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령 제로 - 깃털이 또 하나 떨어지고...

-천기누설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본작의 오프닝은 그야말로 시작에서 끝까지 작품의 거의 모든 걸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의 키아이템들이 지나간 후, 빨간불 앞에 멈춰선 카구라를 비추더니 파란불로 바뀌어 다시 걸음을 옮기면서 끝나는데, 중간에 나오는 장면들은 바로 이 사이에 카구라가 회상한 잔영들이라 할 수 있죠.

처음엔 그녀가 행복을 맛봤던 공간과 요미의 방, 그리고 그녀에게서 받은 부적과 핸드폰을 비춘 뒤에 지인들이 지나가죠. 누이와 함께 물속에 있는 장면까지는 화면이 전반적으로 블루톤이고요.


그러나 요미가 먼저 눈을 뜨고 사라진 직후부터 화면의 색조가 바로 레드톤으로 바뀌며, 요미가 포니테일 차림으로 업화를 몰고 옵니다. 이에 인물들이 모조리 휩싸이며 카구라는 달아나고 싶다는 듯이 질주하죠. 마침내 불이 그치고 재만 남은 대지에서, 연기마저 사라진 순간 지인들이 모두 떠나고 홀로 남게 된 후에야 간신히 다시 일어섭니다.


톤의 변화는 오프닝 싱글과 엔딩 싱글의 표지에서 그랬듯, 카구라와 요미의 심상과 처지를 단적으로 상징합니다.


이 오프닝을 관통하는 키포인트가 바로 새와 깃털이죠. 오프닝이 정리되면서 나오는 본작의 제목이 나오는데, 한 가운데에 타다 남은 깃털이 있습니다. 새와 깃털은 떠나보낸 정인들과 마음, 그리고 그 흔적을 표상하죠.

8화에서 요미가 아버지의 다비식을 치를 때도 한 마리 새가 날아오르고 있었습니다...



오프닝의 도입부에서 날아오른 새들은 빨간불 앞에 멈춰선 카구라의 배경에도 나오며, 이윽고 핸드폰을 비출 때 그림자로 나옵니다. 요미와 함께 서있는 노을속을 날고 있는데, 다시 돌아오지 못할 추억을 돌이키고 있다는 걸 가르쳐줍니다.



잠시 후 지인들의 모습이 나오는데, 카즈키가 다트하던 자세로 깃털을 쥐고 있으며, 나부 형제 중 한명의 주머니에도 깃털이 꽂혀있죠. 그리고 실장과 키리의 뒤쪽에 새들이 날아가고 있더군요. 원작의 상황을 생각하면 어느 분들이 떠나가게 될지 아주 확인사살을 해준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본편에서 카즈키도...


오프닝의 후반부에서도 마찬가집니다. 메이의 경우 지면에 깃털이 널려있고, 츠치미야 대인은 한손에 깃털을 쥔 채, 눈처럼 내려오는 깃털들을 올려보죠. 그리고 말미에 지인들을 떠나보내고 카구라가 홀로 일어설 때도 새들이 날아오르며, 다시 걷기 시작한 그녀의 얼굴과 거리에 새들의 그림자가 비춰집니다.


제목에 박혀있던, 타다 남은 깃털은 카구라가 요미와의 만남을 통해 얻은 추억들과 누이가 몰고 온 업화에 입은 상처를 뜻합니다. 요미는 카구라에게 너무도 많은 걸 줬고, 또 앗아갔으며, 남겨줬으니까요...


얼핏 보면 한없는 추락에 가까웠습니다만, 마지막에 힘겹게 일어선 소녀는 누이와의 즐거웠던 시절을 돌이켜보며 새 걸음을 내딛습니다. 그렇기에 그녀가 자신의 앞을 날고 있던 새가 어느새 뒤쪽으로 돌아갔다는 데에 고개를 돌려본 후, 미묘한 웃음을 짓는 게 의미심장합니다. 아수라장속에서 많은 걸 잃었던 소녀가 떠나보낼 건 떠나보내고, 정리할 건 정리한 후, 과거의 빛을 되새기며 다시금 나아가는 이야기가 바로 ‘식령 제로’라 이거죠.



 잔상속에 숨겨진 복선들




 1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 중에 하나가 일본 애니라기보단 무슨 미드나 헐리우드 영화같다는 거였죠. 좀비떼 마냥 덤벼오는 원령들도 그렇고, 본인들이 어떤 특수능력을 지녔다기 보다 시커-4과의 경우 영안의 소유자들이지만요-를 비롯한 장비나 전술로 초자연적인 존재를 제압해가는 게 ‘슈퍼내추럴’이나 ‘고스트 버스터’가 떠오르게 하더군요. 군바리들 양반뿐만 아니라, 특전 4과도 군소속답게 일원화된 전투복을 착용하는 것도 그렇고요. 사회에 발생한 이종들을 처리하고 증거를 소거하는 대책실 요원들이 검은 양복쟁이란 것도 참... 애니보다는 외화나 미드의 더빙을 주로 맡는 분들이 4과의 인물을 맡은 것도 아주 무관하진 않겠죠.

한 번 그렇게 생각이 굳어서 그런지 2화에 접어든 와중에도 자꾸 이런저런 영화들이 생각나더라고요.


1화에서 나왔던 즉석영수제조작전같은 건 원래 ‘도그마’나 ‘콘스탄틴’같은 작품에서도 선보였던 기술이었죠. 되살아난 시체들의 역습같은 경우야 뭐...



카즈키가 쓰던 더블 케이스에선 ‘데스페라도’의 캄파키노 콤비가 쓰던 기타케이스를, 카구라가 빈 칼집으로 요미의 칼을 받아내는 장면에선 ‘킬빌’의 마지막 대결이 연상되더군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가 카구라의 통화에 뒤늦게 요미가 화답하듯, 전화를 걸면서 인사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간만에 보는 지인을 습격하면서 ‘헬로우’라는 인사말을 날리는 건 원작만화에도 나온 대사였는데, 애니에선 이게 전화할 때 쓰는 인사말도 된다는 걸 이용해 한층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각색하죠.

이 때 뉘앙스가 ‘스크림’에서 살인마가 전화너머로
‘헬로우, 시드니?’라고 뇌까리는 거랑 흡사해서 섬찟했죠.


대책실에서 영기압을 어떻게 관측하는지에 대한 답이 7화에서 슬쩍 제시되죠. 영력분포관측반은 어두운 방에서 액체 안에 반쯤 잠긴 3명의 능력자들이 삼각대형을 이루고 있는데, 세트나 형태, 하는 일의 성격을 보면서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본작은 이 관측반만이 아니라, 종종 수사극의 얼개를 취하곤 합니다. 대책실의 업무 양상을 보면 처리업무만이 아니라, 현장검증 및 기록을 통한 수사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죠. 이미 2편에서부터 실장과 키리가 감시카메라를 통해 범인을 특정짓기도 했고, 6화의 망량사건과 10화의 요미실종직후엔 여러 가지 기기를 동원해 상황을 기록 및 분석하기도 하고요.

특히 10화 도입부에서 노리유키가 행하던 탄도관측은 ‘CSI’에서도 종종 나오는 기재를 이용하더군요. 본작의 세계관에선 퇴마사들이 공무원으로써 정부의 지원 하에 움직이고 있다는 특징을 부각시키는 장치들이기도 합니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메이나 츠치미야 대인 같은 프리랜서들이 있는데다, 전통적인 퇴마사 가문들도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이채롭죠. 바로 이런 복잡한 상황과 조직의 운용양상 및 수사방식이 요미의 사건을 계기로 최악의 결과물을 자아내는데요, 주요인물들이 속한 시스템의 괴리가 진실과 거짓을 뒤섞어 사태를 더욱 까다롭고도 처참한 파국으로 몰 거라고 애저녁부터 차근차근 복선을 깔아온 겁니다.



 성장퇴락




 이야기가 드디어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 상황에서 부제대로 비극의 음영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자잘한 의문들도 풀리고요. 2화에서 카구라가 대기 중이라고 하자, 이와하타가 놀랐죠. 요미의 실종을 겪은 카구라가 벌써 업무에 복귀할 줄은 몰랐다 이겁니다.


2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거대한 원령을 잡은 후,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짓던 카구라가 왜 망량을 보면서 움찔했느냐 하는 거였는데... 이전에 느꼈던 불길한 기시감 때문이었습니다.

양호선생처럼 요미도 좀비가 되지 않았을까 하고 몸서릴 쳤는데, 결과적으로 그다지 틀린 예측은 아니었죠. 아니 차라리 그리 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를 정도로, 훨씬 처참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요 두 달이 요미에게 있어 영락의 시간이었다면, 카구라에겐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실장의 평가대로 그녀는 이제 어엿하게 자기 임무를 해낼 정도로 컸죠. 아마도 요미가 빠진 자리를 채우기 위해 빠릿빠릿해지려 노력했을 테고, 팀원들도 이전에 요미에게 그랬던 것처럼 전적으로 믿고 마무리를 맡길 만큼 성장한 겁니다. 이전에 요미가 노리유키에게 씁쓸하게 토로했던 말이 이렇게 실현됐네요.


그 배경에는 많은 걸 터놓고 알게 된 친구들의 도움도 컸겠죠. 두 달 전 그 일 직후부터 서로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하더니, 이젠 늦은 밤에 불러내 미주알고주알 털어놓을 정도로 사이가 돈독해졌더라고요. 요미가 그리 된 후에 이 둘이 그 공백을 적지 않게 메꿔줬던 겁니다.


친구들의 격려 덕에 기운을 되찾은 카구라의 성장양상은 미장센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임무에 앞서 요미에 대한 불안을 일단 접어둔 후, 친구들이 준 빼빼로를 먹는 것도 그렇고, 그녀가 서있는 장면이 블루톤-친구들과 만난 수영장도 블루톤이었다는 걸 상기하시길-에 가깝지만, 붉은 빛이 슬쩍 스며들고 있다는 점에서도 나름대로 복잡한 심경을 삭히는 중이란 걸 알 수 있죠. 화차와 대치직전에 지하철 조명이 바쁘게 그녀를 비추다, 처리 중엔 사라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고요.


이와 반대로 대책 없이 추락중인 요미가 스스로의 변모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장면에선 강렬하면서도 누르침침한 조명이 눈에 들어옵니다. 카구라를 둘러싸던 조명이 은은하게 주변에 녹아드는 편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연출이죠.     



 절망이 승리한 날




 도입부에서 노리유키가 독자적으로 현장을 검증해 진실의 단서를 잡고, 후반부에 제물로 카즈키가 선택된 거나 다트가 언급된 건 우연이 아닙니다.    

애니에선 잘 묘사되진 않지만, 사실 노리유키도 카즈히로의 막대수리검 소나기와 흡사하게 여우를 다발로 날리는 게 주특깁니다. 덕분에 만화판에선 요미와 카즈히로를 몰아붙이기도 하고요. 그런 소나기사격에 익숙한지라, 감식반이 놓쳤던 점을 좀 다른 각도에서 짚어낼 수 있었던 거죠.   

 
파트너인 카즈키와 노리유키는 연령대가 그런대로 맞는 데다, 둘 다 다트가 취미라 종종 같이 놀곤 했는데, 다트가 취미였던 이유 중 하나가 두 사람 다 사격계열의 전술을 구사한다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카즈키야 트렁크를 좀 무식하게 이용하기도 하고, 노리유키의 여우야 그밖에도 용도가 많긴 합니다만... 아무튼 전공을 살리는 동시에 연습도 되니 이래저래 맛들이기 쉬운 놀이였던 거죠.

덕택에 카즈키가 미성년자를 데리고 다트바에 드나드는, 참으로 공무원다운 행각을 보이기도 하고, 노리유키는 친구 핑계대고 요미의 접대를 땡땡이치곤 했죠. 그게 이런 식으로 덜미를 잡게 될 줄이야...



본편에서 가장 많이 드러난 진실이 바로 노리유키의 행동과 결과였습니다. 노리유키는 요미를 망친 놈을 잡아야 스스로의 각오를 다질 수 있을 것 같아 이리 행동했다고 변명합니다만... 이 친구는 이전에 장인어른이 참살당했을 때도 범인의 추적과 요미, 카구야의 공백으로 인한 업무상의 빵꾸를 메우겠다고 바쁘게 뛰어다녔죠. 하지만, 요미의 대답만 따나 약혼녀가 원했던 것은 그런 게 아니었죠. 그저 얼굴만 비쳐주기만 바랬는데 말입니다.


노리유키는 미리 뿌려둔 여우들 덕에 요미의 위치를 파악해 카구라를 일부러 다른 쪽으로 보낸 후, 요미를 만나러갑니다. 요미도 일부러 여우에게 스스로를 노출시켰던 거고요. 서로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았던 그네들이니, 어려울 거 없는 접선이었죠.


약혼자들의 대면은 표면적으론 자매들의 대치보다 안정적입니다. 격렬하게 칼부림을 나누며 위치도 수시로 바뀌던 칼잡이들과 달리, 구도도 그렇고 직접적인 충돌도 거의 없죠. 다만 노리유키의 눈가를 크게 잡아 카메라 구석이 흐릿하게 하는 식으로 현기증을 표현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노리유키는 카구라완 또 다른 지옥을 보게 됩니다...

요미가 카구라와 달리 노리유키를 정신적으로만 몰아붙인 건 이유가 있습니다. 호의의 문제가 아니라, 카구라가 그녀 자신의 자식이랄까 분신같은 존재라면 노리유키는 그녀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의지’하는 상대였기 때문입니다.


요미는 춘부장을 사랑했지만, 부담을 되도록 드리고 싶지 않다는 부채감 때문에 제대로 응석을 부리거나 힘든 일을 하소연한 적이 없었죠. 카구라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부친이 돌아가셨을 때를 빼고는 울거나 하는 모습을 ‘딸내미’에게 보이질 않았죠. 입원해있을 때도 카구라가 자기 대신 울었을 때, 눈물을 머금었던 건 고마움 때문만이 아니라, 자식 앞에서만큼은 절대로 보여선 안 될게 있다는 식의 심경이 컸고요.  


그랬던 그녀가 유일하게 약한 모습을 내보이거나, 넋두리를 털어놓을 수 있었던 건 노리유키뿐이었습니다. 처지도 비슷하고, 어렸을 때부터 툭탁거리며 숨길래야 숨기기가 힘들 정도로 좋은 꼴 못 볼꼴 다 보며 산 사이니... 서로가 유일하게 등을 기댈 수 있는 사이였던 셈이죠. 그런 ‘짝’이 돌아섰으니, 그에 맞춰 응분의 대가를 안겨주고 싶었을겁니다.
 

여러모로 관계가 떡판이 됐지만, 요미는 노리유키에 대해 잘 알고 있었어요. 만약 자신이 그를 죽이려 들어도, 노리유키는 결단코 싸우지 않겠죠. 카구라랑 달리 요령이 좋으니 달아나기도 어렵지 않을 테고, 미안해서 목을 내밀 공산도 컸죠. 이런 놈을 죽인다한들 진정한 고통을 안겨줄 수도 없으니... 그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을 만들어 한층 야멸찬 고통을 안겨주고 싶었던 겁니다.  


그럴 매개물로 카즈키를 고른 거야, 그녀 말대로 질투(?)의 대상인 탓도 있지만... 역시 살생석이 힘을 발휘한 탓이 컸어요. 보통 때라면야 그냥 찍어 누를 사심도 일일이 극대화시켜 까발리게끔 하는 물건인데다, 갈수록 광란을 부채질하는 스팀팩이잖습니까. 살생석이 박힌 후, 지금껏 저지른 살육들을 돌아보세요. 짜증덩어리 숙부, 듣보잡 4과, 떨거지 대책실 직원들, 카즈키, 노리유키. 그리고 이젠 카구라까지... 목표물의 기준이 증오에서 애증의 순도로 옮겨가고 있죠, 쯧.  


중반까지 요미가 ‘죽여줘’라고 애원한 말들은 부탁이라기보단 정신공격에 가까웠습니다. 비정한 목소리와 에로틱한 말투를 번갈아 구사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러나 한편으로 요미는 구원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브레이크 페달이 나간 채 질주하는 덤프트럭의 타이어를 펑크내달라는 식으로요. 카즈키의 죽음은 이제껏 행한 살육과는 차원이 달랐죠. 노리유키와의 마지막 선을 끊어버리고, 나아가 스스로의 인간성을 완전히 말살하는... 그녀가 카즈키를 고른 또 다른 이유는 노리유키가 자신을 죽여서라도 구하고 싶어 할 만큼 가까운 상대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카구라의 당부와 세 남녀의 절규가 교차하는 순간은 정말 끔찍했죠. 카구라의 말은 슬플 정도로 정확했습니다. 그녀의 말대로 노리유키는 요미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해칠 수가 없는 남자였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부탁이야말로 실현 불가능한 바램이었죠.


요미의 당부는 돌연 무음으로 처리되다가 애절해지기 시작합니다. 인간으로써의 그녀가 진실로 바랬던 구원이 무엇이었는지 분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닫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고 믿기에 죽이겠는가?

1화가 끝난 직후에 나온 본작의 부제입니다. 1화에서 토오루는 요미에게 죽기직전 연인을 죽였던 과거를 떠올렸죠. 그리고 이는 요미와 노리유키, 카구라에게도 숙업으로써 다가옵니다.



넌 그런 여자가 아니었잖아. 어디까지가 네 의지야? 그저 살생석의 힘에 놀아나고 있는 건 아냐?

더 이상 말은 필요없다. 끝까지 날 막아야겠다면 날 죽여, 이즈나 노리유키.

영혼을 먹히고 산 채로 원령이 되어가지. 최소한... 그것만이라도 막고 싶었어. 하지만 그 순간 피하지 않은 건 요미의 의식이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일지도... 아마 그땐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몰라...



노리유키는 토오루와 달리 연인에게 구원을 안겨주지 못했고, 이로 인해 친구마저 잃은 데다 자신이 집어 들어야했던 칼자루를 카구라가 쥐게 만듭니다. 그리고 평생동안 짊어질 십자가를 떠안게 되죠. 노리유키를 아주 죽여버리다시피 한 요미의 마지막 말에서 비난이나 실망만이 아니라 한탄이 느껴진 건 저 뿐일까요...


우습게도 이 모든 것의 원흉이라 할 말종조차 종당엔 본작의 부제로부터 벗어나질 못하더군요.



 ETC...



요미. 얄궂게도 메이는 가장 증오하던 처자에게 자신의 싹을 제대로 틔워놓고 갔지요. 메이의 행동을 그대로 반복하는 양태를 보세요.


노리유키. 만화판에서 이와하타가 왜 못 잡아먹어 안달인지 알겠더군요. ‘차라리 죽이란 말이다!’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진짜 돌아버리지 않은 게 신기해요. 나중에 카즈히로에게 웃으면서 ‘죽을래?’라고 하지 않나, 은근히 무서운 인간이 되더군요.


카즈키. 말이 씨가 됐습니다. 파트너랑 직장동료 잘못 둬서 이게 뭐랍니까...

츠치미야 대인. 마누라와 친구의 죽음에도 제대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게 좀 그랬습니다만... 금욕적이고 재미없는 인간이란 평가를 들어도 관점을 달리하면 이상적인 퇴마사죠.


살생석. 어째 베헤리트의 돌보다 더 골잡는 물건같단 말입니다.




카구라는 아마도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 생각했겠죠. 하지만... 그녀의 지옥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아버지와 요미의 충돌이 또 다른 굴레를 만들어내니까요.
그럼...

by zemonan | 2008/12/12 09:34 | 천기누설 겸 감상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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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로리 at 2008/12/12 09:41
원작 7권까지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원작의 켄스케가 나왔으면 하네요. ^^
Commented by Grendel at 2008/12/12 09:44
1화에서 새로운 주인공들인 줄 알고 기뻐했다가 그 1화만에 죽어나가는 꼴을 보며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확실히 연출 같은게 미드나 헐리우드 같았습니다.(하지만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본 것은 아니라 '마이너리티 리포트'하나만 생각났었습니다......-_-a)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12/12 10:52
이거 그 뭐지, 원작은 중간에 슬쩍슬쩍 개그도 치면서 나가던 작품같은데 어째 리뷰만 보면 원작하고는 분위기가 좀 다른것 같습니다? 물론 이미 보는게 많은데다가, ㄹ이런류의 보고나서 머리굴려야 되는 애니는 코기 이후로 한턴 쉬는중이지만(....)
Commented by 안데르센 at 2008/12/12 13:02
안습의 카즈키
Commented by 시엘유저 at 2008/12/12 23:49
주인장님은 세심한 분인거 같습니다. 코기때도 그렇지만 소품을 눈여겨보시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zemonan at 2008/12/13 14:39
로리님//켄스케도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니죠. 다만 지나치게 스테레오 타입인지라요...
Grendel님//4과의 인물들이 대체적으로 연령대가 높다는 점도 그런 느낌을 받혀주죠.
은혈의륜님//애니판도 나름대로 괜찮은 개그가 많아요. 다만 원작처럼 작정하고 망가지는 장면이 적죠.
안데르센님//엉뚱한 치정싸움에 등터진 꼴이죠, 어휴.
시엘유저님//미장센이나 기믹을 신경쓰면서 보는 게 취미이기도 하고... 그만큼 잘 만들어진 작품이기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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