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징카이저 SKL - 바이올런스 잭의 재림 천기누설 겸 감상

마징카이저 - SKL(이하 SKL) 1편을 보고 나서 호기심이랄까, 충동이 솟아서 이전에 보다 말았던 ‘바이올런스 잭’을 완독했습니다. 다 읽고 나니 제작진이 정말로 만들고 싶었던 작품은 마징가 씨리즈가 아니라, ‘바이올런스 잭’ 애니판이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그만큼 이 작품이 SKL에 끼친 영향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바이올런스 잭’은 20년 가까이 연재하면서 그 와중에 연재한 새로운 작품들의 등장인물과 소재마저 서슴없이 삽입한 덕에 그야말로 나가이 대인이 창조한 세계관의 집대성이나 다름없는 작품으로 귀결됐습니다.

바이올런스 잭의 이런 면모는 클램프의 ‘츠바사 크로니클’이나 카이샤쿠의 ‘쿄시로와 영원의 하늘’같이 창작자들이 제 작품들을 집대성한 결과물을 우려내는데 있어 참고할 만한 선례로써 작용했습니다.

‘바이올런스 잭’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드리자면 ‘북두의 권’ 같은 세기말 개막장 스토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대지진으로 인해 고립되면서 야만적으로 변모한 관동에 바이올런스 잭이라 불리는 괴인이 나타나며 온갖 난장판이 벌어지는데, 이 작품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잭은 참 괴기무쌍한 인물입니다.

짐승처럼 싸우고 소리지르는 거야 뭐 그렇다 치죠. 근데 새랑 앵알대며 대화하질 않나, 여자와 꼬마 분신을 분열시키더니 이 친구들이 벼라별 차력을 다하는 데다, 죽은 짐승을 잠시나마 부활시키는 사령술을 구사하고, 자신의 힘을 애타게 원하는 자에게 신내림을 하며, 집 무너트리고 에너지를 발산해 전장을 휩쓸다가도 지진을 일으켜 적들과 건물을 밀어버리고 기타등등….

대체 못하는 게 있기는 한지 궁금할 지경인데, 종반에 이르러 그는 인간 개개인의 의지와 본성을 드러내는 거울이자 ‘나니아 연대기’의 아슬란처럼 인간이 갈 길을 비추는 메시아라는 게 드러납니다.


…내친 김에 다 말씀드리자면 ‘바이올런스 잭’ 자체가 ‘데빌맨’ 씨리즈 중 하나이며, 배경이 되는 관동과 등장인물들이 바로 데빌맨의 주역이자 최종보스라 할 아스카 료-사탄의 신성, 마성, 인성으로 빚어진 존재들이었답니다. 천사들한테 다구리당해 죽어갔을 판에 남은 힘을 긁어모아 평행세계 하나를 만들었던 셈인데, 실로 징한 친구입니다. 한술 더 떠 그토록 사랑하는 친구인 데빌맨-후도 아키라마저 잭으로 부활시켰던 거고요. 참 아스트랄하기 그지 없다니까요, 쩝.

각설하고 SKL이 ‘바이올런스 잭’을 비롯한 나가이 대인의 작품들을 어떻게 베껴먹었는지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리된 세상의 아귀들

 

기계섬은 거대한 재난이 지나간 후 외부와 고립되어 광란과 살육이 난무하는 ‘닫힌 세상’이 됐는데, 전쟁 끝나고 몇 년이나 지났다고 문화양식과 사고방식도 외따로 노는 개판이 되다시피 한 양상은 지진 나고 10년도 안 돼 막장이 된 관동에 대한 오마쥬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기계섬의 군벌들만 봐도 이놈의 동네가 얼마나 웃기는 짜장면인지 알 수 있죠. 키바 일당은 마징가의 가라다와 더글라스를 본딴 로봇들이 주력인데, 생긴 건 말 그대로 괴수같지만 총화기를 애용합니다. 근데 정작 조종사라 할 파락호들은 ‘북두의 권’에 출연해도 위화감이 없을 법한 옷가지를 걸치고 다니며, 생긴 대로 즉물적인 행동양상만 취하죠. 거주지 또한 천박한 테크노 스타일이고요. 얘네들은 두목이나 부하들이나 참 원초적으로 노는 놈들인데요, 순전히 의자왕 놀이 좀 하겠다고 전쟁을 벌이질 않나, 찍어둔 처자를 미처 온전히 제압하지도 않은 판에 조종석에 뛰어들고 보질 않나…. 덮치기 전부터 코피를 터뜨리는 데다, 로봇 가슴을 잡고(…) 포박하기까지 하는데, 아주 쇼를 합니다. 그러다 기어이 혀깨무는 걸 보면서 헛웃음만 나오더군요.


키바가 타고 다니는 기체의 근본이 갓마징가라는 것도 황당합니다. 일신의 무력만으로 벅차서 자가용마저 이용해 마징가와 싸우는 양상은 바이올런스 잭과 폭주족 두목 단테의 결투와 유사하고요. 그래도 키바는 꼴에 리더랍시고 나름 맷돌을 굴리긴 하더군요. 하루에 두 번 연속으로 들이치긴 힘들 거란 선입견을 거꾸로 이용해서 손실을 감수하고 막판 도박에 나서는 걸 보세요.

 

그에 반해 가란 군단은 두목놈이 그렇듯 기체, 차림새, 궁궐에 이르기까지 전국시대 문화로 도배를 하다시피 했습니다. 기체 무장도 칼, 창, 활이니 말 다했죠.

가란의 성은 ‘바이올런스 잭’에서 슬럼킹이 거주하는 성과 비스무리하며, 옥좌 뒤의 오로치 장식은 ‘강철 지그’의 악역집단 자마대왕국의 이동요새를 연상시킵니다. 그의 측근인 히미코는 슬럼킹의 마누라 겸 예언자였던 슬럼퀸이 원본인데, ‘바이올런스 잭’에서도 슬럼퀸의 본명은 히미코였으며 새로운 자마대왕국을 건설하려다 말아먹었던 전적이 있죠.


키바와 가란 일파, 그리고 두령들의 성향 및 견제관계는 ‘바이올런스 잭’의 최종보스라 할 슬럼킹과 그의 아들 츠바반이 모티브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키바가 아이라를 집요하게 노란다는 점에선 야수왕 키바라의 뉘앙스를 풍기기도 합니다만.

 

그리고 마지막 세력인 비구니 집단은 무협지로 치면 아미파와 유사한 여인들만의 단체인데, 이들의 작중 위치와 지도층도 ‘바이올런스 잭’의 아이라 일파 및 하니군단과 유사합니다. 다른 두 집단과 달리 신비한 정신능력에 기반한 사상과 전술을 구사하며, 하니 로보가 손을 맞잡고 방어막을 형성하는 행동도 이를 강조하죠. 여인들만으로 구성됐기에 다른 세력들한테 저열한 탐욕의 대상으로 찍혔고, 작중에 그나마 제일 이성적인 단체라는 점마저 똑같더군요. 본작의 아이라는 처녀(?)출연작인 ‘갓마징가’처럼 신비한 무녀 지도자란 기믹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녀는 ‘바이올런스 잭’에서 힘없는 여자와 아이들을 대표하고,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주인공인 잭을 두려워하면서도 신뢰하고자 했죠. 이 또한 본작에서 아이라 일당이 카이저 팀과 불편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플롯에 반영돼있습니다.


그리고 본작에선 하니 군단이 아이라를 보좌하고 있는데, 이 또한 ‘바이올런스 잭’에서 키사라기 하니의 소꿉친구들이 자신들은 하니의 분신이라며 그녀를 받쳐주던 양상, 그리고 키사라기 하니와 아이라가 점유하던 기믹을 통합한 결과물입니다. 하니팀이 타고 다니는 로봇들, 그리고 오프닝에 나온 로봇은 바로 ‘마징가엔젤’에 나왔던 큐티하니 로보더군요. 가느다란 칼을 들고 있는 게 괜히 저러는 게 아니죠. …근데 명색이 하니 군단이 공중원소고정장치란 최고의 아티팩트도 안 가지고 다니네요. 이러니 밀리지.

 

키바, 가란, 아이라 군벌이 솥발 형세를 이루는 바람에 함부로 결판을 못 짓는 게 꼭 삼국지 같죠. 사실 이 또한 ‘바이올런스 잭’의 ‘관동지옥거리’ 에피소드에서 폐쇄된 지하의 거주민들이 제각각 양식 있는 척하는 시민들, 또라이 깡패집단, 미녀군단으로 나뉘어서 티격대던 걸 재탕한 설정입니다. 그런데 에너지 소모량을 보면 아니나 다를까 팔릉각이 제일 적고, 키바 패거리가 제일 많이 잡아먹더군요. 그럼 그렇지….

좌우지간 이토록 비정상적인 면모는 외부의 문명세계에서 온 이방인들의 비교적 단정한 제복과 최첨단 단말기를 통해 한층 강조되는데요, 요 이방인들이야말로 이 섬에서 가장 뒤틀린 족속들이라는 게 아이러니라 할 수 있죠. 살아남기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라 싸우기 위해서 살아가는 돌아이들이 넘쳐나는 동네지만, 개중에 제일 돌은 놈들은 따로 있었죠.

 

 

난데없이 강림한 마신들

 

본작은 1화부터 비중있는 조연, 혹은 중간보스로 보이던 인물마저 대책없이 픽픽 죽어나갑니다. 본작 자체가 내용이든, 러닝타임이든(3화로 완결이니까.) 급박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나, 이놈의 섬 자체가 그만큼 인정사정없는 막장이란 점(초반에 섬 내부의 사정을 모른 채 유키를 안심시키던 스칼렛이 바로 다음 순간 끔살당한 걸 보세요.)과 스스로와 타인의 운명을 독선적으로 농락하는 카이저 및 주역콤비들이 얼마나 기괴한 자들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연출이죠. 이 친구들은 오프닝과 엔딩에서마저 스스로의 똘기와 가장 큰 근본이라 할 데빌맨의 세부요소들을 한껏 피로합니다.

 

카이도와 마가미는 각각 빨강과 파랑을 표상으로 삼는데, 이는 조종석이 전환될 때도 잘 드러나더군요. 오프닝에서 설산에 봉인된 해골검이 묘사되는데, 카이도가 예고에서 맨몸으로 돌아다닐 때 휘두르던 칼이죠. 칼의 사슬을 푼 총알은 아마도 료가 쏜 거라 사료됩니다.

이 오프닝에서 카이저가 날개를 활짝 펼치는 순간은 몇 안 되게 본작에서 선보인 마징가다운 면모라 할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부서진 광자력 연구소와 지하에 동결돼 있던 카이저가 나오는데, 이는 본작의 마징카이저가 주인공들이 소속된 집단에서 만든 게 아니라 발굴해낸 물건이라는 암시가 아닐까요? 그리고 얼음속에 갇힌 카이저의 모습은 ‘데빌맨’에서 빙하기로 인해 얼음속에 꽁꽁 갇혀있던 데몬족들을 연상시킵니다. 조종사인 마가미와 카이도가 소속된 부대의 뱃지가 데빌맨과 흡사하며, 두 놈씨가 각각 데빌맨의 주인공들과 관련있는 악마들의 이름을 코드명으로 삼고 있는데다, 카이저의 봉인을 푼 덕에 본작의 아비규환이 시작된 걸 감안하면 그런대로 걸맞는 비유라 할 수 있습니다.

 

본작에서 주역콤비가 조종하는 카이저는 광기와 마성을 한껏 드러내는데, 적의 조종석을 도막내고 밟아서 오징어포를 만들며 인질과 적을 한꺼번에 회치기까지 합니다. 물론 이 또한 바이올런스 잭의 오마쥬이며, 유키와 조우한 초반에 다 헤진 망토를 입고 나타난 걸 보고 있자니 바이올런스 잭의 분신 중 둘이 누더기 숄을 걸친 게 생각나더군요.

카이도는 사회에서나 기계섬에서나 수더분하게 입고 다니며, 단도를 애용합니다. 이 단도는 오프닝에서 해골에 떡 하니 박히는데요, 바이올런스 잭의 이름이 그가 휘두르는 거대한 잭 나이프에서 비롯된 거였죠. 흠….


그래도 카이도는 은근히 귀여운 구석이 있더군요. 료가 자길 얼렁뚱땅 놀렸다며 따지는 꼴이나, 유키의 말투 갖고 열불내고, 바꾸겠냐고 할 때 버럭 고함치는 거 하며…. 그래도 콕피트가 있는 머리통으로 박치길 하는 걸 보면 미친 놈이 맞긴 맞죠.


마가미와 카이도의 전투양상을 볼작시면 마가미가 주로 쪼렙들을 한꺼번에 쓸어버리고, 덩치 좋은 두목급들은 카이도가 도막내더군요. 마징가의 상징 중 하나라 할 로켓펀치의 위력을 본작에서도 한껏 과시하는데요, 카이도의 성질머리로 인해 맹점도 드러나는 게 재밌죠. 그래도 오프닝에서나 본편에서나 참 다양하게 이용해 먹더군요.


이 머스마들은 카이저를 대령시킬 때 땅 갈라서 키바 일당을 밀어버리는데요, 폼과 실용성을 동시에 확보한 일석이조 등장법이죠. 뭐, 잭도 툭하면 땅 가르고 지진 일으켜서 몹들을 쓸어버리곤 했습니다.

 

엔딩 서두는 탄피가 가득한 전장에 선 마가미를 비추며 시작하는데, ‘바이올런스 잭’의 근원이라 할 존재가 누군인지를 생각하면 그냥 넘기기 뭐한 장면이죠. 본작의 마가미는 특이하게도 여러모로 ‘이퀼리브리엄’에서 차용한 이미지가 많습니다. 이 친구는 카이저로 무지막지한 건 카타 액션을 선보이는데, 총쏘기 전의 품세와 쏘는 동작 및 양상, 그리고 총알 떨어진 다음에 거꾸로 잡고 찍어대는 것까지 베껴먹었더라고요. 후반에 동그란 탄창을 이용해서 장난치는 것마저 빼다박았죠.


마가미가 맨몸으로 싸울 때 쓰는 쌍권총도 그라마톤 사제의 권총과 닮았습니다. 다만 그라마톤 사제는 베레타를 개조한 권총을 쓰고, 마가미는 데저트 이글을 개조해서 50AE를 마구 난사하는 식으로 상무식하기 그지 없는 총질을 해댄다는 게 다를 따름이죠.

모노톤의 료가 여럿 걸어가는 가운데 혼자 컬러인 료만 돌아선 장면은 ‘이퀼리브리엄’에서 대중이 줄 맞춰서 한꺼번에 걸어갈 때 심경의 변화로 선을 이탈한 프레스턴을 패러디한 겁니다. 또한 본작의 료가 ‘이퀼리브리엄’처럼 통제되는 조직에 속한 복제인간 같은 존재일 수도 있다는 걸 암시하죠.

 

마가미와 카이도는 소속집단 내에서도 재수 없는 왕따로 찍혔다는 게 부대원들의 평가를 통해 초반에 드러납니다. 본부에서 회의할 때조차 이 둘만이 일어선 채 멀찍이서 듣고 있는 게 다 이유가 있죠.

데스 카프리스. 사신의 변덕, 혹은 난데없는 최후를 뜻하는 부대명은 그들에게 더없이 어울립니다. 마가미와 카이도는 원래 용병출신으로 정규 군인이 아닌 특무 중위, 즉 임시로 지위를 부여받은 외부인들입니다(이는 그들이 자신들보다 한참 짬밥이 딸리지만 정식군인인 유키의 지시에 따라야만 하는 처지에서도 잘 드러나죠. 물론 데스 카프리스 부대의 임무 자체가 그랜 팔콘을 지원하는 것인 탓도 있지만 말입니다.). 용병시절에도 온갖 불길한 꼬리표를 다 달고 다닐 만큼 대책 없는 인종들이며, 자신들이 소속된 단체와 사회로부터 수용되지 못한, 이질적인 반동분자들이죠.

더욱이 광기와 폭력이 난무하는 기계섬의 거주자들마저 그들의 독보적인 막가파 기질에 치를 떱니다. 현대 사회의 사생아들이지만 얄궂게도 그 누구보다도 기계섬에 차오른 마성을 정확히 체현한 자들이며, 세상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할 이단자들인 셈이죠. 세상에서 가장 죽음에 가까이 위치하는 동시에 접한 존재들은 선악을 안 가리고 지옥으로 보내는 이방인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이 존재하는 세상의 속성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는 ‘마신’들이란 점에서 바이올런스 잭과 유사한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유키가 이 둘과 한 팀을 이루면서 삼위일체를 이루는 바이올런스 잭처럼 남2 여1의 성비마저 유사해졌죠. 음….


오프닝에서 카이도와 마가미의 대치하는 순간이 나오는데, ‘데빌맨’씨리즈 그리고 ‘바이올런스 잭’의 결말을 생각하면 본작 또한 둘의 마지막 대결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ETC…

 

키바. 아랫것들을 독려할 떼 내뱉은 대사가 ‘키밧테 이쿠제(キバっていくぜ)!!’였죠. 제 이름인 키바랑 한 번 막가보자란 깡패들 특유의 구호를 짬뽕한 건데요, ‘가면라이더 키바’의 어느 색마 박쥐도 저 말이 입버릇이었죠.


스칼렛. 카이도와 마가미도 제 나름대로 이 처자는 인정하고 있었던 모양이더군요. 그녀의 부고를 듣고 착잡해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오프닝을 보면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재등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아이라. 원판이 모델 겸 패션 디자이너라서 그런지 키 한 번 후리후리하게 큰 여인네입니다.

히미코. 오프닝에서 여럿이 줄지어 서있는데, 바이올런스 잭에서도 슬럼킹은 제 첩들을 슬럼퀸과 흡사하게 분장시켜 데리고 다녔습니다. 다만 이 장면은 아이라와 연관된 존재(쌍둥이나 클론이라는 식으로)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연출로 봐야 하겠죠. 예고에서 아이라와 히미코의 잔영이 겹치는 것도 그렇지만, 유리처럼 몽롱한 눈동자도 그렇고 어떤 접점이 있는 건 확실합니다.

유키 츠바사. 기계섬에 진입하기 전에 유약한 모습을 보이나, 뜻밖에도 뱃심이 두둑한 억척순이더군요. 연달아 터지는 난리판에 적절히 대처하면서 제 할 일을 찾아 수행하는 게 기특하더라고요.


 

예고를 보니 가란은 료가 해치우려나 봅니다. 1화에서 키바를 카이도가 죠졌듯이, 비슷한 성향을 지닌 보스 몹을 각각 분담해서 보내버리려나요?

후반 싸움에서 제일 먼저 키바 일당에게 잡힐 뻔 했던 아가씨는 ‘데빌맨’이랑 ‘진 마징가 제로’에서 무고한 피해자로 나온 그 꼬마랑 닮았더군요.


그리고 ‘바이올런스 잭’의 대표적인 장면이라 할 ‘인질과 적을 싸잡아 도막내기’가 나오는데요, 로봇물이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미스티는 지금쯤 목이 날아갔을 겁니다.

본작이 로봇물인 이유 중 하나는 ‘바이올런스 잭’ 특유의 미쳐 돌아가는 폭력성을 사람 몸뚱이만 갖고 묘사했다간 장사하는 데 애로사항이 꽃 피기 때문입니다. 이놈의 작품이 그간 몇 번 애니로 제작된 적이 있긴 하나, 말 그대로 극한까지 막나가는 작품이라 애니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기에 단발성으로 끝나곤 했죠. 그래서 잔인성을 통한 임팩트는 그대로 유지하되 시청자들로 하여금 거부감 없게 받아들이도록 꾀를 부린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살과 피 대신 기름과 깡철쪼가리들이 아주 원없이 흩날립니다. 그래도 이 작품을 마징가 씨리즈를 통해 접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나가이 팬에겐 감지덕지죠.

 

21세기에 복귀한 마신들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덧글

  • 암흑요정 2011/02/28 21:53 # 답글

    이 작품을 마징가 시리즈로 인정해야 하는지 미묘하지요.
  • NoLife 2011/02/28 23:51 #

    진 마징가~충격Z편~의 예도 있는데 이 정도 바리에이션은 인정할만하지 않을까요(...)
  • zemonan 2011/03/01 08:06 #

    나가이 대인의 세계관에는 그럴싸하게 합치하는 작품이죠. 마징가로썬 좀 그렇습니다만, 물 건너에서 연재 중인 '제로'는 한술 더 뜨고 있거든요...
  • 잠본이 2011/02/28 22:04 # 답글

    '지옥에서 기다려도 소용없다'... 우하하하하 무서운놈들 OTL

    자세한 분석 감사합니다. 북두권이 tv로 방영되던 시대였다면 잭도 어느정도 순화해서 나올만 했을지 모르는데 요즘은 좀 무리겠죠 OTL
  • zemonan 2011/03/01 08:09 #

    나가이 월드에선 아주아주 바람직한 광전사들이죠. 북두의 권은 방영 당시 일본에서조차 반발이 적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워낙 인기가 대단해서 어물쩡 넘어갔지만요. 그리고 폭력성은 어마어마해도 성적인 표현은 외려 약한 편이었죠. 반면 잭 씨리즈는 폭력이든 에로든 그냥 끝까지 내달리는 작품이라 당시에도 지금도 방송물로 트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알트아이젠 2011/03/01 00:42 # 답글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같이 zemonan님이 여러 방향으로 해체하기 좋은 애니는 놔두고 예전에 리뷰했던 마징카이저 SKL이 다시 등장해서 조금 의아했는데, 역시나 거대한 나가이 고 선생님의 세계관과의 접목을 다시 시도하신거군요.
  • zemonan 2011/03/01 08:11 #

    '바이올런스 잭'이란 작품 자체가 워낙 극단적이라서 보다가 말았는데, skl을 보고 생각이 바뀌어서 끝까지 읽어봤죠. 게다가 이전에는 예고편과 설정만 보고 분석했던지라, 제대로 본편에 대해서도 짚어보고 싶었거든요.
  • Nine One 2011/03/01 08:53 # 답글

    진 겟타로보 세계최후의 날 1편부터 3편까지의 아수라장을 슬슬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아 좋습니다.
  • zemonan 2011/03/01 16:20 #

    당시엔 감독이 물갈이되거나 하는 식의 트러블이 많았는데, 본작은 애초부터 굵고 짧게 마무리지은다고 했으니 걱정 안 해도 되겠죠.
  • Nine One 2011/03/01 16:41 #

    초반의 감독인 G건담의 감독, 이마가와 야스히로님의 텐션이 너무 강해서 말 그대로 이대로 갈 경우 최종결전까지 될 상황으로 나오게 되자, 결국 제작사 측에서 3화에 세상멸망 시키고 다른 감독을 투입시켰죠.

    하지만 결국 1화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수준은 못 되었다는 것이 불만입니다.
  • zemonan 2011/03/01 21:31 #

    당시 이마가와 감독이 자이언트 로보 완결 지은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기대가 컸기에 굉장히 아쉬웠죠. 어느 분께선 사오토메 박사가 헬박사 됐다며 펄펄 뛰셨지만 말입니다.
  • arbiter1 2011/03/02 22:06 # 답글

    이퀄리브리엄 저도 참 재미있게 본 영화중 하나였죠. 건카타 액션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구요. 이거 끌리는데요. 봐야겠군요(일단 케이온 좀 보고 나서)
  • zemonan 2011/03/03 01:19 #

    크리스천 베일의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시켜준 작품이죠. 근데 이퀼리브리엄의 뉘앙스를 바라고 보시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액션이야 끝내주긴 합니다만.
  • 시대 의문 2011/05/14 00:55 # 삭제 답글

    그런데,저 시대가 확실히 먼 미래일지,아니면 현대사회인지가 궁금하네요.
    당연히 먼 미래일거라 생각했는데,오프닝 중 카이도가 공군들을 쓸어버리고
    경찰들에게 포위된 모습을 보면 현대 사회 혹은 가까운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 모쿠진 2012/02/03 14:14 # 삭제 답글

    ova와 연계되는 코믹스 버전을 보면 주인공 들도 문제(특히 카이도...)는 어느 박사에게 뽑혀 마징카이저 skl 의 파일럿이 되더군요.
  • 안녕하세요 2014/09/26 17:40 # 삭제 답글

    바이올런스 잭을 구하고 있는데...어떻게 완독 하셨나요?
  • 모쿠진00 2014/11/28 21:30 # 삭제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연재 비스하게 공개되는 것도 보았고 마지막에서는 코믹스를 구입해서 보았습니다.^^(물론 책 등은 네픽 등에서 주문해서 구입했습니다.)
  • 빡구 2018/05/12 04:39 # 삭제 답글

    데빌맨 5권 짜리랑 ova3편 바이올런트 잭 애니3편까지 보고 이제 데빌맨 레이디 보고 크라이베이비 볼 건데. 저 창작물들이 그냥 오마쥬나 캐릭터 모습만 빌려서 만든 혹은 다른 작품들이지 세계관 공유는 없죠?...뭐가 이렇게 보기가 복잡한 건지 바이올런트 잭 코믹북으로 보고 싶은데 볼 방법이 없네요
  • 빡구 2018/05/12 04:46 # 삭제 답글

    심지어 저는 바이올런트 잭이랑 데빌맨 관계도 전혀 모르겠고 그냥 세기말에 한 괴인이 지 마음내키는 대로 휩쓸고 다닌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데빌맨 5권 결말도 아키라?맞나 죽고 사탄이 원하는 세계가 되면서 끝이 난 거 같은데 뭔가 찜찜하고 싸다만 거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데빌 맨 묵시록 아몬이 데빌맨에서 테몬들 이야기를 더 자세하게 만든 4.5권같던데 맞나요? 제가 데빌 맨 묵시록 아몬을 먼저 보고 데빌맨을 봐서...레이디나 베이비 이것도 봐야 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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