뿐 전투력 자체가 의외로 낮은 편이라는 뉴타입의 정보와 맞물리는 말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호무라는 금방 밀리고 말더군요. 그러나 그 와중에도 호무라는 마도카가 온 걸 보고 만류하느라 여념이 없으며, 추락하는 와중에도 그녀만을 바라보며 절규하고 있었습니다….

마도카는 이 시퀀스에서 호무라를 위해 QB와 계약을 맺고자 하는데, 앞으로 이어질 내용에서 선보일 마도카의 성격과 내용전개에 대한 복선이었죠. 마도카가 지인들을 지나칠 정도로 아끼기에 계약을 하려는 상황이 반복되니까요. 그리고 이 시점에서 마도카가 자기자신을 바치면서까지 구원하고자 할 존재는 호무라만 남았다는 것도 알 수 있죠.

꿈에서 깨어나기 직전에 그녀가 뒤를 돌아보는데, 혹시 제 3자가 나타났던 걸까요? 그런데 이 장면은 2화에서 토모에의 꿈을 꿀 때도 반복됩니다. 어쩌면 이 꿈은 전날 토모에와 치른 만남이 아니라, 이전 시간축에서 마미와 조우하던 순간을 꿈꾼 걸지도 모르겠네요.

이 장면이 참 중요하다고 봐요. 마도카 자신이 이전 시간축의 기억을 일부나마 되찾았을지도 모른다는 게 암시되거든요. 마도카의 방에 앞으로 나올 인물들의 소품(마미의 모자, 손이 삐져나온 QB의 고리귀, 호무라의 소울 젬)을 지닌 인형들이 여럿 있던데, 어쩌면 그녀 자신이 무의식중에 그들과 유사한 구석이 있는 인형들을 수집했던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사슬

 

호무라가 다른 등장인물들과 대치하는 순간을 돌이켜보면 위에서 아래로 굽어보는 순간이 의외로 많더군요. 이는 그녀들에 대해 훤히 꿰고 있을 수밖에 없는 입장을 반영한 것이었죠. 객관적으로 보면 호무라가 인맥을 구축하거나 교섭하는 방식은 그닥 좋질 못합니다. 그도 그럴 게 QB한테 자신의 정체와 목적에 대해 되도록 오랫동안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타 인물들과 거리를 둬야 했거든요. 자신이 마도카를 우선시해서 행동한다는 걸 QB한테 들키면 행동에 제약이 느니까요. 게다가 몇 번이고 같은 시간대를 되밟으면서 크게 실패했으니 방침을 바꿔야했고, 이런저런 이유로 다른 마법소녀들한테 기밀(?)을 전달할 수도 없었죠. 그녀 자신이 주의해도 다른 얘들은 그러질 못할 게 뻔하니까요. 8화에서 그토록 상황이 급박한 데도 쿄코한테 사야카의 상황을 똑바로 설명하지 못한 게 이 때문이죠. 호무라가 늘 타인을 풀네임으로 부르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들과 거리를 두고 냉철하게 상황을 처리해나가기 위해 그리 처신했던 거죠. 여하간 소녀들의 삐걱대는 관계는 그들의 언행만이 아니라 배경을 통해서도 집요할 만큼 꼼꼼이 묘사하더라고요.

 

호무라가 QB를 따라잡으며 마도카와 재회한 순간, 십자로 얽힌 사슬이 나직하게 소릴 내며 흔들립니다. 이는 소녀들과 한 짐승의 본의 아닌 교차 그리고 족쇄가 조여들기 시작한 그네들의 운명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호무라 자신의 동요도요. 1화 말미에 호무라와 마미 일행이 치른 만남은 두고두고 그들의 관계를 꼬으면서 비참한 운명을 자아내는 첫 단추가 되죠. 첫인상으로 인해 마미와 사야카가 호무라를 필요이상으로 경계하고 으르렁대거든요.

2화에서 담임이 능동태와 수동태에 대해 강의하는데, 자기만의 절실한 바람이나 동기의식도 없이 마미한테 이끌려가는 마도카와 사야카의 처지를 비유한 겁니다. 사실 이 때문에 호무라는 이 둘보단 마미부터 적당히 녹여놔야 했습니다. 마미가 먹고 떨어지라며 그리프 시드를 양보할 때 확 내치는데요, 스스로의 행동에 제약을 두고 싶지 않았기에 이리 대꾸했지만 나중에 부정적인 사태가 터지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죠.


호무라는 홀로 광장을 순찰하던 마미를 찾아가는데, 광장의 체스무늬 보도블록을 보면 이중으로 얽혀있더군요. 촘촘히, 집요하리만치 얽힌 블록들이 마미와 호무라의 불편한 관계, 그리고 마법소녀업계에 단단히 맞물리기 시작한 마도카와 사야카의 운명을 비춥니다. 마미가 왕따 어쩌구 할 때, 호무라는 현재 이 도시의 마법소녀 및 후보들-마도카의 주변인물들로부터 백안시당하는 상황을 통렬하게 찔리는 바람에 무심코 표정을 굳히죠.

마미의 사후, 그녀를 잡아먹은 마녀를 호무라가 갈아버리자 사야카가 섬뜩해하죠. 마녀한테 느끼던 공포심을 고스란히 호무라로부터 느끼고 말았거든요. 골치 아프게도 여러모로 호무라한테 악감정이 쌓인 사야카는 마미가 호무라한테 품은 반감마저 물려받고 말았죠. 그녀가 첫 순찰을 나서며 고가도로를 건널 때, 복잡하게 교차하는 육교와 작위적으로 지나가는 차들이 그네들의 얽히고 설킨 속내와 일방적으로 몰리다시피하는 마도카의 내면을 드러냅니다. 인파 속에서 얘네들만 빛을 발하는데, 외따로 놀 수밖에 없는 팔자를 훤히 조명한 거죠.

우습게도 같은 아웃사이더라 할 쿄코하곤 그런대로 원만하게 지내는데요, 쿄코야 확실한 승산이 없는 이상 함부로 싸우지 않는 게 원칙이란 걸 잘 알고 있었거든요. 호무라가 그녀에게 처음으로 숟가락질을 할 때, 오락실의 경고문에 ‘오락기 돌릴 때 처묵처묵하지 마시오. 헌팅하는 껄떡쇠랑 잡상인 출입금지.’라고 적혀있는 걸 보고 실소를 터뜨렸습니다. 쿄코는 빼빼로를 씹으면서 DDR게임을 하고, 호무라는 잡상인이나 제비들보다 훨씬 시커멓고 위험한 목적 하에 동업자를 꼬시려들었거든요. DDR게임의 끝문자가 ‘Reinforcement’인데, 호무라가 쿄코와 손을 잡는 걸 지적한 게죠. 여차직해서 득실을 따지고 동맹을 맺었으니까요.

뭐, 호무라가 굳이 쿄코와 손을 잡은 이유는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했기 때문이죠. 사야카를 더 이상 좌시하면 마도카한테 좋을 게 없고, 발푸르기스의 밤 자체가 공격력이 미흡한 그녀에게 과중한 적이니까요. 그리고 말썽분자인 쿄코도 이런저런 명목으로 통제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거든요. 그래도 기어이 파토나긴 합니다만.


쿄코와 찢어질 때, 자신은 인간이 아니라고 단언하면서 머리를 쓸어 올리는 호무라의 왼손을 비추는데, 그들이 리치나 다름없다는 걸 증명하는 징표가 그 손에 걸려있었거든요. 호무라는 쿄코도 다를 게 없다고 찌르지만, 몸뚱이가 어찌 됐든 인간답게 살기를 결코 포기할 군상이 아니었죠. 어지간해선 흐트러지지 않던 호무라의 칼라가 쿄코 때문에 확 풀린 게 묘하더라고요.


10화에서 호무라가 다리를 지나갈 때, 마미가 살아있을 적처럼 스산하면서도 몽롱한 노을과 렌즈를 왜곡시킨 촬영이 눈에 밟혔습니다. 이번에도 얽힌 보도블럭들로 뒤엉킨 소녀들의 운명을 비유하는데, 한술 더 떠 다리의 그림자를 복잡하게 교차시켜 호무라의 심란한 속내를 강조하더군요….

 

 

 연출의 승리

 

본작은 충격효과만이 아니라, 탄탄한 연출 또한 작품을 튼실하게 받쳐줍니다. 개인적으로 9화까지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연출들을 셋 꼽아보겠습니다. 죄다 마도카와 호무라, QB가 출연한 시퀀스였죠. 뽑고 보니 세 장면 다 사야카와 연관있는 순간들이지 뭡니까?

 

마도카는 사야카가 걱정된 나머지, 호무라를 패스트푸드 체인점으로 초대해 지원을 요청합니다. 호무라의 앞에 놓인 커피도 그녀가 쐈겠죠. 마미의 잔혹한 임종을 코앞에서 봤으니, 아끼는 친구도 같은 종말을 맞이할까 걱정되서 저리 행동한 건데….

호무라가 마미의 죽음에 대한 평가한 바는 냉철한 동시에 정확했죠. 그때까지 나름대로 자신만의 선을 지키던 그녀의 내면이 흐트러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자아낸 건 사실이었으니까요. 이 때 커피컵의 커버를 벗기는 행동과 물방울이 떨어지는 광경이 마도카로 하여금 마미의 끔찍한 참수를 떠올리게끔 몰아붙입니다. 호무라의 언행으로 인해 참혹한 과거를 돌이켜봐야만 했던 마도카는 그만 평정을 잃죠. 잠시후 마도카가 큰 마음 먹고 제안한 순간, 커피를 마시려던 호무라의 손길이 멎습니다. 그리고 화면에 우울한 갈색톤이 서리기 시작하죠. 동시에 카메라가 단속적으로 움직이는데, 단조로울 수 있는 순간을 효과적으로 쪼개서 소녀들의 술렁이는 속내를 드러낸 겁니다.

호무라가 가장 구원하고 싶은 존재는 바로 눈앞에 있기에 다른 이를 나설 이유는 한 치도 없었죠. 그래서 그녀는 끝내 마도카가 대접한 커피에 입도 안 대고 자리를 접습니다. 그녀의 요청을 단칼에 잘라낸 언변을 담담하면서도 멋지게 받혀준 행동연출이죠.


이 장면을 보면서 ‘아메리칸 갱스터’가 떠오르던군요. 이 영화의 말미에서도 주역들이 신경전과 교섭을 벌이는 와중에 커피잔을 권하고 내치다 다시 받으며 교감하는 시퀀스가 단아하게 연출됐거든요.

 

사야카를 찾던 마도카가 도착한 분수광장에선 레이저 조명의 색상이 끊임없이 변하는데. 입구에 카멜레온 표지판이 있더군요. 카멜레온처럼 수시로 조명이 변하는 공원인데, 이는 QB의 교묘한 화술과 이로 인해 시시각각 변하는 마도카의 심리를 부각시키기 위한 무대였죠.

먼저 사야카에 대해서 언급할 때 레이저가 파랑을 띄는데, 이는 마도카가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머릿속이 꽉 찼다는 걸 이릅니다. 잠시후 보랏빛으로 변하는데, 본편에서 호무라와 사야카가 크게 다를 것 없는 처지란 게 드러났다는 걸 상기해야 합니다. 이윽고 레이저가 조금씩 분홍빛으로 변하는데요, 마도카가 자신에 대해 똑바로 돌이켜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가 헐렁한 인간이라는 데 대해 통탄스러웠다고 할 때 카메라가 분수물이 통곡하는 듯한 형상을 취하는 걸 잡더군요. 사야카를 구원할 만한 힘이, 그토록 원하던 자신만의 힘이 있다는 걸 깨달았지만 참혹한 현실 앞에서 발을 내딛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한탄하고 있으며, 이런 류의 무력감은 마도카에겐 생경스럽기에 더욱 한스럽다는 속내를 그대로 형상화한 듯했습니다.

QB는 신에 대해 언급하면 별바다를 보는데, 그녀의 잠재적인 힘이 저 하늘의 별과 우주마저 쥐락펴락 할만큼 강대하기 때문이겠죠.

이젠 대놓고 영혼을 바치라는 표현을 구사하더니, 낚이기 시작한 마도카를 향해 고개를 돌릴 때 조명이 갑자기 밝아집니다. “계획대로!”

마도카가 완벽하게 낚일 뻔한 순간, 분수의 레이저가 QB의 눈처럼 새빨갛게 변하는가 싶더니 QB가 아작나자 노랑으로 변하더군요. 마도카가 벌집이 된 QB를 보고 마미의 최후같은 비참한 현실을 새삼 상기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레이저가 녹색으로 변하는데, 이는 카멜레온의 원래 색깔입니다. 호무라가 처음으로 제 속마음을 완전히 드러냈으며, 마도카가 진실을 약간이나마 짚어냈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그리고 마도카가 사야카를 찾으러 간 후, 새로운 QB가 나타나면서 주변의 가로등이 나가는 바람에 녹색조명이 한층 짙게 주변을 물들이죠. 호무라와 QB의 베일이 한 꺼풀 벗겨지며 서로가 이를 인식했거든요.

 

사야카가 죽은 후, 마도카의 방은 어슴푸레하지만 푸르며 침대만 원색을 온전히 유지합니다. 달빛이 가장 가까운 탓도 있지만, 파랑을 상징색으로 삼던 친구의 죽음을 곱씹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QB가 나타난 순간 침대 안쪽도 어두워지며 커튼과 창가는 외려 밝아지죠. 진실이 드러날 거란 복선이었죠.

마도카를 비출 때 잠시 빛이 일렁이는데, QB가 들어왔기 때문이죠. 그 직후 QB가 한 말이 아주 틀린 건 아니더군요.

열역학법칙에 따르면 우주는 결국 멸망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으며, 이걸 확증한 과학자들은 절망했다죠. 그리고 외계인이 인류에게 이질적인 힘을 선사해 파국으로 나아가게끔 하는데, 이는 감독의 전작 중 ‘소울 테이커’에도 나온 설정이죠. 당시 자신들이 처한 부조리에 대해 분노하는 자들에게 주인공인 다테 쿄우스케가 ‘자기파괴적인 감정에 휩싸이지 말고, 냉정하게 건설적인 길을 찾는 게 순리 아닙니까?’라고 차분히 말하자, 그의 아버지는 ‘네 말은 지당하다만, 이는 인간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악마의 논리다.’라고 반박했습니다. …QB가 괜히 악마라고 욕먹는 게 아닙니다.

QB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방안의 조명이 변해갑니다. 마미의 죽음을 언급할 때는 방이 노랑으로 물들더군요. 대화가 파국으로 치달으며 QB가 마도카 자신한테 화제를 집중하자, 방에 그녀의 개인색상인 분홍빛이 차오릅니다. 마도카의 동경심이 완전히 작살나고, 마법소녀와 자신의 처지에 대해 비로소 완전히 객관적으로 이해했기 때문이죠.


인간을 골라잡아 건전지로 삼아서 싸움박질시키는 건 꼭 ‘우리들의’ 같죠. 저 놈의 의자들이 늘어선 것도 비슷하고. 게다가 의자너머로 빛까지 뜨는 연출은 참….

자신들의 기원과 해결수단을 찾고자 수많은 종족을 관찰하다 인류를 발견했다고 말한 대목에서 QB가 커튼 너머로 다시 이동하는데, 자신들이 외계에서 온 존재라는 사실과 인류를 제 3자의 시각에서 주시하는 종족이란 점을 강조한 겁니다.

마도카의 방에 널린 의자들은 색도 모양도 가지각색인데, 갖가지 종족들을 살피고 인류를 선택했다는 설명을 받쳐주는 소품들이죠. 엔트로피를 초월한 에너지에 대해 언급할 때, 마치 갈색 빛살이 의자너머로부터 방을 비추듯 연출하는데, QB의 종족에게 있어 인류는 간신히 찾아낸 광명-해결책이었다는 뜻입니다. 희망을 품을 때 생기는 에너지, 그리고 절망할 때 생기는 정신의 낙차가 어마어마하다는 거야 ‘페이트/제로’의 또라이 콤비 중 질 드레도 한 말이고요.


이 단락에서 눈에 띈 게 2단 선반에 있던 인형들이 확 줄었다는 겁니다. 침대 옆 탁자에도 안 보이더군요. 1, 2화에서 나왔던, 다른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지녔던 인형들이 코빼기도 안 보입니다. 이는 잠시 후 인형을 의자 위에 늘어놓는 장면을 받쳐주기 위한 준비연출이었죠. QB가 문명에 대해, 그리고 인류가 장차 발전해서 자신들과 정식으로 조우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할 때 사라졌던 인형들이 주변의 의자에 나타나거든요. 이 방을 우주에 비유하면 수많은 종족과 문명이 공존한다는 현실과 인류(침대위의 마도카)도 그 중 하나이며, 미래에 정식으로 환영해줄 거라는 설명을 소품으로 묘사한 겁니다(마도카처럼 리본을 맨 인형도 의자 위에 있죠.).

잠시 후 마도카가 반박할 때 인형들이 사라지고, QB만 의자에 앉아있습니다. QB의 말이 지당한 구석도 있으나, 결국 개소리에 불과하다는 걸 마도카가 찔렀기 때문이죠. 인간의 감정으로부터 비롯된 힘을 이용하려 들면서도 인간의 감정이 왜 그리 오락가락하는지는 이해 못하며 이해할 생각조차 안 합니다. 그리고 우주의 질서와 종족의 공존을 들먹여봤자, 이는 결국 인간이 왜 자아에 집착하는지조차 공감 못하고 공리주의를 위해 제 한 몸을 언제 바치든 상관없다는 그네들의 독선과 질서유지방식을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죠.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으며 허위로만 가득한 종족이라는 걸 단적으로 지른 겁니다. 아무튼 덕분에 QB가 마도카한테 집착한 이유가 분명하게 해명되긴 했죠.

 

 

반복되는 시간, 변주되는 운명

 

10화는 몇 시즌짜리 내용을 밀어붙이느라 밀도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1화에서 사야카와 히토미가 마도카와 호무라의 관계에 대해 전생 혹은 시공을 초월한 운명의 업보라든가 이전에 만났던 게 꿈으로 표출된 거라고 얘기했는데…. 기가 막힐 정도로 맞아 들어가는 말이었죠.

 

10화의 서두는 1화와 노골적으로 대치되는데, 모든 비극의 발단이 고스란히 압축돼있죠. 그리고 호무라가 1화에서 왜 그리 행동했는지도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지금과 달라도 너무도 다른 호무라를 보고 뻥졌는데, 그녀가 전학인사를 할 때 마도카의 뒷자리에 다른 여학생이 앉아 있더군요. 초장부터 다른 시간축이라고 암시한 셈이죠. 아니면 이거 혹시…. 좌우지간 호무라는 1화처럼 질문공세에 시달리고, 마도카가 적절히 끼어들어 도와주는데 기이하리만치 활기차죠. 이제껏 시청자가 보아온 소녀와 다른 존재라는 점, 그리고 그렇듯 변화한 계기가 있었을 거란 복선이 제시된 겁니다. 덤으로 호무라가 이때 양호실의 위치를 외워뒀다가 나중에 써먹게 된다는 사실도요.


마도카와 호무라가 나아가는 방향 및 거니는 복도마저 똑같지만, 두 소녀는 1화와 반대되는 위치를 점합니다. 이는 호무라의 입장만이 아니라, 둘의 관계가 거꾸로였다는 점도 강조하기 위한 배치였죠. 마도카는 1화처럼 이름을 칭찬하는데, 호무라가 치를 떨었던 이유가 비로소 드러납니다. 슬픈 세월은 물론이요, 시간을 거스르면서 그녀와 보냈던 시간 또한 완전히 사라졌다는 걸 새삼 확인했기 때문이죠. 그녀의 언행이 그 시절과 거의 똑같았기에 상실의 고통이 한층 쓰리게 다가왔던 겁니다.

갈수록 얼굴의 그늘이 짙어진 이유는 마도카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데 대한 비탄과 안도감이 복잡하게 섞인 데서 비롯됐습니다. 자신을 알아봐주길 은근히 원하는 동시에 그녀가 끝까지 평범하게 살아가길 바라야만 하는 처지니까요. 아무도 없는 중간복도에서 돌아서는 양상마저 똑같은데, 호무라는 요것도 외워뒀다가 훗날 확인작업에 써먹습니다.


1화와 대치되는 양상은 계속 이어집니다. 호무라는 수학시간도 체육수업도 똑같이 치르지만, 결과가 바닥을 치죠. …반대로 생각하면 몇 번이고 되풀이한 덕에 지금이야 여유롭게 해치우는 거겠지만 말입니다.

당시 호무라는 이전의 마도카와 비슷한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입원생활을 한 덕에 뭐 하나 내세울 건덕지를 키우지도 못했고, 평생 헐렁하게 살다가 갈 거라 속단하기까지 하죠. 그녀의 머리칼이 치렁치렁한 이유도 입원 중에 안 자르고 방치했기 때문일겁니다. 아무튼 호무라가 제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 ‘게르니카’와 흡사한 마녀의 결계가 펼쳐지는데요, 게르니카는 나치의 폭격학살을 그린 피카소의 그림입니다. 사라지길 원하는 소녀에게 비참한 죽음을 선사하겠다, 이거죠. 게다가 마녀는 지옥문 혹은 개선문처럼 생겨먹었는데, 결계와 사역마를 보건데 생전에 미술학도였던 모양입니다.

이윽고 마탄의 연사와 마미의 테마곡이 극적으로 이어지는데, 실로 마법소녀물다운 동시에 영웅답기 그지없는 여전사들이 행차한 순간이었죠. 총알이 박힌 부위로부터 노란 실이 나와 사역마들과 마녀를 한꺼번에 포박하며, 테마곡과 더불어 마미가 멀쩡히 살아있으며 마도카와 콤비를 결성해 그토록 바라던 소원을 성취했다는 걸 가르쳐줍니다. 마도카 또한 하트모양 기운이 맺히는 활과 마무리를 지으면서도 여유롭고도 활달하게 충고하는 말투를 통해 모범적인 마법소녀가 됐다는 걸 일러주고요.

사태가 일단락된 후, 호무라는 2화의 사야카와 마도카처럼 접견을 치르는데, 당시 마미가 앉아있던 자리를 차지했더군요. 본편의 주체가 그녀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케이크와 벽지, 카펫을 비롯한 주변기물들의 선과 문양이 한결 요란하고 색도 심란하다 싶을 만큼 화사합니다. 이유는 1화, 즉 현재 시간축에서 마미와 마도카가 만났을 때보다 한 주 정도 지난 시점이며(마도카가 저번주에 막 계약을 치렀다고 말하죠.), 두 사람의 심경이 그 전에 비해 풍족하게 변모했기 때문입니다. 즉 당시 마도카와 마미는 2화와 3화에서 각자 바란 꿈을 이상적으로 성취했던 셈이죠.

마도카는 존경하는 선배처럼 보람차게 살며, 마미는 나날이 성장하는 후배를 보며 보람을 느끼고 오랜 고독감을 달랠 수 있었거든요. 호무라가 마도카를 보는 눈빛은 마미를 바라보는 마도카와 흡사하더군요.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준 인생의 스승을 동경하며 우러러보는, 그런 눈빛 말입니다. 얼마 후, 마도카는 마미의 시체마처 넘어 단호히 나아갑니다. 현재 시간축에선 상상도 못할 모습이죠. 외려 호무라가 현재의 마도카처럼 굴고 있으니…. 호무라한테 하는 말들을 들어보면 마도카는 사야카와 달리 멘토의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미와 함께 보낸 시간이 그만큼 충실했던 거죠.

…그러나 다다음 시간축에서 마미는 어느 분 말씀만따나 사야카의 최후를 접하고 쿄코와 마도카보다 훨씬 극단적으로 반응합니다. 작중의 인물 중에서 가장 균형감 있게 개념을 유지했지만, 그렇기에 한 번 무너지자 대책 없이 바스라졌던 게죠. 이제껏 나름 의롭게 살아온 자부심, 그리고 후배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누린 행복이 한꺼번에 뒤집히면서 사야카와 마도카를 이런 종말로 이끈 자책감, 믿어 의심치 않았던 신념의 붕괴, 비정한 진실의 무게에 한층 힘을 실었던 겁니다. 자기 자신들이야말로 세상을 어지럽힌 척결대상들의 근본이었던 셈이니까요…. 그리고 마미가 본작의 마법소녀들 중 가장 오랫동안 마녀들을 때려잡고 다닌 축에 속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합니다. 마녀들이 얼마나 끔찍한 족속들인지 제일 잘 아는데다, 한술 더 떠 지금껏 자신과 같은 마법소녀들을, 인간들의 멱을 따고 다녔다는 걸 깨달았잖습니까? 지금껏 정의론을 일관되게 고수해온 만큼 이게 아작난 순간의 낙차가 제일 클 수밖에요. 마도카도 미치기 일보직전이 아니던가요? 그녀가 마미를 쏜 거야 일종의 반사행동에 불과했고 말입니다. …마미는 정말 행복하게 간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또 다시 듭니다. 젠장.

 

호무라는 시간을 달리면서(…) 퇴원하기 바로 전날 깨어나는데요, 병실이 푸른 데다 달력에 전학날짜를 파란 펜으로 표시했더군요. 안내책자랑 학교의 상징색이 파랑이거든요. 학교지정 책가방도 파랑이고 말입니다. 좌우간 호무라는 등교하자마자, 이전에 비해 밝게 인사하더니 득달같이 마도카한테 달려갑니다. 그러더니 정신병자 대접받을 작태를 저지르더군요. 허이구야. 뭐, 이때야 그저 마도카를 다시 만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기뻐서 정신이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번에 사냥한 마녀를 볼작시면 빨래줄인지 행사 깃줄인지에 교복을 주렁주렁 걸고, 책걸상을 마구 흩뿌리는데요, 생전에 학교 못 다녀서 한이 생겼나 보죠? 마녀도 검은 교복을 입고 있는데 팔만 여섯 개 달린 걸 보니 무슨 버러진가 싶더라고요. 그래놓고 사역마들은 다리만 달렸습니다. 황당하게도 윗도리 사이로 책걸상을, 치마폭에서 사역마들을 쏟아내는데, 스케이트는 또 왜 신고 있대요? 인간일 적에 스포츠 특기생 노릇 하느라 학교 제대로 못 다녔나 보죠?

마미는 이번에도 거미줄 전법을 선보이고, 덕분에 호무라의 진가가 확인되죠. 그리하여 마도카가 열렬한 포옹을 받은 호무라는 그녀를 지켜줄 수 있도록 변하고 싶다는 소원을 일부나마 이뤘다며 뿌듯해합니다.

 

근데 다음 시간축에선 지금까지 팀 먹은 적 없던 사야카가 합세하더군요. 더욱이 이는 나중에 끔찍한 아비규환을 자아내는 계기로 작용하죠. 호무라의 시간역행으로 호전되는 듯한 상황이 역행을 거듭할 때마다 외려 악화돼간다는 산 증거이기도 했고요. 당시 사야카는 팀에 합류한지 얼마 안 되는 계집애가 흰 소리 한다고 학을 떼는데, 애네들의 대극성은 이 시간축에서도 매일반이었던 겁니다. 운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는 식의 숙명론을 따지기에 앞서 엄밀히 말해 지금 시간축에선 내면적으로 어긋났고, 당시엔 전술적인 상성이 나빴던 탓이 컸죠. 사야카 자신도 말했듯이 돌격과 육박전이 특기인 그녀 입장에선 툭하면 사제폭탄을 던져대는 호무라가 팀킬 유발자로만 인식될 수밖에요. 착검돌격하자마자 뒤편의 다른 졸병이 수류탄 투척하면 기분 더럽지 않겠습니까?

마미랑 마도카하고만 같이 놀 때는 괜찮았는데…. 거 참 사야카랑 전생에 무슨 원수를 졌길래 이러는 건지. 돌이켜보면 본작의 시간축에서도 1화부터 줄창 꼬이기만 했단 말이죠.


그리고 사야카는 당시에도 마녀가 됐는데, 어째 결계가 클래식 연주장이 아니라 아이돌 콘서트장 같네요? 이 당시엔 취향이 달랐나 보죠? 쌍칼 들고 있는 거랑 히토미(…) 닮은 사역마들을 뽀개는 거 빼곤 거의 똑같습니다만. …또 청춘사업이 꼬였던 모양입니다. 결계가 풀리고 나서 어디서 싸웠는지도 드러나는데, 8화에서 마녀로 탈바꿈했던 바로 그 역이더군요. 게다가 사야카가 마녀 됐을 때, 쿄코와 마도카가 한 말이 9화랑 똑같고, 사야카가 죽은 후에 마도카가 한 말도 6화에서 소울 젬을 냅다 던졌을 적에 한 말이었습니다. …어허, 이거야 워. 덧붙이자면 사야카가 아까 전에 호무라 때문에 통구이 될 뻔 했다고 불평했는데, 말이 씨가 됐죠. 이 시간축에서 포인트는 마미 못잖게 무너져내린 마도카였습니다. 호무라가 말한 바가 진실이란 걸 확인한 순간, 희망을 품을 여지가 완전히 날아가면서 새로운 전환점으로 작용하거든요.

 

10화에선 발푸르기스의 밤을 맞이하는 순간과 마도카가 최후를 맞이하는 순간이 숱하게 반복됩니다. 발푸르기스의 밤과 싸우기 직전 혹은 싸울 때 배경은 1화의 꿈과 똑같지만 전반적인 색상이 모노톤이더군요. 인물들과 마녀만 칼라고요. 마도카와 호무라의 관점이 반영된 탓이죠.

호무라가 마도카의 임종을 지켜볼 때마다 늘 비가 쏟아지는데, 주변에 차오른 물이 보라색으로 빛나더군요.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호무라가 내릴 결심과 운명의 전환을 받쳐주는 미장센이죠. QB가 계약을 권한 순간, 노란 햇살이 흘러들며 순간적으로나마 비가 그치는데, 호무라가 잡스런 생각을 걷어내고 죽음과도 같은 계약을 치를 마음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파국을 보면 마미는 죽었지만 마도카는 크게 안 다치고 살아남은 듯합니다. 그래서 호무라도 안도했지만, 소울 젬이 완전히 탁해지면 어찌 되는지 아직 몰랐던 시절이죠…. 이번 시간축에서 호무라는 마도카의 최후를 통해 소울 젬과 그리프 시드의 관계, 그리고 진실을 알아냅니다. 세 번째 시간축부터 호무라는 원래 예정보다 일주일 쯤 앞서 전학갑니다(달력에 퇴원하고 다음 주에 전학한다고 적혀 있었죠.). 호무라는 진실을 팀원들에게 토로하지만, 7화에서 말했듯이 직접 접하지 않으면 믿기 힘든 법이며 당시 QB가 사기친 이유까지는 몰랐기에 근거를 댈 수도 없었죠. 그리하여 또 다시 종말을 맞이하는데, 이번에는 둘이서 나란히 임종을 기다리죠. 마도카와 호무라의 대화를 들어보면 8화의 사야카처럼 은근히 끝이 닥치길 바라고 있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때 점멸하는 가로등은 꺼져가는 생명을 가리키는 듯하더군요.


여차직해서 1화에서 마도카가 꿈으로 봤던 순간이 펼쳐지는데, 당시와 달리 역시 배경이 모노톤이라 완전히 다르게 보입니다. 2.35:1 짜리 화면비는 그대로 유지하는데, 그러고 보니 본편에서 처음으로 서두의 화면비가 멀쩡히 나왔죠. 이 때를 위한 거였나 보죠? 왜냐하면 10화의 후반부야말로 본작의 진정한 프롤로그니까요. 근데 이번엔 사태가 일단락된 후 이례적으로 폐허의 물이 누렇게 빛나더라고요. 음?

마도카를 한 번 죽였을 때, 눈물이 거진 다 말랐는지 호무라는 이젠 울지도 않고 냉담하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번 시간축에서 QB를 처음으로 죽인-8화에서 언급했던-순간이 나오더군요. 잠시후 1화 후반부로 이어지는데, 마도카가 이전처럼 자신을 부르자 뒷걸음질치는 게 안쓰러웠습니다.

 

잠시 후 오프닝이 이어지는데, 이젠 아주 마도카가 아니라 호무라의 테마였단 느낌이 듭니다. 오히려 엔딩이야말로 마도카의 테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10화까지 보고 나니 오프닝과 엔딩이 달리 보이는 구석이 많습니다. 아 참, 1화에서 마도카가 듣고 있던 음악이 바로 오프닝인 ‘커넥트’인데, 6화에서 쿄코가 DDR할 때 흘러나온 배경음도 이거더군요.

오프닝에서 마도카는 현재의 자신보다 머리칼이 긴 자신의 축복을 받으며 변신하는데요, 그녀도 시간을 돌이켰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듭니다. 혹은 시간의 벽을 넘어 미래와 과거의 자신이 조우할 거란 복선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한 때 마도카가 안고 있던 고양이가 호무라일지도 모른단 소문이 돌았는데요, 이 고양이는 오프닝 마지막 장면에서 사야카가 안고 있는 체 또 한 번 나왔죠. 잡지 포스터에 둘이 나란히 나오기도 했고, 고양이의 털과 호무라의 머리칼 색이 같은 데다, 이 고양이의 눈을 보면 노란자위에 보랏빛 동공을 지니고 있더군요. 오프닝 초반에 마도카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울고 있었습니다. 가까스로 계약을 통해 거대한 힘을 손에 넣었지만, 그녀 자신이 구원하고 싶었던 존재는 모조리 사라지고 홀로 남았으며, 간신히 저 고양이만이라도 구해내서 서글프게 웃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죠. 일련의 장면들은 늘 마도카와 호무라만 남던 순간, 그리고 마도카가 그나마 호무라만이라도 지켜낸 걸 기뻐하던 과거를 은유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호무라가 병원에서 안내책자를 고정할 때 쓴 누름돌에도 고양이가 새겨져있더군요. 오프닝의 고양이는 호무라를 상징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10화를 보고 나서 한가지 의문이 풀렸습니다. 오프닝에서 호무라는 비가 쏟아지는 하늘을 외로이 올려보고 있었죠. 본편을 감상하고서야 그녀의 마음이 아직도 그 날의 비오던 폐허 속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답니다….

 

캄캄한 어둠속에서 설령 빛을 찾았다고 해도 그것은 어쩌다 잠시 거기 있었던 빛에 불과했지. 아무런 의미도 지니고 있지 않아. 자칫 손을 내밀었다간 빛의 뒤편에 자리잡던 더욱 컴컴한 어둠에 집어 삼겨질 뿐이야.


본작의 엔딩은 영상도 음악도 참 섬뜩한 게 ‘신암행어사’의 문수가 한 말이 떠오르더군요. 마미만 생전에 제 방에 앉아있을 적처럼 앉아있는 것마저 음산한 느낌을 부채질하며, 호무라만이 유일하게 마도카를 만류하고자 하는 모습이 참 알싸했습니다. 어둠속에서 빛이 피어오르자 마도카가 지인들을 지나치며 점점 선명해지는 빛을 향해 다가가더니, 이윽고 옷가지가 조금씩 사라지며 뛰기 시작합니다. 근데 빛이 자그만 아지랑이를 발산하다가 사그라들더니, 완전히 벌거벗은 소녀가 필사적으로 질주하며 꺼져가는 빛에 파묻히죠. 마도카가 종당에 홀로 맞이할 미래를 다 드러낸 셈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온 저 얼굴은 피눈물을 흘리며 마도카를 바라보는 호무라의 얼굴이 아닐까 싶네요….

 

Eyes On Me

 

호무라가 처음으로 마도카한테 제 마음을 털어놓고, 당황한 마도카가 달아날 때 참 매정한 기집애라고 욕한 분들이 많으셨다죠. 근데 솔직히 마도카 입장에선 정말 이해 안 가는 짓만 거듭하는 광년이나 다름 없으니, 저리 식겁하고 제일 급한 친구부터 찾으러 튈 수밖에 없죠. 저도 시간을 달리고 또 달리는 호무라의 오열이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운명은 자꾸만 가장 피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만 하고, 마도카의 한탄을 접한 순간 그녀가 맞이할 결말을 바꾸지 못할 것 같다는 번뇌가 극점에 도달해 기어이 주저앉고 말죠.


호무라의 배경에 대해 이해했을 때, 시간여행과 관련된 몇 몇 작품이 떠올랐습니다. 개중에 최근에 본 작품은 ‘라이프 온 마스’라는 영국 드라마인데, 난데없이 30년전으로 날아간 형사반장 샘 타일러의 좌충우돌이 감동과 재미를 다 같이 선사하는 명작이었죠. 샘은 당시 자신의 부모님을 비롯해 사랑하는 분들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충고도 해보지만, 헛소리나 하는 별종으로 낙인찍히기만 하더군요. 덕분에 마도카의 행동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리고 히로인이 자기 때문에 죽은 여인을 구하겠답시고 과거로 거듭 거슬러 올라가고, 그때마다 상황을 왕창 악화시킨다는 측면은 ‘레트로액티브’를 연상시키더군요. 이 영화에서도 여주인공이 시간을 거스를 때마다, 사태의 이면과 진실을 하나씩 알아갔죠. 정신만 과거로 날아가는 데다, 사태를 개선할 때마다 또 달리 꼬인다는 측면에서 ‘나비효과’와도 흡사하고요. ‘나비효과’는 만물의 상태는 나름대로 최적화된 것이며, 어떤 사물의 상태를 개선시키면 다른 사물이 그만큼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파레토 최적상태를 바탕으로 한 영화였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은 이론이죠? 어찌 보면 호무라가 마도카의 첫 번째 임종을 받아들이지 못한 게 이 모든 비극의 시발점일지도 모른다, 이거죠.

 

첫 번째 시간축의 마도카를 보면 마법소녀로써 살아가며 그토록 원했던 자신감을 얻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도카가 호무라를 그토록 배려하고 마음 써준 이유는 이전의 자신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었는데, 남 같지 않은 소녀를 구해주고 또 모든 걸(어처구니없는 방과후 부업마저 포함해서) 담백하게 털어놓을 친구가 생겼다는 게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마미가 마도카를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되찾았듯이, 마도카한테도 호무라는 스스로의 소원-남에게 자기만의 도움을 보태는 것-을 성취했다는 구체적인 산 증거였습니다. 호무라도 자신을 아끼는 마도카한테 얼마나 애절한 마음을 품었을까요. 스스로도 자기자신에게 애착을 갖지 못했거늘, 자기 자신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는 식으로 말해주기까지 했으니….

호무라와 마도카의 관계가 뒤바뀌면서 우정이 거듭나는 과정은 참 처연하면서도 장절했죠. 그저 친구 겸 피보호자나 다름없던 호무라가 어엿한 후배 마법소녀이자 팀원이 되면서 마도카와의 관계가 뒤집히기 시작하는데, 이와 같은 역전은 본작의 시간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어집니다.

쿄코와 마미, 마도카가 사야카를 미처 죽이지 못하고 헤맬 때, 호무라가 총대를 맵니다. 누구보다도 지켜야 할 사람이 분명했거든요. 그리고 마도카 또한 그토록 존경하던 마미를 죽이면서까지 호무라를 구해줍니다. 이 때를 기점으로 둘의 관계양상은 결정적으로 뒤집히고 맙니다. 왜냐하면 얄궂게도 가장 유약했던 호무라는 이미 진실을 한 번 접한지라 팀원들 중에서 제일 충격이 덜했기에 아직 마도카만이라도 살아있다는 걸 위안삼아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마도카를 달래줄 여유도 있었고요. 호무라한테 있어 경애하는 멘토였던 마도카는 이 지경에 이르고도 버텨낸 호무라에게 급속히 의지하기 시작합니다.

같이 최후를 맞이할 때, 호무라는 차라리 함께 괴물이 돼서 이 망할 놈의 세상을 갈아버리자고 뇌까립니다. 소울 젬이 탁해져 심기가 어지러워진 데다, 자신들에게 이런 참극을 안겨준 세상이 한스러웠던 거든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호무라는 지쳤습니다. 자꾸만 시간을 거슬러봤자 아픔만 거듭되니, 차라리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요단강을 건너는 게 행복하다고 결심할 지경이었죠. 하지만 마도카는 호무라를 구하더니, 이번 시간축부터 처음으로 호무라에게 완전히 의지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가장 이기적이고 근원적인 바람을 토로하죠. 그것이 호무라를 한층 고통스럽게 옭아매는 사슬이 되리란 걸 알면서도요….

게다가 마녀가 되기 전에 보내달라고 애원하다니. 이것이 호무라한테 있어 얼마나 피를 토하는 간원이었던가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저를 죽여 달라고 빌다니 말입니다. 호무라가 절규할 때, 총성은 안 들리고 총염만이 반짝이더군요. 총소리가 들릴 리가 없었으니까요. 배경에 노란 햇살이 깔린 게 왜 그리 답답하던지….

그 직전에 낯을 심하게 가리던 호무라가 처음으로 친구의 이름을 불러주자, 마도카는 진심으로 기뻐합니다. 두 소녀의 우애가 지니고 있던 균형은 무너졌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통해 소녀들은 동등한 우정을 얻는데 성공했던 거죠. 어느 한쪽만이 희생하고 내주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진실된 의미에서 헌신할 수 있었기에….

 

호무라의 상징색은 보라색입니다. 리본, 잠옷, 병원에서 쓰던 샤프, 나중에 깔고 앉던 손수건도 죄다 보라색이죠. 마도카의 상징색은 분홍색인데-잠옷도 분홍색이죠- 호무라의 법구가 작동할 때 모래시계에 모래알이 떨어지는 듯한 광경이 펼쳐지죠. 이때 모래알의 색이 마도카의 색상을 띄는 게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분홍에 검은 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됩니다. 보라색은 절망을 뜻하는 색이기도 하죠. 또한 호무라의 현재 상황이 마도카로부터 비롯됐다는 사실과 그녀와 마도카가 많은 걸 공유한 짝패였지만, 너무도 대조되는 존재가 됐다는 점을 받쳐주는 배색이었던 겁니다. 마도카가 하얀 니삭스를 입고, 호무라가 검은 스타킹을 신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하고요.

호무라는 마도카처럼 리본으로 양갈래 머리를 묶었죠. 이는 그녀가 전에는 현재의 마도카와 유사한 내면 및 위치를 지닌 존재였으며, 우애와 인연을 뜻하는 증표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푼 행위는 마도카가 극렬히 혐오할 길이라도 그녀를 위해 주저없이 가겠다는 의사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시간을 거스른 직후, 호무라가 지은 표정이 한없이 슬프더군요. 마도카를 제 손으로 죽인 순간, 그녀 또한 죽었던 겁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처음 만났을 적에 마도카가 한 말마따나 확연하게 변할 수 있었던 거고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을 것이며, 제 아무리 발버둥쳐도 마도카 한 사람만이나마 구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니 그녀 말고 다른 잡것들은 모조치 내치겠다. 누구도 자신의 말을 믿지 못 할 테니, 누구도 믿지 않으리라. …이리 다짐하면서 안경을 벗고 시력을 교정하며, 리본을 풀죠. 마도카를 죽인 그녀는 마도카가 보듬어줬던 ‘자신’ 또한 죽이고 만 겁니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가장 극단적인 동시에 고통스런 길을 가야만 하니까요.

그렇지만 얄궂게도 그녀는 그토록 증오하는 QB와 조금씩 닮아가죠. 속내야 어떻든 표면적으로는 냉철한 태도를 견지하며(4번째로 시간을 거스르기 직전에 QB한테 담담히 대꾸하는 걸 보세요.) 마도카의 구원만을 철저히 추구하면서 거치적거리는 덤터기들은 가차없이 들어내는데, 목적은 다르되 마도카를 이용하기 위해 그녀 주변의 모든 걸 이용해먹는 QB의 방법론과 그다지 다를 것도 없죠. 그렇기에 7화에서 본의 아니게 QB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었던 거고요. 이때 그녀의 논조는 지극히 QB와 흡사했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QB는 마도카가 어째서 그토록 어마어마한 자질을 가졌는지 당황스럽다고 했죠. 이전엔 마법소녀로써 고만고만해보이던 마도카가 어째서 이번 시간축, 그리고 저번 시간축에서 초월적인 자질을 지니게 된 걸까요? 저번 시간축에서 마녀가 된 마도카의 크기는 두 번째 시간축 당시와 비교를 불허할 지경이더군요. 더욱이 이제까지는 발푸르기스의 밤과 싸워 죽거나 임종직전에 이르는 경우가 태반이었는데, 한방에 보냈다고요? 어째서? 시간축을 반복할 때마다 마도카가 강해지는 비결이라도 있답니까? 아니면 호무라가 안쓰러워서 얘도 시간을 거슬렀대요? …에이.


3화에서 QB는 소울 젬의 크기, 즉 힘의 질이 어떤 소원을 비느냐에도 좌우된다고 했죠. 그 때야 사야카와 호무라의 능력과 소원의 관계에 대한 단서를 제시했을 따름이지만, 저번 시간축에서 마도카가 무지막지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가 소원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근거도 됩니다. 이전에야 마미한테 동조해서 계약을 술렁술렁했지만(3화처럼 케이크를 바라는 식으로요), 이번에는 호무라를 구하겠다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이거 중요합니다. 만약 정말로 이것 때문이라면 호무라가 마도카를 구하지 못해 시간을 재차 거슬렀듯이 그녀를 온전히 구원하지 못한 마도카도 불완전하게나마 제 기억이나 힘을 챙겨 의식체만 따라왔을 확률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1화에서 마도카가 이 상황을 꿈으로 봤으며, 앞으로 만날 사람들과 닮은 구석이 있는 인형들을 무의식중에 챙겼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8화에선 불완전하게나마 기시감을 느끼기도 했잖습니까?

저번 시간축 말미에서 배경의 색상이 이전과 분명히 다른 이유도 이 때문일 공산이 있습니다. 오프닝을 생각하면 다른 시간축의 마도카끼리 만난다는 게 아주 허황된 건 아닐지도…. 근데 이러다가 알고 보니 발푸르기스의 밤이 다른 시간축에서 마녀가 된 마도카라는 식으로 전개되는 거 아닙니까?

 

 

그 밖에…

 

호무라. 본작의 세계관에선 미인이라 평가받습니다만, 그림체 자체가 동글동글 진빵이라서 영 감흥이 안 온단 말이죠. 3화에서 변신을 풀었는데, 다음 장면에 전투복을 도로 입고 있는 옥의 티가 있더군요. 그리고 8화에서 이 아가씨가 하듯이 수류탄 핀 따면 이빨 다 나간답니다. 마력으로 이빨을 강화시켰다면야 할 말 없지만요. 또 QB를 그토록 싫어하는 데다 접촉을 피하는 판이라 그리프 시드를 넘겨줬을 거라고 보긴 힘든데, 어찌 처리하는 걸까요?


성우랑 본작의 감독 때문에 처음엔 ‘바케모노카타리’의 센조가하라 같은 얜 줄 알았습니다. 생긴 것도 비슷하고요. 근데 예측이 절반쯤 맞은 셈이군요. 보랏빛 눈과 흑발, 작중 세계관에서 제일 가는 미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세상이고 자신이고 내다버릴 듯이 질주하는 기질…. 일본애들은 이런 군상을 참 좋아하나 봅니다.

근데 말이죠, 공격마법이 빈약하고 마력을 필요할 때만 소모해야 한다는 식의 소정의 이유 때문에 여타 마법소녀들과 달리 총화기를 애용한다는 점에선 ‘페이트/제로’의 에미야 키리츠구가 생각난단 말입니다. 이 양반도 마술사로써 이단자이기에 철저하리만치 사파에 가까운 편법을 구사하며, 총화기를 갈겨대거든요. 제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 안 가린다는 점도 비슷하고요.


이런 괴악한 마법소녀가 태어난 가장 큰 이유야 각본가인 우로부치 선생의 취향 때문이겠죠. 10화에서 마미가 쓰는 머스킷 총에 강선이 파인 데다가, 호무라가 쏜 총알이 할로우 포인트 탄이더군요. …이 양반 아니면 누가 이런 걸 다 묘사하라고 우기겠어요?

호무라가 나름대로 전술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이 야릇하더군요. 처음엔 지금과 달리 참 조신하게 뛰어다녔습니다. 무기 삼을 게 없는지 부모님 물건을 슬쩍하지 않았을가 의혹이 가는 골프채를 휘두르는데, 절망적이다 싶을 만치로 운동음치였지만 마력을 실어 휘두르니 드럼통 하나는 어찌어찌 찌그러뜨리네요. 어이구, 귀여워라….

그리고 아직 집이 멀쩡하던 시절에 전술적으로 문제 있다는 지적을 받자, 인터넷으로 폭탄제조법을 검색해 만듭니다. 세상 참 무섭게 돌아가네요. 정보화사회의 폐단이려나요? 덕분에 유나바머나 키라 요시카게, 킴블리 저리가라 할 폭탄마가 탄생했습니다, 그려. 헌데 단순한 폭탄이 아니라, 마력을 담아 던지는 걸까요? 아니면 평소에 파편에다 마력을 조금씩 뿌렸다던가? 안 그렇고서야 마녀한테 위해를 가할 수가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마미의 지적에 따라 새로운 전술을 모색하는데, 일본에서 무슨무슨 흥업 사무실은 대체로 조폭아지트라죠. 캐비닛 안에서 일본도랑 와키자시 꺼내는 거 보세요. 정말 큰일 날 아가씨네. 그리고 저놈의 방패는 4차원 주머니래요? 아까 폭탄 꺼낼 때도 그렇고, 이건 뭐 넣는 대로 다 들어가네요?


날아간 총알이 멈췄다가 시간정지를 풀자 일제히 꽂히는데(후반에도 나온다), 왠 DIO의 ‘The World’인가 싶었습니다. 그 흡혈귀대빵도 시간을 멈춘 다음 나이프를 왕창 던지는 식의 전술을 구사하곤 했죠. 하긴 특정조건을 만족시키면 일정한 시점으로 역행하는 것도 죠죠의 ‘바이쳐 더스트’랑 흡사하긴 합니다만. 그리고 잘 보니 사야카의 몸에 폭탄을 한 다스는 넘게 붙여놨더군요. 저래갖곤 마녀 할머니가 와도 못 살죠. 여하간에 호무라의 능력은 활용만 잘 하면 대인전에서는 거의 천하무적인지라, 마미도 그녀를 제일 먼저 포박합니다. 그녀의 능력과 약점을 꾀고 있기 때문이며, 가장 먼저 제압해야만 할 난적이었거든요.

아주 제대로 작심한 호무라가 아예 미군기지를 털더니 미니미를 쏴대는 걸 보고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반동? 마력으로 육체를 강화시켜 우걱우걱 잡쉈겠죠.

 

가장 유약했던 호무라가 제 맹점을 보완하고자 발버둥친 끝에 제일 무시무시한 인간흉기가 되가는 과정이 참 처절하달까, 괴악하달까…. 뭐라 형용키 힘든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힘겹게 싸우는 다크 히어로란 점에서 호무라를 ‘가면라이더 류우키’의 나이트에 견주는 분들이 많던데요, 10편을 보고 나니 호무라와 마도카의 관계가 라이더 배틀로얄의 중심축이었던 칸자키 남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칸자키 시로는 제 누이동생을 위해 몇 번이고 시간을 돌이키며 피바다를 자아내고, 동생인 유이는 사태의 축으로써 본의 아니게 물귀신 기질을 발휘해 여러 사람 황천 보내는 계기를 빚었죠. 칸자키가 부리는 라이더-오딘도 시간을 조종하며 순간이동으로 적을 제압하는 게 특기였죠.
 
마도카의 경우 집에 거울이 잔뜩 깔렸으며, 상황을 개선하려다 더욱 꼬은다는 점에서 칸자키 유이랑 이미지상으로 닮았고요. 당시 유이는 자신을 위해 지옥을 강림시킨 오빠를 필사적으로 만류했답니다.


마도카는 예고에서 슬프도록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는데, QB한테 한 말일까요 아니면 호무라한테 한 말일까요?

 

딱 하나 바뀐 게 있어. 사라져간 라이더들의 무게가 2배로 늘었다! 더는 희생되는 꼴을 좌시하지 않겠어. 인간을 지키고자 라이더가 됐으니, 다른 라이더들도 지키고 말겠다!

10편에서 꽃다운 소녀들이 몇 번이고 죽어나가는 걸 보고 있자니, 키도 신지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이 처자들이 구원받을 여지가 과연 있기는 할는지. 쩝.

 

그럼....


덧글

  • 000o 2011/03/13 17:41 # 답글

    호무호무한 에피소드였습니다.
  • zemonan 2011/03/14 06:37 #

    대체 누가 그 별칭을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본편을 보니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홍당 2011/03/13 17:46 # 답글

    저도 루프를 거듭할수록 어두워지는 호무라의 심적 상태가 확연히 눈에 띄던게 참 가슴아프더군요
    대표적인 기믹들로 3회차까지의 발푸르기스의 밤(이하 발밤)을 퇴치한 뒤에 호무라 주변에는
    그녀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소나기가 주룩주룩 내렸지만
    마도카가 발밤을 물리치고 최악의 마녀가 된 4회차의 배경은 매말라버린 황량한 사막과 같이 말이죠
    그 밖에도 4회차에서 미니미(M249)를 갈기는 호무라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모르게 전장에서 고독하게 싸우다 서서히 자신을 갉아먹는 (원작)람보와 같은 철차를 밟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이 외에도 하고싶은 이야기들도 많지만 요약하자면 연출과 각본, 그리고 성우분들의 열연이 빛났다고 해야할까요
    특히 신보 감독이 보여준 색감을 중점으로 한 미장센 기믹들도 여러가지로 잘 보여준 것 같아 만족했던 호무호무한 10화였던 것 같습니다

    덤으로 링크신고 합니다~
  • zemonan 2011/03/14 06:40 #

    미치지 않는 게 정말 신기할 지경이죠. 아니, 어쩌면 이미 돌았기에 저토록 변모한 거지도 모르겠습니다.
    람보도 엄밀히 말해 강해서라기보다 스스로의 PTSD에 치를 떨며 맞서다보니 광전사마냥 싸워댄 것에 불과했죠. 그 점은 호무라도 비슷해요.

    10화는 정말 여러모로 본작의 묘미가 압축된 에피소드였습니다.
    출처만 확실히 밝혀주신다면 괜찮습니다.
  • 유이하루 2011/03/13 17:59 # 답글

    언제나 좋은 글 TT
    조명 색에 대해선 별 생각이 없었는데 저런 뜻이 있었군요
  • zemonan 2011/03/14 06:40 #

    신보 감독이 원체 조명장난을 좋아하더라고요.
  • 미니 2011/03/13 18:06 # 답글

    그나저나 이번에 허무하게 죽은 샄후라 양을 보니 왠지 근거리에서 한방에 가버린 미하엘 트리니티가 떠오르더군요..
    색도 붉은 색 계열이고, 근접에, 심장에 직격당하는 것 까지...
  • zemonan 2011/03/14 06:41 #

    트리니티 남매는 하나같이 허무하게 갔죠. 기습엔 장사 없는 법입니다.
  • 에뎀 2011/03/13 18:07 # 답글

    호무라한테는 3주차에서 마미가 무너진 모습을 보여준 게 굉장히 트라우마가 된 것 같더군요.
    호무라가 아슬아슬할 때까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방침을 취하는 건, 큐베를 경계해서 그런 면도 있겠지만 의외로 감정적인 면이 큰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따지고 보면 마미 또한 호무라의 다른 멘토이기도 하니까요. 마도카에 못잖게 마미를 의지하는 면도 있었을 텐데, 섣부른 고발이 참극을 불렀으니 원.
  • zemonan 2011/03/14 06:43 #

    호무라가 시간축을 반복하면서 겪은 바들은 지식만이 아니라 감정적인 측면에서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현재 시간축에서 호무라가 취한 행동들은 단순히 이성적인 근거만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얻은 감에 기반한 것도 적지 않거든요. 그래서 마미를 한사코 경계했던 거겠죠.
  • 겨리 2011/03/13 18:38 # 답글

    발푸르기스의 밤과 관련해선 기어의 마녀라는 점 때문에 호무라가 그 정체가 아닌가 하는 추측이 최근에 많더군요.
    회차를 반복할 수록 카나메 마도카의 마력(에너지)가 상승한다라는 점에 대해서 짚어보고 싶은 점은, 에너지가 점점 늘어간다는 것은 그것이 계속 축적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되며, 지금으로서 그 에너지가 모일 상황이란 건 호무라의 시간 반복에 의한 누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과거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 또한 그것이 현세에 영향을 조금씩 미치고 있다 라는 점은 세계의 리셋이 진정 시간의 역전이 아닌,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수준의 리셋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호무라가 매번 살리려고 노력한 카나메 마도카를 제외한 다른 마법소녀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리타이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마력의 총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단지 이런 식의 구도가 성립한다면 카나메 마도카가 호무라의 구원을 위해 루프에 돌입할 경우, 둘의 소원이 꼬이면서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그 한 순간을 바라며 억겁의 시간을 달리는 '소위 꿈과 희망이 넘치는 마무리'와 함께, 지속적으로(무한에 가까운 루프) 더욱 많은 양의 E를 쏟아내는 영구기관을 획득한 큐베종족의 웃음과 함께 끝나지는 않을까 하는 불길한 생각도 드네요.
  • zemonan 2011/03/14 06:45 #

    호무라 자신이 마녀가 되고, 고유능력을 이용해 거듭 시간을 거슬렀단 말씀이시군요.
    시간축 거듭할 때마다 레벨이 올라간다니, 무슨 게임반복플레이 같네요. 호무라의 시간여행조차 이를 노린 QB의 수작일 공산도 배제하긴 힘들죠. 망할.
  • 타자와 2011/03/13 18:38 # 답글

    저는 또 마녀가 사용하는 사역마에도 의미를 좀 두고 싶네요.
    보통의 마녀들은 사역마를 막 다루듯이 했지만 9화에서 사야카가 마녀가 됬을 때 연주를 하고 있는 사람이 나왔지만 10화에서 마녀가 됬을 적에는 히토미의 모습을 한 여학생이 나오더군요. 그 점을 바라봤을 때 마녀의 사역마는 마법소녀 당시에 원망했거나 힘들게 한 사람이 나오는게 아닐까라고 생각되네요. 원망을 느낀 대상에게는 마구 다루지만 힘들게 한 사람에게는 애정을 배풀어서 소중하게 다루고요.
  • zemonan 2011/03/14 06:46 #

    마녀의 형상과 결계만이 아니라 사역마도 인간이었을 적의 내면으로부터 비롯되는 것 같더군요. 그렇다면 당시 시간축에선 카미죠에 대한 애정보다 히토미에 대한 증오심이 더 컸다고 봐야 하려나요...
  • 타자와 2011/03/14 09:09 #

    그렇게 되는 가봐요...
  • 암흑요정 2011/03/13 18:39 # 답글

    근데 말이죠.
    호무라가 루프를 하면 할 수록... 마도카의 잠재력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

    또, [아케미 호무라 = 발푸르기스의 밤]이라는 가설도 돌고 있고...
  • zemonan 2011/03/14 06:47 #

    호무라가 끝내 마녀가 되고 말았으며, 그러고도 사야카처럼 정인을 잊지 못해 자꾸만 시간을 역행한 게 발푸르기스의 밤의 정체라면... 정말 끔찍한 종말이죠.
  • 카노네스 2011/03/13 18:52 # 답글

    이번글도 잘 보고갑니다 다음화의 날카로운 분석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zemonan 2011/03/14 06:47 #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 arbiter1 2011/03/13 19:09 # 답글

    아 진짜 분석 잘하십니다. 저도 이거 10화만 두 번 봤는데... 정말 애니메이션 보면서 살떨린 건 비밥 에우레카7 이후 3번째인듯합니다.

    정말 분위기가 잘 녹아드는 애니에요.
  • zemonan 2011/03/14 06:48 #

    천국과 지옥을 왕복시켜주는 작품이랄까요.
  • 크로이 2011/03/13 19:18 # 답글

    일단.. '호무라는 소울잼이 한개' 입니다. 왼손에 한개이고요. 두개 그려져 있던 신은 -_-; 작화 미스입니다. 그냥 작화 미스입니다. 복선이고 뭐고도 아니고 그냥 작화미스입니다. 이걸 자꾸 떡밥화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냥 원화가가 실수한 겁니다. 그리고 마력이 담긴 물건이 닿으면 시간정지를 못 시키는 게 아니고 접촉한 상대도 시간정지 상태에서 빼내기 때문에 시간 정지를 안 쓴 겁니다. 즉 그 상태에서 시간정지 해봤자 -_-; 쿄코도 같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하나마나였던 거고요.
  • zemonan 2011/03/14 06:48 #

    역시 작붕이었군요. 이런.
  • 휘예 2011/03/13 21:06 # 답글

    발푸르기스의 밤이 다른 시간축에서 마녀가 된 마도카라는 식으로 전개되는 거 아닙니까?
    는 저도 생각했던 결말 ㅠㅠㅠㅠ/눈물

    4차원주머니 맞습니다...
  • zemonan 2011/03/14 06:49 #

    마도카든 호무라든 둘 중에 하나가 마녀로 변한 결과라면... 어휴.

    마법소녀도 아주 손해만 보는 직종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카우말리온 2011/03/13 21:33 # 답글

    분석하는것도 하나의 재미겠지만 필요하니까 저런 연출을 한거지 하나하나 깊게 생각하면서까지 만들었다고는 생각하기는 힘들듯하군요.

    시간축을 벗어나 리버스하려는 모든 캐릭터들은 다 같은 숙명을 지닐 수 밖에 없는게 루프물의 장점이자 한계인거 같기도 하군요.
  • zemonan 2011/03/14 06:51 #

    제가 오버한 것도 많죠. 근데 다양하게 되새기는 게 재밌어서 말입니다. 감독과 각본가 분들이 워낙 그런 경향이 강한 분들이기도 하고요.

    '타임 리프'같은 작품은 좀 예외라 할 결말을 맞이했는데 말입니다. 각본가 선생의 전적을 생각하면 이 또한 그냥 넘어가진 않을 성 싶습니다.
  • 플라스틱 2011/03/13 22:02 # 답글

    발푸르기스가 호무라라고 치기엔 마법소녀일 당시의 능력이 딱히 마녀가 되서도 계승되는것처럼은 보이지 않고.
    (옥타비아가 쿄코에게 잘린 팔은 죽을때까지 그대로였잖아요?)
    마도카가 호무라마냥 루프 소원 빌었다가 저렇게 된거라 치면 마도카에겐 왜 소울젬이 없느냐가 이상해지고...

    그냥 스토리상의 관문정도 아닐까 싶어요.뱀파이어 십자계의 피오 성인같은.
    뭐 제 예측이 맞은적이 한번도 없긴 하지만;

    그런데 호무라 부모님은 다 어디계신대요?
    쿄코랑 있을때 방 상태 보면 아무래도 마력으로 개조한거같은데.
  • zemonan 2011/03/14 06:54 #

    뱀파이어 십자계의 외계인들도 원래는 작중의 뱀파이어 종족들과 연관이 있었고, 이게 스토리의 핵심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근데 그렇잖아도 꼬인 줄거리를 한층 난잡하게 만들까봐 일부러 뺐다죠.

    본작의 주역소녀들 중에선 어째 마도카 빼고는 멀쩡하게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이 나오는 경우가 없단 말이죠.
  • Ennew 2011/03/13 22:45 # 삭제 답글

    본문에서 언급하신 '호무라의 소울젬이 두 개' 부분을 크로이 님께서 작화 미스라고 지적해 주시기는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소울젬 하나는 3회차를 거친 이후의 호무라가 만들어낸 더미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했었습니다. 소울젬의 진실을 알고, 작중 마미처럼 팀킬을 시도하는 마법소녀가 있을 때를 대비해서요. 만일 3회차의 쿄코처럼 선빵을 당해 소울젬이 파괴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파괴당한 소울젬은 사실 더미고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진짜 소울젬이 있어서 호무라가 생존했다면 대인전에서 그녀에게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마법소녀는 없을테니까요. 뭐 다른 부분의 작화를 보니 작화 미스가 맞는 것 같지만 :) 하도 떡밥 투성이인 작품이라 온갖 추측을 다 하며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코드 기어스 리뷰부터 지금까지 재밌게 보고 있는 숨은 애독자(?) 입니다. 이번에도 면밀한 분석 잘 보고 갑니다.
  • 크로이 2011/03/13 23:08 #

    작화 미스 맞습니다. -_-; 설정에 왼손에만 그리게 되어 있습니다. 'ㅁ'; 작업을 해봤기 때문에 아는 겁니다.
  • zemonan 2011/03/14 06:55 #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일정이 빡빡해선지, 아니면 지나치게 열을 다해선지 생각도 못한 옥의 티가 난무하곤 하더군요.
  • 린쿠 2011/03/13 22:51 # 답글

    엔딩 마지막의 얼굴이 호무라라...생각만 해도 아주 확 전율이 흐르네요..이거..ㅇ<ㅡ<
  • zemonan 2011/03/14 06:55 #

    이번 시간축에서도 끝내 구원받지 못할 확률이 크니까요...
  • 凶鳥 RAVEN 2011/03/13 23:18 # 답글

    11화 예고에 나온 마도카의 말은 큐베에 대한 비난이 거의 틀림없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멋대로 갖고 놀아 지옥으로 떨구는 놈이 정작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으니까요. 4회차에서 마녀를 만들도록 방조하고는 "앞으로는 너희 인류의 문제다"라며 쌩까는 걸 보면 누구라도 분노 게이지가 만땅으로 오를 겁니다.
    아마 어떤 경로로든 마도카의 소원에 의해 대가를 치를 날이 올 것 같군요.
  • zemonan 2011/03/14 06:56 #

    석유를 쓰면서 먼 옛날에 죽은 공룡들에게 연민이나 감사를 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QB는 욕을 먹는 것조차 과분한 자식이라고 생각합니다.
  • 랑냥 2011/03/13 23:18 # 삭제 답글

    잘 보고 갑니다. 저도 10화를 보면서 계속 의문을 가졌던 점을 지적해주시네요.
    저는 10화를 보고 모든 사태의 원인은 사실 큐베가 아니라 마도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호무라의 소울잼이 탁해졌을때 차라리 세상을 부셔버릴까 했던 극단적인 마인드처럼, 마도카도
    자신의 소울잼이 극도로 더러워진 순간 평소의 그녀라면 절대로 부탁하지 않았을 만한 부탁들을 합니다.
    1화에 등장한 마도카라면, 시간을 역행해 자신을 막아달라는 부탁도, 자신을 죽여달라는 부탁도 호무라를
    위해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글에서 쓰신 것처럼 시간을 역행할수록 마도카의 마력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것이, 1~3화까지는 적어도 마도카가 발푸르기스의 밤을 혼자서 견딜만한
    마력이 안되는 걸로 보였는데 4화부터는 한방에 죽여버리는 패륜(?)이 시작됩니다. 시간축이 되돌아
    가며 점점 쌓이는 동시에 마도카의 마력도 혹시 쌓이는 방식으로 내재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저만 한게
    아니라서 뿌듯하네요. 왠지 마법소녀의 등장도 확대되는 것 같고 이러다 만약 몇십번 반복하다
    보면 마법소녀가 마도카네 반 전체여학생으로 꽉차는 거 아닌가 하는 무서운 상상도 해보았습니다.ㄱ-;

    그나저나 1화에서 마법소녀였던 마도카의 소원이 무엇이었을까요.
    타자와님 주장에 하나더 추가해보자면 마법소녀가 마녀가 된 마녀와 사역마가 마녀가 된 마녀의 강함에
    차이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어쩐지 그럴것도 같다는 생각이[]
  • zemonan 2011/03/14 06:59 #

    사실 비극이 갈수록 확장된 진정한 축은 QB보다는 마도카와 호무라죠. 특히 세번째 시간축의 마도카가 부탁한 바는 호무라에게 있어 말 그대로 저주나 다름없었습니다.
    시간축의 반복이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음...
    마녀가 새끼친 사역마가 인간을 잡아먹으면 모체와 똑같은 마녀로 성장하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인간이었을 적 이름이 사라지고, 마녀의 기종(?)명칭만 상세히 나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레이안 2011/03/13 23:46 # 답글

    굉장하군요, 이정도의 마마마리뷰는 오랜만이네요.
    애니 하나하니에 정말 많은 것이 담겨있네요, 새삼 샤프트의 실력에 놀랍니다.
    아직까지도 여러가지 떡밥이 수없이 나오기는 하지만 결국 루프물이니 끝엔 다시 루프하는 정도가 아닐까.. 그 이상의 전개는 힘들다고 봅니다.
    이정도로 벌려놓고 과연 우로부치가 어떤 결말을 내어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기대도 되지만 한 편으론 걱정이 크네요. 어쨌던 간에 엔딩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군요.

    좋은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 zemonan 2011/03/14 07:00 #

    블레스라이터 꼴만 안 나면 다행이라고 어느 분이 말씀하시던데... 과연 어찌 될까요?
  • Ezdragon 2011/03/13 23:52 # 답글

    소울 젬 2개는 그냥 작붕으로 보입니다. 그 컷을 제외하면 항상 하나로 그려지죠.
  • zemonan 2011/03/14 07:00 #

    저도 지금은 그리 생각합니다.
  • QB 2011/03/14 00:43 # 삭제 답글

    많은 분들이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바대로 5회 가량 루프를 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지만 저는 지면상 생략되었을 뿐 호무라가 그 이상으로 까마득한 루프를 경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발푸르기스의 밤의 등장에 대한 통계인데 4-5회 가량의 회수로는 어떻게 생각해도 통계라고 부를 만큼의 결과는 산출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 8화에서의 마도카를 향한 호무라의 "왜 너는 늘 그렇게 자신을 희생해서…" 같은 대사도 호무라가 꽤 오랜 시간 루프를 겪었다는 걸 암시하는 듯 하지요.
    어떤 식으로든 마법소녀가 되어 최후를 맞는 마도카와 그녀를 구하기 위해 영원의 미로를 헤매이는 호무라는 흡사 <슈타인즈 게이트>의 마유시와 오카링의 구도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러나 오카링은 그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이들이 적게나마 존재했고, 호무라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차이점이 되겠지요. 1과 2는, 그것이 사람의 이야기가 되면 1 이상의 커다란 격차를 갖게 되니까요.
    이야기는 가히 가경에 달하고 있지요. 호무라가, 마도카가, 큐베가, 다시 말하자면 우로부치 겐이 어떤 경이로운 결말을 저희들에게 선사해줄지 무척 기대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zemonan 2011/03/14 07:03 #

    말씀하신 바가 맞을 겁니다. 나쁘게 말하면 보기보다 훨씬 많은 삽질을 거듭한 셈이죠. 호무라의 여정은 정말 까마득할 겁니다.
    이런 시간여행물 혹은 루프물에선 주인공이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나 조언을 얻기가 지극히 난감하죠. 그래서 한층 괴로운 거고요.
  • Darkttd 2011/03/14 01:10 # 답글

    잘 읽고 갑니다. 양이 엄청난데, 이걸 전부 분석하신 게 대단합니다...!

    그리고, 링크 신고 합니다!
  • zemonan 2011/03/14 07:04 #

    1화부터 메모한 게 어찌어찌 이리 됐습니다.

    출처만 확실히 해주시면 상관없습니다.
  • 환빠 2011/03/14 01:16 # 삭제 답글

    대쥬신 제국에 영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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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emonan 2011/03/14 07:04 #

    ...예?
  • 마가미 2011/03/14 01:23 # 답글

    호무호무한 호무라의 호무호무한 과거(...).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zemonan 2011/03/14 07:05 #

    그야말로 '호무라 만세'를 외치는 에피소드였죠.
  • 네리아리 2011/03/14 01:37 # 답글

    정말 세세하게 리뷰하시다니... 단순히 요츠바채널 셔틀질만 하고 있는 네리아리로서는 그저 굽신굽신
  • zemonan 2011/03/14 07:06 #

    에이, 저야 감상 정리하는 게 취미인 걸요.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즐겁고요.
  • Ezdragon 2011/03/14 08:52 # 답글

    호무호무가 너무 호무호무해서 사는게 괴롭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 원래 우로부치는 신나게 굴리면 어느정도 보답을 해주는 편인데 호무호무는 현재로선 절대 보답받을 수 없다는게 제일 안타깝더군요. 본인이 쿄코와 동맹 맺을 때 발푸르기스의 밤을 잡으면 이 마을을 떠날꺼라고 말했듯이 마도카를 구하는데 성공하더라도 예전처럼 둘이 친구가 되어 꺄아꺄아 우후훗 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 zemonan 2011/03/15 08:43 #

    호무라아아아.... 쩝. 근데 보답받았나 싶더니 막판에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것도 이 양반 단골코스라서요. 호무라는 이미 마도카를 쐈을 때 자기자신에 대해선 모든 걸 포기한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를 넘겨도 또 다시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지만, 그렇다한들 계속 고독한 여정을 반복하겠죠.
  • 그라탄 2011/03/14 10:05 # 삭제 답글

    -지난주 수요일에 마미의 정신상태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바로 이틀뒤에 정말로 '그런 장면'이 나와버려서 참 씁쓸했습니다. 어찌되었건 1,2화에서
    마미를 보고 마마마에 관심을 가졌고, 3화로 인해 본격적으로 시청을 시작한 입장에선 입맛이 너무 썼네요. 마미가 쓰레기와 연동되어 매도당하는 작금을 볼작시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또 이번 마미의 이미지 추락적인 관점만 놓고보면 그렌라간 26화의 카미나가 생각나기는 했는데, 둘을 비교하는건 완전한 고인능욕이라 생각하기도 싫더군요.

    이번 10화는 연출적으로 마도카와 호무라를 강조하는 대신 다른 캐릭터 셋을 모조리 병풍&비호감으로 만들어버린 것이 눈에 보이더군요.
    2~9화, 작의 3/4동안 세 캐릭터들이 쌓아올린 이미지를 스스로 부수는 것은 제작진 측에서도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을 터인데 말입니다.
    그만큼 이후의 내용이 중요할 지도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겠습니다.


    -pixiv라는 일본 일러스트 사이트를 통해서 마마마의 캐릭터 인기라는 것을 꽤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3화 이후부터 9화까지 쭉 1위를 차지하는 마미나,
    주인공의 힘인지 꾸준히 콩라인을 유지하는 마도카 같은 경우는 둘째 치더라도, 3위였던 호무라가 점점 순위권에서 밀려나서 결국 10화 방영 전날에는 가장 스타트를
    늦게 끊은 쿄코가 호무라를 거의 제칠 뻔했었죠. 호무호무라곤 하지만 9화까진 그다지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의 반증이었는데...
    8화 방영 이후 호무라가 호문클루스라는 설이 팽배해지면서 감정이 없는 인형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관심이나 호감도가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던 탓도 있겠죠.
    10화는 이런 측면에선 대격변이었군요. 메가호무(안경쓴 호무라)가 현 판도를 뒤집을 데스윙이 될 지도 사소한 재미의 한 부분이겠지요.


    -호무라와 마도카. 이제 반바퀴를 돈 바퀴의 바퀴살 양 끝부분으로 비유하면 루프할 동안 위치는 역전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둘 사이는 가까워 지지 못했다는 건데...
    그래도 이것을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훨씬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네요.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하는것이 좋겠습니다만.
    호무라에 대해서 가장 슬펐던 부분은, 아무리 루프를 반복해서 결국 마도카가 마법소녀가 되지 않아도 원래의 아케미 호무라가 원하던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부분이었네요. 또한 호무라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첫 세계에서 자신에게 희망을 준 마도카지, 지금처럼 망설이는 마도카는 아닐테니까요.
    이 모순을 호무라가 나중에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면 또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농담으로라도 '신체스펙도 좋아지고 머리도 잘돌아가니 자기계발 한 셈 치면 되잖아?' 라고 말하기엔 너무 뼈아픈 가시밭길을 헤쳐오지 않았습니까.



    -루프나 다중세계가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최근 다룬 작품 중에선 용기사07의 '울 적에' 시리즈를 생각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괭이갈매기' 에서는 '같은 인간이라도 자라난 내력이나 환경에 의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부를 만큼 그 성격이 바뀐다' 라고 말했지요.
    그런데 '에반게리온 : 파' 에서 신지가 보여준 신선한 모습들에 대해 제작진들은 '환경이 변화한 것이지 인간 자체가 변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었습니다.

    언뜻 보면 정 반대의 대답 같지만 실은 어느쪽도 '결국 그 인간의 본판은 다르지 않다' 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지요.
    기본 베이스는 똑같아도 살짝살짝 선택지에서 주사위가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 인격의 변화까지 초래한다는 이야기 인 셈인데, 그렌라간의 다원우주 신도 이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바탕에서 마마마를 보다보면 작중 발생하는 이벤트에 따라 얼마나 조금씩 인간군상이 달랐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운 요소입니다.
    혹시라도 이런 요소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면 인물들이 진실에 직면해도 착란하지 않고 발푸르기스의 밤에 맞서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아보입니다만,
    그러기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고, 주역인 호무라도 그런 식의 대처를 해주기엔 너무 어린것이 문제였으니 안타까운 일이죠.
    어떤 분은 호무라가 큐베급의 말빨을 가졌으면 모든 사건이 해결됐을 것이라고도 하는데, 우스개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동의해버렸군요.
    같은 말을 해도 수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쪽에서 의미가 천양지차로 달라지는것이니... 수식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습니다.

    -1화와 10화의 루프시에 등장한 인간이 조금씩 다르다. 이것은 역시 '시간이동'이 아니라 쓰르라미처럼 '다른 평행세계로 이동' 하는 것이라고 해석해 볼 여지도 있겠죠.
    어쩌면 작중에서 보여주는 루프 전체가 안티스파이럴의 다원우주 신공같이 큐베에게 호무라가 놀아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zemonan 2011/03/15 09:00 #

    확실히 매도당할 것까진 없다고 보는데 말입니다. 이전에 피로한 모습과 격차가 너무 커서 실망감이 크기야 하겠지만요... 사실 카미나도 초반에 지나치게 막가는데다, 툭하면 시몬에게 밀어붙이던 양을 생각하면 오히려 다른 평행세계에서 선보인 꼴이 이해가 가더군요. 카미나 같은 친구들은 걸물이나 사기꾼이 되기 십상이거든요.
    호무라의 진실을 부각시키기 위해선 부득이했겠죠. 게다가 이 작품의 주요인물들이 죄다 일관되기보다는 기복이 크며 복잡한 내면을 지니고 있다는 걸 끝까지 밀어붙이고자 한 것 같습니다.
    호무라의 인기야 그전부터 어마어마했는데, 이번 화를 기점으로 폭발한 듯합니다.
    호무라의 마음은 더욱 애절해졌지만, 한편으로 그녀가 갈구하던 애정으로부터 내외로 더욱 멀어지고 있다는 게 안쓰럽더군요. 보통 첫사랑을 떠올릴 때, 지금 뭐하며 어찌 변했는지보다 만났을 당시를 먼저 생각해내곤 하죠. 호무라가 동경하던 마도카, 그녀에게 기대고 간원하던 마도카, 그리고 지금 지켜주고 있는 마도카는 엄밀히 말해 모두 딴 사람입니다. 하지만 호무라는 이들을 모두 한 사람으로 간주하며, 이는 쿄코나 사야카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베르세르크'의 가츠가 그 동네에서 최강의 인간이 되고, 나름대로 하렘도 구축하지만... 대가가 너무 큰지라 부럽기보단 연민부터 드는 거랑 같죠. 어휴.
    인간의 변화도 그렇지만, 인간의 내면이란 게 단선적이지 않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악한으로 보이던 인물이라고 연민이나 동정심이 아주 없지는 않고, 그 반대 경우도 많으니까요. 다만 상황에 따라 어떤 면모를 두드러지게 내비치는 거고, 이게 그 사람을 정의하는 근거가 될 따름이죠.
    호무라도 처음에야 마도카말고 다른 얘들도 나름 배려했죠. 하지만 인간이기에 그 많은 변수를 게임하듯 통제하는 건 불가능했으며, 종당엔 목표를 확 줄이고 만 겁니다.
    다음 시간축의 큐베들이야 놀라긴 하지만, 호무라와 계약한 시점의 큐베가 마도카의 에너지확장같은 변수를 애초부터 노리고 수작을 부렸을 공산이 있습니다. 정말 그러면...
  • 칼리슈츠 2011/03/14 19:28 # 답글

    저는 마도카와 호무라를 보면서 창세기전의 철가면과 크리스티앙이 떠올랐습니다.

    죽으러 가기 전의 철가면이 살라딘과 크리스티앙을 보내면서 뒷일을 당부하죠. 이를 끝까지 지키려던 크리스티앙은 파국을 맞습니다.

    마도카 역시 죽으면서 호무라에게 뒷일을 당부하는데 호무라 역시 이를 지켜내기 위해 수없는 루프를 겪어가며 여러번의 파국을 경험하고 감정이 마모되어 가죠.

    철가면과 크리스티앙은 그네들 입장에서 결과적으로 삽질만 한 꼴이 됐지만 저 둘만큼은 어떻게든 이 난관을 극복해냈으면 좋겠네요
  • zemonan 2011/03/15 09:02 #

    우로부치 선생의 인물들이 철가면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한 파국을 맞은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걸 생각하면 끔찍할 따름입니다.
  • 부드러운 불곰 2011/03/14 22:24 # 답글

    계속보면 큐베에대한 의문이 많이있더군요
    시간을 달리도록 능력을준것도 큐베고
    가장 알수가없는 생물 에너지를 위한다지만
  • zemonan 2011/03/15 09:06 #

    호무라가 시간축을 거듭 오가는 것조차 첫 시간축의 QB가 의도했을 공산이 있습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미치는 거죠...
  • 야옹 2011/03/15 10:21 # 삭제 답글

    알고 계시겠지만...10화에 나온 내용대로라면 정황상 사야카가 특별한 자격지심없이 놈에게 고백을 했어도 차이고 마녀화되는건 마찬가지 였나봅니다..... 이전루프에서 마미와 마찬가지로 사망전대 였나 본데....호무라가 포기할만도 하군요ㅠ
    여하간.. 결말이 어떻게 되든... 큐베 이놈은 콘스탄틴이 악마에게 한것처럼.. 한번 제대로 엿먹여줬으면 합니다.


    엔하에 글 올라온걸 보니.. 우로부치 이양반 무사한듯 합니다.
    おいおい勘弁してくれよ。俺は二五日までは死ねんのだ……
    아니, 이봐, 좀 봐달라구. 나는 25일까지는 죽을 수 없단 말이다…… 트위터에 이런글을 올렸다고 하는데 왜이렇게 웃긴지 ㅋㅋㅋ

  • zemonan 2011/03/15 20:59 #

    팔자소관이려니 하고 아주 학을 뗐나 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우로부치 선생께선 주인공뿐만 아니라 작중 흑막을 비롯한 악역들, 그리고 기타 조연들한테도 공평하게 잔혹한 분이란 거죠. QB도 아주 제대로 찔릴 듯합니다.

    대체 최종화에서 또 무슨 사고를 치길래 저리 말씀하시는 건지 기대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네요.
  • 현재위치는 부산 2011/03/15 10:44 # 삭제 답글

    아무튼 이번분기 최고의 작품임에는 틈림없음......
    하지만 한번보면 다시보고싶은 생각이 안드는 작품인것도 틀림없습니다.
    뭐 우로부치 작품들이 거의 대부분 그렇기는 하지만 이번 마도카는 희생자들을 아예 작정하고 어린아이들로만 압축해서 더 그런걸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는 그냥 체념하고 해피엔딩같은건 바라지도 않으니 큐베는 반드지 지옥으로 떨어뜨려줬 하네요.
  • zemonan 2011/03/15 21:00 #

    최종화 나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본작이 주연들의 연령대가 낮아서 더욱 슬프고 끔찍하죠. QB도 무사하진 못할 것 같은데, 이 자식한테 육체는 둘째치고 정신적으로라도 타격을 입힐 방도가 있기는 할까요?
  • Dante 2011/03/15 15:33 # 삭제 답글

    - 왜 일본도는 안썼을까요...농담이지만
    - 마녀가 생기면 제법 엔트로피가 쌓일 것 같은데 마녀는 뭐길래 예외로 치는지...
  • zemonan 2011/03/15 21:01 #

    몸치잖습니까? 그리고 사야카랑 이래저래 얽히긴 싫겠죠.
    마법소녀가 마녀를 때려잡고 그리프 시드를 이용한 후에 QB가 꿀꺽하죠. 아마 저희 별로 보내서 재활용하는 게 아닐까요?
  • 옥빛의피 2011/03/16 00:04 # 답글

    여러모로 슬픈 분위기의 마마마, 과연 다음 화에서는 어떤 비극을 보여줄 지 생각해봅니다.....
  • zemonan 2011/03/18 17:30 #

    모종의 사정 때문에 뒤로 미뤄졌더군요. 어쩌면 이거 dvd나 블루레이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듀얼사이트 2011/03/16 16:41 # 삭제 답글

    10화 끝나고 오프닝 마지막에 마법소녀 다섯이 있는걸 보고 감동..인지는 모르겠지만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이제야 전원이 모였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실은 이게 이 애들이 있어야 할 원래 모습이 아닌가...' 하고 말이죠. 사실 그리프시드만 적절히 조달한다면 계속 마법소녀 생활을 유지할수 있지 않겠느냐며 스스로와 타협하게 만들 정도로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장면이었습니다.
  • 타크 2011/03/16 18:43 # 삭제

    저도 그 부분에 정말 공감가더군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리프 시드는 무조건 나오는 보상이 아닌데........이거 설마 그리프 시드를 가지고 있는 마녀들은 원래 마법소녀였던 애들이라는걸까요?!
  • zemonan 2011/03/18 17:31 #

    그 장면을 보면서 말씀하신 대로 복받치는 분들이 많았을 거라 사료됩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이 아이들이 조금만 더 때가 탔다면 나름대로 버텨갔을지도 모르죠.
  • 타크 2011/03/16 18:42 # 삭제 답글

    언제나 볼 때마다 뭔가 애매하게 뭐라고 풀어야될지 고민되던 부분을 한번에 풀어줘서 감사합니다!

    거기가 호무라의 보라색과 마도카의 분홍색......듣고보니 그렇군요. 후더더덜........

    아,중간에 키리츠구오 마법소녀들....저 일러스트 도대체 어디서 봤더라........머엉.......

    그리고 10화 이후로 마미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더 잘 알게되어서 기쁩니다. 그래서 블로그에다가 마미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보기도했구요. 그러니 참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마미라는 캐릭터에 원래 애착이 있었지만 좀더 애착이 붙은 느낌이랄까. 마마마의 아이들에게는 전부 애착이 있지만서도.
    http://blog.naver.com/ggkim99/124136936
  • 이름없는괴물 2011/03/17 00:26 # 삭제

    격하게 동감합니다.
    마도카야 10화에서의 모습들로 마느님 소릴 들을 자격이 있지만
    마미의 경우 마팀킬은 사실이니 그러려니해도(...) 마레기소릴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zemonan 2011/03/18 17:40 #

    마녀들은 마법소녀로부터 탈바꿈한 족속들과 마녀가 새끼친 사역마가 인간을 잡아먹고 성장한 부류로 구성된다죠. 그렇다면 인간을 잡아먹은 사역마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제 모체와 흡사하게 자라지만, 알이라 할 소울 젬이 없기에 그리프 시드도 없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상하시는 데 도움이 되셨다면 기쁠 따름입니다.
    사야카와 쿄코 이상으로 본작에서 강렬한 짝패들이 바로 호무라와 마도카라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쪽 사이트를 주로 뒤지는 편입니다만...
    저도 마미가 그저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개인적으로 본작의 주요인물들은 하나같이 정이 많이 가더군요. 감상을 정리하면 나름대로 풀리는 게 있더라고요. 좋은 글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동감하는 바가 많아서 새삼 많은 걸 되새겼습니다.
  • 타크 2011/03/16 18:46 # 삭제 답글

    아, 그리고 3회차에서 사야카가 마녀가 됬는데 5회차와 달라서 사람들이 호기심이 많이 들었나보더군요.

    그래서 이런 해석들도....... http://lsjohn1017.egloos.com/5454001

    그외에 우로보치가 25일날까지 살고싶다고해서 생각나는데 10화에서 나온 달력........그거 2011년 3월의 달력이고 25일날 파란색 별로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 zemonan 2011/03/18 17:44 #

    햐 이거 참... 어지간해선 안 그런데, 카미죠랑 히토미는 참 괘씸하단 느낌이 든단 말이죠. 닭 쫓던 개꼴이라니...

    우로부치 선생이 정말 장난 한 번 끝내주게 치네요. 우와아...
  • apentk 2011/03/16 20:55 # 삭제 답글

    이번화만 보더라도 마지막이 '꿈과희망이 있는 결말'일꺼라는 헛소리는 끝까지 보게 만들려는 우로부치의 낚시인것인가........
  • zemonan 2011/03/18 17:44 #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만든 작품들의 엔딩을 보면 뜻밖이란 느낌이 들기도 하니, 아직 희망을 꺾고 싶진 않습니다.
  • 이름없는괴물 2011/03/17 10:06 # 삭제 답글

    3주차의 마도카와 호무라를 보면서 어째 로마제국의 하드리아누스 황제와 그 주치의가 생각나더군요.
    말년의 하드리아누스는 제국전역을 20년 이상 돌아다닌 탓에 건강을 많이 해쳐 괴로워했고 결국엔 참지 못하고 호신용 칼로 자살을 하려다가 주변사람들에게 칼을 뺏기고 그 다음엔 그리스 출신인 주치의에게 (자살을 위한) 독약제조를 명령했습니다. 주치의는 딜레마에 빠졌죠. 따르지 않자니 정말 존경해 온 황제의 명령(하드리아누스는 그리스적인 면이 많은 황제였죠. 그리스 출신의 인텔리라면 존경안하는게 무리일지도?)이고, 따르면 약사법위반(?)이니... 결국 이 주치의는 "자기가 만든 독약을 자기가 먹고 자살"했고, 이에 충격받은 황제는 그후로는 "아무리 괴로워도 다시는 자살시도를 안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얘기-특히 ""로 강조한 부분-가 마도카(=황제)와 호무라(=주치의)의 운명을 고스란히 암시하고 있다는 건 지나친 생각일까요...

    4주차의 "아따 겨우 할당량 채웠승께 이제 지구가 망하건말건 상관없당께" 운운하는 큐베 이색희 정말 열받더군요.
    부디 이넘과 그 배후의 종족들 엿먹이는 엔딩이 나오길 빌고 있습니다.
    10화보면서 느낀 건데, 루프를 거치면 거칠수록 마도카로부터 회수 가능한 에너지 회수량이 늘어나는, 큐베 이넘이 웃는 전개가 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가 늘어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만약 그들이 담을 수도 없을 만큼 마도카의 에너지가 늘어난다면 그 결과는 어찌 될까요? 그래도 웃을 수 있을까요?
    자칫 감당못할지도 모를 에너지가 어떤 결과를 야기할 지는 물건너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만 봐도 답이 나오죠. ㅡ.ㅡ;;;

    문득 생각난 건데, 오프닝에서 등장해 한동안 호무라의 정체중 하나로 의심받던 고양이.
    10화로 인해 호무라와 별 관계 없는 거라 판명되긴 했지만 그냥 넘어가긴 아직 걸리는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이번 루프의 발푸르기스의 밤과 싸운 끝에 죽어가거나 마녀화되는 호무라를 마도카가 마법소녀로 계약하는 대가로서의 소원 또는 그 동안 루프에 의한 파워업(?)으로 계약없이 스스로 마법소녀가 되면서 그 힘으로 구한 결과 큐베와는 정반대측으로서의 마스코트 동물화(?) 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써놓고 보니 후자의 경우 계약계약 노래부르던 큐베를 엿먹인다고도 볼수 있는, 나름 맘에 드는 내용이네요.

    쓸데없는 사족이지만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마녀들 중 슐레이커와 사역마 울라가 은근히 신경쓰이더군요.
    옥타비아 이도류버전(...)과 관련해 생각해보면 진실을 안 상태로 슐레이커가 된 누군가가 큐베에 대한 증오를 표현한 사역마로서 머리가 폭발한 상태의 울라를 만들어 부린거라면...? 즉 슐레이커의 정체는 마녀화된 마도카나 호무라 둘 중 하나일 가능성도 0 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4주차에서 마도카가 마녀화된 모습은 슐레이커에 대해 알려진 것과 비슷한 느낌이....
    (지나가던 누군가: 저기, 확대해석이 넘 지나치다는 거 알고는 있지?
    ME: 응)
  • zemonan 2011/03/18 17:50 #

    호무라가 난리를 친 덕에 마도카가 마법소녀가 되기 전에 거의 모든 진실을 접수하는 데야 성공하긴 했지만, 이로 인해 미래가 더욱 불안하게 됐으니 골치가 아프죠.
    9화랑 10화에선 감정이 없다고 한 주제에 무감정한 말투가 왠지 비웃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정말 주먹이 울더군요.
    첫번째 시간축의 QB가 애초부터 이를 노렸을 공산이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에너지 과다로 오히려 엿먹는다면 정말 시원하겠습니다. 물론 우주멸망도 부록으로 따라오겠지만, QB랑 그놈의 족속들한테 실질적으로 정신적인 타격을 가할 방법이 달리 없단 말이죠.
    말씀하신 바를 듣고 보니 방송연기가 단순히 자숙만에서 비롯된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흠...

    그렇게 결과가 역전되는 바람에 시커매졌다면, 나름대로 훈훈한 결말이려나요? 쩝.

    호무라가 시간을 달리는 발푸르기스의 밤일지도 모른다는 가설도 있어서 정말 불안하네요.
  • 이름없는괴물 2011/03/17 14:21 # 삭제 답글

    더불어 마법소녀 코스츔이 화려한 색에 디자인도 요란한 다른 소녀들과는 달리 호무라의 복장이 흑백(정확히는 어두운 보라색과 흰색이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선 회색처럼도 보이는...)의 담백한 색에 디자인도 단촐한 제복차림인 것도 마모될 대로 마모된 동시에 때를 탈대로 탄 호무라의 속내를 보여주는 미장센이란 게 10화에서 새삼 느껴지네요.

    10화는 전반적으로 마도카와 호무라가 서로 (뒤틀린 방향으로) 닮아가는 과정을 묘사했던 걸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 큐베가 주목할 정도의 마도카의 잠재력은 혹시 4주차 때 마도카의 소원이 호무라의 소원과 유사한 것-호무라를 돕고 싶어! 같은...-이라 그때부터 호무라가 루프할 때마다 소원의 영향으로 마도카도 파워업하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 zemonan 2011/03/18 17:53 #

    확실히 호무라의 복장은 여타 마법소녀들에 비해 차갑고 정갈한 느낌이 들죠. 호전적이지 않지만 이리 치이고 저리 받히면서 닳고 닳았달까요.

    근데 마도카의 소원 때문에 이리 된 거면 무한루프가 계속 이어질 확률도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마도카는 본의 아니게 호무라의 지옥행을 한층 지독하게 가꾸도록 일조한 셈입니다. 끔찍하네요.
  • EX010 2011/03/20 23:12 # 답글

    이번 10화에서 각종 중화기를 난사하는 호무라를 보고는 사람들이 호만도니, 호무네이터(호미네이터)라던가 하는 별명을 붙인 것을 보았습니다만.
    저는 단순히 그런 이미지 뿐만이 아니라, 배경 설정부터 터미네이터(T-800)과 호무라는 상당히 유사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터미네이터는 미래의 존 코너가 스카이넷이 과거로 보낸 암살자에게 과거의 자신이 암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호원(1에서는 카일 리스,2에서는 T-800)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뭐, 제가 비유하고 싶은 것은 카일 리스가 아니니 카일 리스는 제쳐 두고, T-800과 호무라를 비유하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단, 호무라와 T-800은 둘 다 '미래'의 인물(마도카/존 코너)가 과거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낸 존재입니다. 이것만 봐도 지금의 호무라-마도카와 상당히 유사한 관계죠.
    물론 마도카가 호무라를 직접 과거로 보낸 것은 아닙니다만, 마도카는 호무라의 소울 젬을 정화시켜 줌으로써 그녀가 마녀화되는 것을 막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호무라는 4주차(현재 루프의 바로 전 단계)에서는 3주차에서의 인간성(감정)을 버린 모습을 보여 주는데, 이 점은 마치 호무라가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로봇과도 같이 변한 것과 비슷하게 보였습니다.게다가 호무라는 터미네이터와 똑같이 목표 수행에 방해되는 것들은 제거하려고 들죠. 목표 수행을 위해서라면 살인,절도 등 각종 범죄를 마다하지 않으며, 감정표현도 거의 없고, 의사소통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사만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또한 T-800은 존 코너를 죽이려는 스카이넷에 의해 만들어진 로봇이고, 이후에 재 프로그래밍 되어 존 코너를 지키며 스카이넷에 대항(?)한다는 점도 점도 유사?한데. 아마 스카이넷을 마마마의 인물에 대입하면 큐베...정도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일단 호무라를 마법소녀로 만들어 과거로 갈 수 있게 만든 것은 큐베니까요. 그리고 존 코너(마도카)에 의해 재 프로그래밍 되어 과거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내진다는 점고 그렇고요.

    그것뿐만 아니라, T-800은 T-1000(미래의 스카이넷이 보낸 또다른 살인 로봇)과 전투하면서, 터미네이터1에서 남았던 잔해를 가지고 전투 로봇(터미네이터)및 인공지능(스카이넷)을 연구하는 자들을 막으며, 스카이넷이 생기는 것을 막아 지구 종말의 날(발푸르기스의 밤?)이 오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는 점도 유사합니다. 그리고 존 코너 일행은 최후에 모든 적을 제거하고, 터미네이터 관련 연구자료를 완전히 없애버리는데 성공하지만, 결국 T-800은 자기 자신이 미래에 터미네이터(=스카이넷/마마마의 설정으로 치환하면 마녀?)을 만들 수 있다는 소지를 깨닫고, 용광로 속에 들어가 자신을 없애며 최후를 맞지요. 아직 본편의 11-12화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지 추측에 불과할 뿐이지만, 이번 루프의 호무라는 발푸르기스의 밤을 없앤 뒤에, 3회차와 동일하게 자기 자신이 마녀화 될 위기에 처하고, 자살...을 택하지 않을 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P.S
    터미네이터2의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터미네이터3의 T-850이 한 대사인, '(미래에서는)내가 너(존 코너)를 죽였었다'는 말도 3회차 결말 부분에서 호무라가 마도카를 죽인 것과도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터미네이터3의 T-850은 그것 말고는 별로 비슷한 구석이 없지만 말입니다;;
  • zemonan 2011/03/20 23:31 #

    터미네이터와 비슷한 구석이라... 우로부치선생은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의 요소들을 자신의 각본속에서 적절하게 오마쥬하는데 도가 튼 양반이니, 여러모로 모티브가 됐을 확률이 적지 않죠. 하지만 터미네이터와 달리 호무라는 QB를 비롯한 외계문명을 어찌할 방도가 없단 말이죠. 혹여나 마녀화돼서 쳐들어간다면 모를까...
  • ㅊㅅ 2011/03/21 11:46 # 삭제 답글

    Q선생의 말을 들어보면 마법소녀, 사춘기 소녀의 감수성이 희망에서 절망으로 상전이를 일으킬 때 나오는 힘이 우주를 재건하는 원동력이 될 만큼 큰 역전의 기적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이 말인즉슨 가장 불안정한 정신에서 가장 강대한 마력, 기적의 힘이 나온다는 뜻이겠지요. 윤회를 거듭하면서 마도카의 힘이 점점 강대해져가는 것도 다 호무라의 훈장질과 분탕질로 인해서 마도카가 주체성을 상실해가고, 잇따른 주변인들의 비극으로 멘탈이 엉망이 되어가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보면 굳이 마도카에게 루프 때마다 마력이 누적된다는 설정이 아니더라도 마도카의 강대한 힘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 zemonan 2011/03/22 02:19 #

    설득력 있는 말씀입니다. 근데 바로 전 시간축에선 마도카가 그전에 비해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고, 이번 시간축에선 3화초반부터 마도카의 소질에 대해 QB가 언급한 걸 보면 이래저래 수상쩍단 말이죠.
  • 김재림 2011/03/31 17:38 # 삭제 답글

    놀라운 분석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 zemonan 2011/04/01 23:31 #

    감상에 도움이 되셨다면야 저도 기쁩니다.
  • 신화만세 2013/04/19 16:37 # 삭제 답글

    10화에서 세번째 시간축 때 호무라가 자기 손으로 마도카를 죽이는 장면은 정말 인상깊었죠.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죽인 이후에 성격, 외모, 가치관 등 여러가지를 변화시킨 계기니까요. 이것도 현실적인것이 자신의 손으로 자기의 사람들을 죽이면 정말 충격적이여서 멘붕할것 같더군요. 젠장 보는 제가 미칠것 같더군요.
  • zemonan 2013/04/25 23:33 #

    호무라가 11화에서 기어이 좌절한 이유 중 하나가 결국 자기 자신이 마도카를 더욱 괴롭게 몰아붙이는 장본인이란 데서 비롯됐으니... 더욱이 호무라는 이러고도 다른 시간축의 마도카마저 끝내 구원하질 못했습니다. 저러고도 안 미친 게 용해요.
  • 신화만세 2013/10/11 10:06 # 삭제 답글

    호무라가 마법소녀가 되기전 마도카의 학교에 다닐때 수학 시간에 푸는 걸 보니 알고보니 페르마의 정리였더군요. 중학생한테 이걸 가르치다니 대체 어떻게 되먹은 학교지?
  • zemonan 2013/10/11 22:11 #

    방영할 때 많은 분들이 지적했더랬죠. 미타기하라시나 저 학교나 여러모로 초월적인 동네란 생각이 다 듭니다.
  • 신화만세 2013/10/15 04:51 # 삭제 답글

    만약 호무라가 주일 미군기지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나 전투기나 군함을 훔쳐서 사용했으면... 거참 재미있을것 같더군요. 게다가 그때 항공모함도 있었으면.... 미군들은 비명을 질렀을지도 모릅니다. 허허
  • zemonan 2013/10/22 10:47 #

    미타기하라시의 강에 갖고 들어오려하다간 침수상태네 뭐네 난리도 아니었을 겁니다. 호무라가 저 때 훔친 물건들만 합쳐도 신세 조진 분들이 여럿 나왔을 겁니다.
  • 신화만세 2013/11/30 03:50 # 삭제 답글

    이번 반역의 이야기에서 호무라가 마도카에게 집착하고 결국 그 감정이 사랑이라는 걸 깨닫고 깽판을 벌인다더군요. 이런....
  • zemonan 2013/12/03 18:36 #

    저번 주 토요일에 직접 봤답니다. 커흑...
  • 신화만세 2013/12/21 05:05 # 삭제 답글

    반역의 이야기 후반에서 호무라가 결국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된걸보고 멘붕했습니다. 이런.... 어쩐지 미쳐서 타락할거라는건 예상이 가더군요. 그렇게 열심히 마도카를 구원하려 했지만 결국 구원하지 못했으니... 게다가 마도카에게 품은 마음은 결국 우정이 아닌 사랑이 되었고 집착하고도 남더군요. 이제 남은 건 2기에서 어떻게 될까 궁금하더군요.
  • 신화만세 2013/12/21 05:06 # 삭제 답글

    그러고보니 우리의 외계축생 놈이 뒤치기를 하려다가 오히려 자기가 뒤통수를 쳐맞는 걸보고 왠지 불쌍한 느낌이 들더군요. 헝헝...
  • zemonan 2013/12/23 05:49 #

    사야카가 그랬듯이 마법소녀들도 호무라와 마도카에게 동조하는 파벌로 나뉘어서 패싸움이라도 벌어지진 않을까요?
    우리 마도카 건드렸다가 음경 되는 상황을 또 반복한 꼴인지라 따지고 보면 인과응보인 셈이죠. 처량하긴 하지만 막판의 걸레짝 신세는 좀 쌤통이다 싶기도 했어요.
  • homunclus 2014/02/10 19:00 # 삭제 답글

    2기로 나올까요? 나온다면 이번에는 누가 버프를 받을 지 궁금하군요.(근데 지금까지 버프 안받은 애는 없잖아. 안 될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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