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기어스 R2 - 소설판에서 비춰지는 현재

소설판의 네타가 왕창 있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나중에 보실 분은 유의하세요.

간만에 코드기어스 R2의 소설책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바로 전날 R2 2권을 사기도 했고, 본편도 완결이 코앞인지라, 기분을 다잡아볼까 싶어서 훑어 봤습니다만... 새삼 깨닫게 되더군요. 를르슈가 나나리와 맞서는 순간은 소설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하고 있었다는 걸 말입니다.


 





대부분의 미디어믹스 작품 중에서 소설책들이 다 그렇듯 코드기어스의 소설책도 전반적으로 본편에서 설명이 부족하거나, 미흡했던 것들을 보충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관점을 바꿔서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말이죠.


소설 1기의 경우는 를르슈의 심리 말고도 스자쿠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많기도 했고, 의외의 진실이 밝혀지기도 했는데, 각권마다 무게를 실어주는 군상들이 다릅니다. 실질적인 첫 단행본인 0권은 남매와 소년이 만나면서 생겨난 우애와 비극을, 1권은 현재로 시점을 되돌려 전반적인 상황을, 2권에선 아들이라 할 동반자를 죽인 마녀의 속내를, 3권은 죄악감을 버텨내지 못하는 기사와 자승자박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공주를, 그리고 마지막 권은 제목-
ZERO- 그대로 1기의 막판 이야기들을 그야말로 시점을 달리해 상세히 설명하더군요.


그 후, 카렌과 나오토 팀의 사연-1화 직전부터 9화에 이르기까지-을 빨강머리소녀의 관점에서 풀어간 ‘붉은 궤적’과 R2의 소설책이 나오기도 했죠. 

개인적으로 참 재밌게 봤습니다. 를르슈의 심성이 원작에서보다 훨씬 비틀리고 사악하게 묘사되는데, 이를 조리 있게 설명하기도 하고, 스자쿠와 유피, C.C.의 이면 말고도 쿠루루기 겐부의 의도와 참극에 대해서도 나와 개인적으로 참고서로 삼은 구석도 많았죠. 그리고, 1권부터 본편의 성우 분들이 돌아가면서 소설의 소감을 적은 글들을 봤는데...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후쿠야마 선생이 겐부의 진실에 대해 알고 놀랐다는 소감과 유카나 여사가 최종권 말미에 ‘이 작품의 인물이나 집단 중엔 섣불리 편을 들거나 응원할 수 있는 존재를 찾아볼 수 없다.라고 밝힌 소감이었습니다. 적지 않게 동감이 갔거든요. 

거의 모든 진실이 밝혀진 지금 시점에서 보면 무릎을 칠만한 사실도 많았죠. 본편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정치판이 돌아가는 꼴도 알 수 있었고요.


그런데, 소설 씨리즈의 전반적인 공통점이라면 역시 유피의 비중이 생각보다 높다는 거였습니다. 물론 본작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위치를 생각하면 그녀의 속내와 행동의 근본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도 당연하겠지만요. 막판엔 를르슈에게 최대의 적으로 부상한 인물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이런 흐름은 2기에서도 계속 이어집니다. 최종화에 즈음해 를르슈에게 최대의 적인 된 누이의 독백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참 답답할 정도로 애달프더군요.

나나리는 미쳐버린 크로비스의 자당을 찾아뵙기도 하고, 수도 없이 를르슈의 빈자리를 실감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닫습니다. 누이 앞에서 언급한 적은 없지만 를르슈가 아버지를 인간쓰레기로 생각한다는 걸 나나리도 눈치챘죠. 그녀는 오빠랑 달리 ‘그래도 아버진데 무슨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어머니는 그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항상 웃으셨는데 그런 분이 정말로 그토록 매도당해야 할 분일까.’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으나, 를르슈를 배려한 나머지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토로한 적이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식의 언동들이 오히려 오래비의 아픔을 더욱 불려간 게 아닐까 자책하더군요.


나나리가 아리에스궁전에 들렀을 때, 주변기물들에 먼지 하나 없는 걸 아냐가 지적하더라고요. 그리고 아냐가 궁전을 거닐며 느꼈던 감정들... 이런 것들이 본편후반에 드러나는 샤를르와 마리안느의 진실에 대한 암시였던 셈이죠.



나나리는 를르슈, 스자쿠, 유피, 제로에 대해 돌아보고는 자기 자신이 얼마나 무력하고, 또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했는지를 새삼 절감하면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죠. 좋아하는 청년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 동경했던 언니의 유지를 잇기 위해,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해줬던 오래비에게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말입니다. 스자쿠가 그런 자신마저 이용하려 든다는 걸 눈치 채면서 말이죠.


2권은 특구설립이 실패한 직후, 나나리가 새롭게 에리어11을 재정비할 방안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사건들로 채워집니다. 슈나이젤은 에리어11을 교정구역에서 개발구역, 그리고 나아가 위성구역으로 승격시키려면 생산율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는데, 이를 위한 방편 중 하나로 나나리는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해 일본인들의 사기를 올리려 하죠. 이에 참고로 삼기 위해 브리타니아인, 명예 브리타니아인, 일레븐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민중들과 직접 대면을 하기도 하는데...

그녀가 마지막으로 지목한 면담대상이 바로 제로였습니다. 화상통신을 행하는 제로는 황당해하면서도 일본인들의 미래를 개선하자는 생각을 품은 사람으로써 의견을 들려달라는 요청에 시간을 달라고 합니다. 그 후 이 일과 관련해 이런저런 해프닝이 터지기도 하고, 제로의 제안을 받게 되는데... 그 내용이 좀 의외였죠. 나나리는 당초에 동등한 최저임금을 설정하려 했는데, 제로는 브리타니아인, 명예 브리타니아인, 일레븐의 최저임금을 다르게 잡아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당신 입장에선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하자, 제로는 스스로의 입장을 잘 생각해보라고 조언합니다. 나나리의 조치는 일레븐에게는 환영받아도 브리타니아의 기득권자들-특히 일레븐을 팍팍 부려먹어 한 재산 쌓은-에게는 반발만 일으킬 조치에 불과하며, 정치적인 지지기반이 제로에 가까운 나나리로써는 자살행위에 가깝다는 겁니다. 이것이 총독의 배척이나 탄핵, 혹은 테러마저 유발할 수도 있다는 거죠. 뭐 어떤 면에선 하층민들의 집단궐기보다도 기득권자들의 훼방이 훨씬 성가실 수 있다는 거야 먼 나라 얘기도 아닙니다만. 당장 바꿔나가기보다는 일단 격차를 줄여놓는 선에서 끝내두고, 10년 20년에 걸쳐서 조금씩 괴리를 좁히는 게 안전하면서도 현실적이란 거죠. 이에 나나리도 생각을 달리 하게 됩니다.


나나리의 이런 행보들은 단순히 TV본편의 구멍을 메우는 데서 끝나질 않더군요. 1권에선 자신이 얼마나 보잘 것 없고, 또 얼마나 소중한 걸 잃었는지 깨닫고 곁을 떠난 정인들을 위해 움직이기로 결심하기 이르렀던 소녀가 스자쿠말고도 지노나 아냐 같이 새 지인들과의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삶을 정착시켜나가는 데에 괄목하게 되더라고요. 특구의 실패는 유피의 유지를 잇고자 했던 그녀에게 있어서 좌절의 국면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제도를 정비하는 와중에 유피의 뒤를 잇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모든 걸 헤쳐 나가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죠. 즉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었던 소녀가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 참 훈훈합디다.


그에 반해 우리 시스콘께서는 뭘 하고 계셨냐 하면... 나나리와 통화하는 와중에 ‘나나리...총독’같은 말실수나, 필요이상으로 소녀의 신변을 걱정해주는 발언을 내뱉는 식으로 떠벙한 실수를 연발하더군요. 한 술 더 떠서 나나리에게 충고를 해준 게 총독노릇 잘 하라는 순수한 선의에서 그치는 게 아니란 걸 밝히죠. 특구설립당시 를르슈가 네다바이를 치고 해외도피행에 오른 이유는 단순히 누이랑 맞서기 싫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만약 그 후로도 흑기사단이 일본에서 투쟁활동을 지속하면 나나리는 입장상 이를 탄압해야 하는데, 승리를 쟁취한다손 쳐도 흑기사단을 비롯한 투쟁세력이 나나리를 본보기로 처형하려 할 게 뻔했죠. 를르슈는 자신의 입장에서 나나리를 그나마 온건히 찾을 방법은 생포하는 것밖에 없다고 봤는데, 본시 피 흘리지 않는 혁명은 존재하지 않지만 전임지배자가 그런대로 괜찮을 때는 그저 유폐나 구금에서 그치는 경우도 많죠. 즉 일본을 손에 넣은 후에 아랫것들이 나나리를 죽이라고 요구하는 걸 차단하기 위해선 지배층을 향한 불만은 냅두되 총독은 그럭저럭 괜찮았으니 살려도 무방하다는 식의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일본내의 극렬저항파를 모아 뛰쳐나온 것도 국정에만 국력을 쏟게 하기 위한 조치였고, 나나리에게 충고를 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이었다는 겁니다. 를르슈는 한 발 더 나아가 일본에 자기사람들을 보내 나나리 총독에 대한 여론을 긍정적으로 비추게끔 사보타지를 지속적으로 행하더군요. 거 참... 덕분에 에리어11은 개발에리어로 승격되고 위성에리어를 목전에 두는데, 성각은 코넬리아가 반년이 걸려도 못한 일을 어떻게 저만큼 한 거냐고 당황하며, 진상을 아는 C.C.도 슬쩍 놀랍니다. 를르슈의 조치들이 있다고 쳐도 새장 속의 새나 다름없던 아가씨가 크면서 모친을 닮아가나 해서 말이죠. 


헌데 2권의 전반부를 읽었을 땐 좀 이상했어요. 전반적으로 나나리가 총독으로써 자리를 잡아가는 내용이 전개되는데, 어째서 기어스에 관련된 인간들이 표지를 차지하나 싶었거든요. 중반을 넘어서면서 알게 되더군요.

노회한 형제의 대화에서 몇 가지 암시가 비춰지는데, V.V.의 경우 로로의 보고내역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고, 샤를르의 경우 를르슈가 기억을 되찾으면 나나리를 죽이라 명령한 게 역으로 아들놈의 기억이 돌아와도 보고를 못하게끔 하려던 안배였다는 게 드러나죠. 이 양반도 아무튼 형님눈치를 무지하게 봅니다.

C.C.의 경우 이 시점에서 학원으로 돌아간 를르슈의 대리노릇을 하는데... 톡톡히 시달립니다. 학원으로 돌아간 를르슈와의 직통라인을 가진 측근은 그녀와 디트할트뿐이었는데, 개나소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C.C.에게만 보고를 올렸거든요. C.C.는 락시아타에게 자기가 제로의 정부라는 인상이 굳어진 탓이냐고 묻는데, 대답이 걸작입니다. 우리 두목은 연하취향이란 게 애저녁에 정설로 자리잡았다나요? 하긴 목소리를 항상 아저씨마냥 깔고 다니는데, C.C.야 외양은 소녀고, 마누라를 자처하는 카구야도 그렇고... 기묘한 소문이 퍼질 만도 하죠.


아무튼 카렌이 포로로 잡힌 것 말고는 상황이 의도대로 굴러가는지라 한 결 기분이 편해진 파트너 덕에 C.C.도 나름대로 한숨을 쉬게 됩니다. 이 때 그녀는 간만에 꿈을 꿉니다. 너무도 오랜 세월을 산지라 기억이 티미하지만, 낯익은 성당과 수녀를 보는데 왠지 자신과 닮았다는 느낌을 받죠. C.C.는 이전에 한 소녀에게 꿈에 대해 털어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거 C.C.의 진짜 기억일지도 몰라. 마녀라느니 악마라느니 자칭하는 네가 아니라, 진짜 너의 기억. 분명히 널 구원해준 사람일 거야.

너도 의외로 로맨틱하다, ----. 내가 생각하기엔 그 여자도 나 때문에 불행해졌는데, 기억을 못하든가 생각 못해내는 게 아닐까 싶다만.

넌 누구도 불행하게 만든 적 없어. 그저, 누군가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또 짊어졌을 뿐이지.

하지만 그 죄를 저지르게끔 한 건 나야.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난 알아. 네가 죄를 저지른 만큼 또 다른 누군가가 구원받는다는 걸. ...미안해, C.C. 널 구원해주지 못해서.

C.C.는 웃으며 소녀의 머리칼을 매만졌다.

네가 지켜야 할 사람은 그 사내야. 아마도 그 남자를 구원할 수 있는 건 너밖에 없겠지. 잘 있어, ----. 너의 ‘자질’이 약하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야.

C.C...

사랑해.

나도... 잘 가, C.C.

20년도 더 전에 아리에스 궁전에서 이런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던 게 누구인지는 명확해졌죠. 꿈속에서 그녀가 조우했던 수녀도 그렇고요...이 직후, 잡무를 정리하던 C.C.는 간만에 파트너와 통화하는데, 심통과 반가움을 동시에 내비치다가 그의 한마디에 입을 다뭅니다.


셜리가... 죽었다.



소설책2권을 읽은 후, 기분이 복잡해지더군요. 일단 C.C.와 그녀의 옛 파트너에 대해 새로이 보게 됐달까요. 20화와 21화에서 틈틈이 보이던 언동과 달리 참 끈끈한 우애를 과시하는 여인네들이더군요. 그녀의 자식네미보다도 더 많은 걸 털어놓고 서로를 이해하는 게 진정한 파트너쉽이란 이런 거라고 말하는 듯해서 말입니다. 계약을 완수못한 것도 본의가 아니었죠. 마리안느의 기어스는 특성상 쓸 일이 많지 않아 폭주할 확률도 극히 적은지라 곁을 떠나 교단으로 돌아갔던 거죠. 21화에서 보여준 언동을 생각하면 그냥 씹어넘긴 줄만 알았는데 말입니다. 그토록 사이좋던 동반자를 왠 놈팽이에게 뺏기질 않나, 모자 2대에 걸쳐서 단물 빨아먹히는 양상에 새삼 동정이 가기도 합니다만. 묘하죠, 진짜. 그 수녀가 C.C.에게 구원과 추락을 안겨줬던 것처럼 그녀 자신도 똑같은 업보를 반복해가고 있으니.

이 시점에서 그녀와 를르슈의 관계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되죠. 그나마 인간적이 되가던 를르슈의 경우 셜리를 잃고 본격적으로 파멸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하며, C.C.의 경우 자신의 계약과 진실한 소망, 그리고 그토록 돌아보기 싫어서 봉인해뒀던 과거마저 파트너에게 모조리 들키고 말죠. 그의 어머니조차도 접근할 수 없었던 진실이었는데 말입니다.


를르슈와 C.C.의 관계가 나름대로 정리된 반면, 남매의 괴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지라 골이 후끈하죠. 그 원인과 양상 자체가 소설에서 굉장히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거든요. 스스로의 힘으로 곧추서려는 동생과 이를 배려하는 듯하면서도 결국 엉뚱한 조언을, 동생이 아닌 자기자신을 위한 선의를 강요하는 오래비의 엇박자는 본편에서도 무던히도 반복됐고, 최종화에 이르는 대립국면을 자아낸 겁니다. 그토록 아끼던 오빠에게 맞서는 일이 된다한들 더 이상 자기 자신을 굽히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이런 식으로 이어질 줄 그녀나 를르슈나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쓰다 보니 또 횡설수설이 됐군요. 두서없는 글에 눈이 피곤해지신 분들께 사과드리며, 한나절 있다 마무리될 남매의 여정을 감상해보렵니다.



그럼...     

by zemonan | 2008/09/28 09:36 | -반역자를 찬양하라!-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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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Hineo, 중력에 혼을 이끌.. at 2008/10/01 03:20

... 을 자들'을 위해 여러 준비를 했으며(행진 도중의 보도에서 EEU가 초합집국 헌장을 비준했다고 하는데 이 준비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실제론 엄청 할일 많았겠지만... 소설판에서 제로가 나나리에게 해준 충고를 생각해보면 2개월 새 별거별거 다 했을거란 느낌이 드는군요), 그 준비가 끝난 직후 '일부러' 개선 행진을 함으로써 마지막 암살(사실은 자살) 준비를 끝마치 ... more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09/28 12:07
애니만 봐서는 알수가 없는 부분이군요 :D 꽤 흥미롭네요. 그러면 셔리는 루루슈에게 있어서는 유일한 안식처고 C.C는 기댈수 있는 파트너지만 안식처로는 여겨지지 않았다는건가요?
Commented by ZECK-LE at 2008/09/28 12:13
간만에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1. 루루슈의 저런 어정쩡한 태도는 1기에서도 드러나 있습니다. 문제는 그게 DVD부록 픽처드라마란 것이죠.

슬슬 나나리에게 자신이 가진 지식의 모든것을 가르처 줄 시기가 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로노릇하랴, 마오에게 쫒기랴... 못하는데 그게 여기서 드러나는군요. 여전히 루루슈는 나나리에게는 한 없이 물러터졌습니다.

이래 가지고선 코넬리아에게 '정의 꼬리'어쩌고 저쩌고가 하나도 납득 안 가죠,

2. 루루슈가 기득권자들을 힘으로 찍어낸 이면이 드러나는 순간이죠.

기실 루루슈는 각지의 도박장 및 뒷 세계의 내기판을 통해 이런 기득권자의 이중적 모습을 수도없이 바라봅니다. 더군다나 식민지라서 말 그대로 본국에서는 절대 행할 수 없는 불법적인 장면도 많이 봤죠.

1기 9화가 바로 그런면인데, 소설판은 이를 면면히 깔아둠으로써 식민체제의 문제점을 드러냄과 동시에 제로의 활동근거를 보여준다는 측면의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중의 세계지요

3. C.C로의 입장, 루루슈로의 입장, 마리안느로의 입장 모두 다 각기 서로의 입장이 있고 또 그 입장을 바탕으로 서로 맞부닥치는데 문제는 서로 자기눈에 본 것만을 바탕으로 맞부닥친 것입니다.

루루슈에게는 졸지에 소년가장 비스무리하게 된 입장이, C,C에게는 루루슈를 새로운 기어스의 파트너로 선택한 뒤 그의 입장이, 마리안느에게는 그런 식으로 자식들을 일본으로 탈주시킨 이야기...

하나 인간이란 존제는 결국 자기 눈으로 보고 느낀것만이 진실이기에 부닥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한 것이죠.

4. 카렌의 입장으로 보면 루루슈, 아니 제로의 악랼함을 잘 볼수 있다는 겁니다. 나이트메어 조종실력은 꽝이지, 얼굴은 안 드러내는데 머리 굴린 수준은 보통이 아니지, 뭔 수작인지 몰라도 상황이 척척 풀리지... 가히 이건 뭐 악마죠.

뭐 솔직히 이 코드기어스는 1기에도 그렇지만 섣불리 누구편을 들어줄 수 없다는것이 매력이기도 합니다. 즉 제로의 편을 들자니 거짓의 가면을 쓴 희대의 악마를 편드는 것이고, 브리타니아 편을 들자니 이건 또 식민지고, 일본 스스로의 편을 들자니 일본 해방전선의 길이고....

복잡한거죠. 솔직히 키리하라 같은 인간을 위해 싸운 다는것 역겹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ZECK-LE at 2008/09/28 12:24
아, 그리고 아무 의미는 없지만 미국, 일본 한국에서 이 코드기어스가 각각 다른이유로 까이는 것에 대해 트랙백 해 둡니다.
Commented by at 2008/09/28 13:24
그냥 단순한 막장만화
Commented by 바니 at 2008/09/28 16:53
번역본이 한국에도 출간되었나요?
Commented by 로바에든 at 2008/09/29 00:00
미국에서 SAT공부하다가 24화 덧글을 못올려서 여기에나 올립니다-_-;
그렇다고 24화는 아닙니다만...

제모난님의 글을 읽어보니 정말정말 소설책이 읽고싶어지네요.
전 애니를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CD드라마 라던지 코믹마켓이라던지엔 안가는 편입니다만...
이 코드기어스는 (특히나 제모난님 감상문을 읽고나선 항상 생각했던게)소설책을 꼭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바니님의 의견대로, 한국판 소설 나왔나요?
...하긴 소설나올시간있으면 개인적으론 캐릭터북이나 먼저 번역해주엇습 합니다만(...)

유피의 비중이 그렇게 높은진 몰랐습니다. 그만큼 유피가 대단하단 거겠죠.
죽어서까지 자신을 잊지 못하게 만드는 능력은 살아있을때의 소문을 바꾸는것보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런의미로보면 스자쿠도 나나리도 를르슈도 심지언 니나도 불쌍해요...자신도 모르는사이에 중독됬으니.
드래곤라자에서도 보면 '인간은 항상 다른사람들을 자기편으로 억지로 끌어드리려한다'라 하는데...
유피도 어떤의미론 그런 '인간'이었군요... 하긴 그나마 가장 '보통인간'다운 '평화'란 소원이 있었으니...

나나리...더 말할것도 없이 안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방금 막 25화를 보고왔는데.........가슴 찢어졌습니다. (.....)
아, 나나리가 눈이 떠졌는데, 다리는 아직인거보니...아무래도 다리는 진짜 다친다리인듯합니다(벙)
나나리도 오빠에게 자신의 마음을 안털어놓은게 오히려 독이됬군요.
...흠...1기에서 C.C가 말했었죠. '거짓웃음은 남을, 거짓눈물은...'
....사실 기억이 잘 안나는데다가, 여기가 미국이다보니 동영상 로딩이 판타스틱하게 느려서 체크를 못햇...(읍읍)

PS:아 덧붙여서, 24화의 슈나이젤 말입니다...
개인적으론 설령 이 사람이 좋은세상에 태어나도 훌륭한 '왕'이 되었을지 의문입니다.
왕은 민중의 심볼이자 대리인 그리고 희생자..?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그렇게 나왔잖습니까. 피를 마시는 새 에서의 치천제도 그렇고...
그런데 그곳에선 왕은 '제물이자 눈물을 모두 마셔야하는 고독하고도 갇혀벼린' 사람인데,
이 슈나이젤의 성격이 맞을까 좀 의아합니다.
각 개인마다 태어날때의 성격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슈나이젤의 경우는 너무 사람..이아니라 인간을 믿지 못하다보니,
오히려 본능적 캐릭터라고하기보단 환경에 의한 캐릭터라 생각합니다.
그런 슈나이젤이 (머리는 훌륭한 지언정)눈/피마새의 세계에서 자란다면 지금의 슈나이젤이 됬을까요?
'왕'이라기 보단 '군령자' 혹은 이녀석은 어떤의미론 드래곤일지도...사람들에게 아예 관련은 안하는데다가
다른 작은 것들(?)은 털털(?)하게 신경을 안쓰니...
오히려 를르슈는...음. 영웅왕처럼 되었을지도...
...이제보니 영웅왕은 아니군요. 이녀석은 쌍바라기들을 들 힘도 없어(.......)해바라기나 달바라기 들다가 쓰러질듯;
Commented by 무명 at 2008/09/29 13:38
감사합니다. 소설2권은 아직 손에 넣지 못하고 있어서 궁금했는데....
무대가 중화연방으로 옮겨진사이에 그렇게나 많은일들이 있었군요...
개인적으로 과거-마리안느들의-이야기나 나나리의 시점도 애니화되어 주었으면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바니님, 로바에든님.
소설판은 한국에 발매되지 않았고, 출간예정도 없다고 들었습니다^^;;
Commented by 로바에든 at 2008/09/30 04:20
크억. 역시나군요 -_-; 무명님 대답 감사합니다~.
저도 다른이야기들이 애니화나 특별판으로 나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예를들면, 로이드와 세실, 락샤타의 옛이야기라던가,
나이트메어들을 중심으로 나온다던가, 마리안느와 비스마르크의 라운즈 몰살이야기(!)
음...카구야와 를르슈도 그렇고, 아, 어렸을때 애들이 어떻게 지냈는지도.(EX:슈나이젤-를르슈 체스, 클로비스 그림그린일화,
유피-나나리-3각관계까진아니다라도 노는거, 마리안느가 어떻게 나이트메어몰고 딴 왕비들 팼나 등등)
....이런거 나오면 무지막지하게 행복하겠네요 ㅠ-ㅠ
PS:NT번역회사들은 코드기어스소설을 발매해달라! 발매해달라! 발매-번역해달라!
Commented by shshshshsh at 2008/09/29 22:20
zemonan 님이 이글을 쓰시니 더더욱 소설판을 읽고 싶어지네요 OTL
Commented by zemonan at 2008/10/02 14:43
은혈의륜님//역시 그렇죠. 1기중반까지 C.C.는 를르슈가 자신에게 함부로 기대려하지 않는 걸 높게 평가했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싸워나가야 기어스사용한도를 넘어 폭주로 접어들 확률도 높아지니까요. 이 둘의 미묘한 관계가 제대로 개선된 건 역시 아카샤의 검에서 난장을 부린 후였죠.
ZECK-LE님//코넬리아나 를르슈나 닮은 구석이 많죠. 를르슈가 롤모델로 삼은 인물이기도 하고요. 관점의 차이란 건 역시 무섭군요. 확실히 가면속과 기어스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선 제로가 인간이라고 인식하긴 힘들죠. 가면 영웅의 장점이자 단점이 바로 그거죠.
키리하라... 그 양반은 젊었을 적에 또 어떤 인간이었을지.
각국에서 본작을 비난하는 이유가 참 흥미롭군요.
바니님//아직 출간 안됐습니다.
로바에든님//한국에서 출판되기가 무진장 힘든 물건이죠. 유피의 그림자는 2기 최종화까지도 드리워지더군요. 생각해보면 이런 인물들은 살아있을 때보다 늘 죽어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다리와 눈이 모두 기어스 탓이라 해도 눈과 달리 다리쪽은 금방 재활되질 않죠. 충분히 시간을 들여 조금씩 낫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슈나이젤은 사람을 믿기 이전에 정확하게 재버리죠. 슈나이젤의 경우도 왕의 자질은 충분한 게 지나칠 정도로 얽매이는 게 없기 때문에 무서울 정도로 공정하면서 필요에 따라 잔혹한 조치와 자애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민중이 그에게 잔인해지길 요구할 때는 더할나위가 없겠죠.
애니에서 나오지 못한 이야기들은 역시 사운드에피소드, 픽쳐드라마, 소설에서 나오겠죠.
무명님//OVA나 극장판이 나오기 전에 힘들겠죠.
shshshshsh님//인터넷으로 주문해도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나름대로 수요가 있는지 그럭저럭 공급되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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